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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한글콤플렉스 #학도병 #시민혁명…2021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1921년생 시인 김수영·김종삼·박태진·조병화와 소설가 김광식·류주현·이병주·장용학 8인 선정

입력 2021-05-0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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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작가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가 공동 개최하는 ‘2021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선정 작가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시인 김수영·김종삼·조병화, 소설가 장용학·이병주·류주현·김광식(사진제공=문학제 사무국)

 

“올해 탄생 100주년이 되는 문학인들은 1921년생입니다. 3.1운동 좌절로 식민체제가 뿌린 내린 땅에서 태어나 전망 없는 식민지시대를 산, 철저한 일본 제국주의 시민이죠. 청소년기에는 만주사변, 태평양전쟁, 제2차 세계대전을, 장년기에는 8.15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으며 역사의 비극을 정면으로 성찰해야했던 세대였습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이하 문학제)의 강신효 기획위원장은 3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문학제 선정 작가들의 특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가 ‘시민의 탄생, 사랑의 언어’라는 주제로 공동개최하는 문학제의 대상 작가는 시인 김수영·김종삼·박태진·조병화와 소설가 김광식·류주현·이병주·장용학 8인이다.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는 분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밝힌 강 위원장은 “해방부터 1960년대를 거쳐 등단한 이들은 일본어 교과서로 배우고 성장했고 일본유학을 한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이에 한글의 개념, 문법 등을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이병주, 장용학 등은 학도병으로 징집돼 전쟁을 체험했고 김광식, 김수영 등은 징집을 피해 만주로 도피하기도 했어요. 해방 이후에는 한국전쟁을 치렀고 4.19 혁명 등을 관통한 이들은 전쟁, 분단문제, 식민사회, 근대화 문제, 민족사관 등 당대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성찰하는 특징을 가진 세대죠. 언어적으로 가장 궁핍하면서도 한글의 최선전에서 종사해야 했던 이들은 통일성이나 유사성이 아닌, 각자의 방식으로 새로운 문학을 했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어요.” 

 

2021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2021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사진제공=문학제 사무국)

 

이번 문학제의 주제인 ‘시민의 탄생, 사랑의 언어’에 대해서는 “일제 식민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민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을 그려나간 양식, 각자의 사랑, 사랑의 온도 등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응전하는지를 고찰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은 “대학졸업 시점에 이들은 학도병 징집대상자들이었다”며 “자원해서 학도병으로 전쟁에 참여하며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은 이병주, 장용학 등에게도, 징집을 피해 만주로 도피했던 김광식, 김수영 등에게도 ‘학도병’ ‘전쟁’ 등은 정신적, 문학적 특징의 축이 됐다”고 말을 보탰다.

“식민, 해방, 분단을 거쳐 인생의 황금기를 전쟁 속에서 보낸 이들은 다른 세대 작가들 보다 등단이 늦은 것도 특징입니다. 박정희 정권 필화사건(작품으로 말미암아 권력이나 기타 세력의 핍박을 받거나 제재를 받는 일이나 사건) 1호였던 이병주는 1965년 등단할 정도였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술친구이기도 했던 이병주는 5.16군사정변 후 2년 7개월 감옥살이 후 너무 원통한 걸 소설로 풀어내면서 작가로 등단했습니다.”

이어 곽 국장은 “이병주를 비롯해 류주현, 김수영 등은 박정희 정권의 필화사건으로 독하게 핍박을 당한 작가들”이라며 “이들과 더불어 장용학 등 이번 문학제 선정 작가들은 식민교육, 학도병, 분단과 전쟁, 박정희 정권까지의 탄압과 고통을 뚫고 나와 우리말을 살려내고 현실에 천착하면서 근대 문학의 토대를 다지는 문학적 성취를 이룬 현대문학의 거장들로 평가받은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문학제는 ‘심포지엄: 시민의 탄생, 사랑의 언어’(5월 13일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컨벤션홀)을 시작으로 ‘문학의 밤: 백년을 부르는 노래’(5월 14일 전태일기념관 2층 공연장 울림터), 한국시학회와 함께 하는 ‘탄생 100주년 시인 기념 학술대회’(6월 26일 고려대학교), 한국현대소설학회와 공동주최하는 ‘학술대회-장욕학, 이병주, 류주현, 김광식 문학의 재조명(11월 27일 서울대학교), ’9월 개막하는 김수영 탄생 100주년 기념 시그림전 등 부대행사가 이어진다.

더불어 류주현, 장용학, 조병화의 장남 류호창, 장한철, 조진형이 ‘나의 아버지’라는 주제로 쓴 글들이 계간지 ‘대산문화’ 여름호에 소개될 예정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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