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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기 임원의 보수 챙기기…이번에도 '꼼수' 지적

"중복 수령 지양해야…결국 주주·회사 손해"

입력 2021-08-2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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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서울 시내 전경(브릿지경제DB)

 

국내 주요 에너지 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번에도 오너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서 여러 기업의 보수를 끌어 모으는 사례들이 포착됐다.

이는 회사에 대한 법적 책임은 피할 수 있는 한편, 고액의 급여를 챙기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관행적인 ‘꼼수’로 거론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한 회사에서도 전업으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노력과 시간에 비해 과다한 보수를 받는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은 올 상반기에 미등기 임원의 자격으로 ㈜한화와 한화솔루션에서 각각 9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또한 ㈜한화의 미등기 임원으로, 김 회장보다 많은 9억12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한화 내 최대 규모다. 여기에 13만7000여 주의 주식 보상도 붙는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현대오일뱅크의 미등기 임원이다. 권오갑 회장이 현대오일뱅크에서 받은 보수는 5억원 미만이라 공시되지 않았지만, 현대오일뱅크 미등기 임원들은 상반기에 평균 1억12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최태원 SK 그룹 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미등기 임원으로 등재됐다. SK이노베이션의 이번 미등기 임원 급여는 평균 2억6000만원이었다.

이에 대해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급여의 ‘중복 수령’”이라면서 “그만큼 회사와 주주들은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실상 횡령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김우찬 교수는 “사내 이사지만 사외 이사처럼 일하는 비상근 이사들도 보수는 안 받는다”라며 “(미등기 임원이더라도) 급여는 주로 한 회사에서 받고 다른 회사에서는 안 받는 게 맞다”라 말했다. ESG 경영, 그 중에서도 지배 구조 개선을 강조하고 있는 한화의 경우 특히 모순되는 행보라는 평가다.

박민규 기자 miminq@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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