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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고공행진에 건설·조선 '시름'…차·가전도 '촉각'

입력 2021-05-09 14:59 | 신문게재 2021-05-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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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철광석 등 원자재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가격 또한 큰 폭으로 인상됐다. 이 때문에 건설, 자동차, 조선업 등 원자재 수요가 많은 업계에서는 급격히 오른 원가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t당 201.88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t당 200달러를 돌파했다. 철광석 값은 지난 3월 t당 150달러 대를 보였으나 최근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철강 제품 가격도 뛰고 있다. 자동차·가전 등의 소재로 쓰이는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1월 말 t당 88만원에서 4월 말에는 110만원까지 올랐다. 강관 가격도 같은 기간 t당 95만원에서 110만원으로 뛰었고, 냉연강판은 t당 108만원 선에서 유통되고 있다. 선박을 만들 때 필요한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유통 가격은 110만 원 선에서 형성됐다. 후판 가격이 100만원을 돌파한 것은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완성차와 가전업계도 철강제품 가격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1년에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단가협상을 하기 때문에 철강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 가격협상에서 단가가 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형 자동차 기준 약 900㎏에서 1000㎏ 정도의 철강재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완성차 가격에서 원자재 비용은 일반적으로 3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반도체가 들어가는 부품 가격의 상승과도 맞물리면서 자동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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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 판매가 올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철강재뿐 아니라 타이어와 희토류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반도체 가격도 많이 오른 상태”라며 “올해 10월쯤 출시되는 신모델부터 원자재 가격 인상이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수주 풍년을 맞은 조선업체들도 걱정이 크다. 올해 들어 철강업체들이 철강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이 철강가격 인상 기조를 유지하면서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업체들과의 가격 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이달 초까지 철강제품 가격이 급격하게 치솟은 데다가, 철강업체들이 추가 가격 인상까지 예고하고 있어 원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수주 증가가 영업 실적에 반영되기까진 1~2년의 기간이 걸리지만 후판가격 상승은 곧바로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크다.

건설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철근의 원재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오르면서 철근 유통가격도 덩달아 상승했다. 연초 t당 70만 원(SD400, 10㎜)이던 철근 가격은 이달 7일 93만원까지 올랐다. 특히 건설업계에서는 봄철 분양 성수기를 맞아 주요 자재·공종의 수급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각에서는 공사 일에 맞춰 자재를 구하지 못해 일정 지연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원자잿값 상승은 시공 품질 저하나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계는 생산 원가 중 철강재 비중이 높지 않아 당장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철강 가격의 상승은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글로벌 철강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생산 위축으로 재고가 줄어든 데다가,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환경정책을 강화하면서 생산량을 감축해 수급 불균형이 일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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