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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여성 고용 충격 남성보다 컸다… 기혼 여성은 더 악화

입력 2021-05-0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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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고용률 하락폭 차이/자료=한국은행

 

코로나19 사태로 여성 취업자 수가 남성 취업자 수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경기 침체기에는 남성 고용이 더 큰 충격을 받은 것과 달리,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여성 비중이 높은 대면 서비스업이 타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육아 부담이 증가한 기혼 여성에 더 혹독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코로나19와 여성고용:팬데믹vs일반적 경기침체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 이후 여성 취업자 수는 최대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가 2.4% 감소한 남성에 비해 감소폭이 두 배 이상 컸다.

한국은행은 “일반적인 경기침체기에는 남성 고용이 더 큰 충격을 받는 경향이 있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 확산 이후 1년 동안 여성 고용률이 남성 고용률보다 0.9%p 더 하락했고, 여성 실업률은 남성 실업률보다 1.7%p 더 상승했다.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7년 남성 고용률 하락 폭은 여성보다 1.5%p 더 컸고, 남성 실업률 상승 폭도 여성을 1.7%p 웃돌았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역시 남성 고용률 하락 폭과 실업률 상승 폭은 여성보다 각 1.1%p, 0.1%p 높았다.

한국은행은 “코로나 이후 여성 고용 악화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팬데믹에 의한 경기침체(pandemic recession)와 일반적인 경기침체(regular recession)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차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과거 경기 침체기에는 제조·건설업 등 남성 비중이 높은 산업이 타격을 받은 반면, 팬데믹 이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대면서비스업 등 여성 비중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여성 취업자 비중은 건설업(9%), 운수·창고·통신(16%), 제조업(29%) 등에서 30%를 하회한 반면, 보건·사회복지(81%), 교육(67%), 숙박음식(63%) 등에서는 60%를 웃돌았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대면서비스가 위축되면서 취업자 수도 큰 폭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정부 방역대책으로 학교·어린이집이 폐쇄되면서 육아 부담이 큰 기혼여성의 노동 공급이 상당 부분 제약됐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육아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분담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육아부담이 상당 부분 여성에게 전가됐다고 풀이했다.

팬데믹 이후 1년간 여성 취업자수(30~45세 기준) 감소 중 기혼여성의 기여율이 95.4%인 반면, 미혼여성의 기여율은 4.6%에 불과했다.

미혼 여성 취업자는 코로나 확산 초기에 6% 내외 감소한 이후 6개월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한 했다. 반면 육아부담이 있는 기혼여성 취업자는 초기에 약 10% 줄어든 뒤 1년 동안 회복이 부진했다. 또 자녀수가 많거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기혼여성의 고용률이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가 오면 일자리를 잃은 남편을 대신해 생계에 뛰어드는 기혼 여성 취업자 수가 증가한다. 이 부분에서도 과거와 다른 양상이 발생한 것이다.

한은은 여성 고용의 향후 회복에는 긍정과 부정적인 요인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감염병 확산이 초래하고 있는 사회적 통념 및 근로 조건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및 고용률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경제 회복 과정에서 사라진 여성 일자리가 일정 부분 자동화로 대체될 우려도 있다. 코로나19 이전으로의 고용 수준 회복이 힘들 수 있다.

한은은 “여성의 경력 단절이 장기적으로 인적 자본 손실, 잠재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부 맞돌봄 문화 확산, 유연근무제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일자리
성별 감염병이 취약한 일자리 부중/자료=한국은행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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