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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지리산 산사태냐"… 드라마 흥행여부 주가가 먼저 알아봤다

[별별 Tallk] tvN 드라마 '지리산' 어쩌나

입력 2021-10-28 18:30 | 신문게재 2021-10-2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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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한 안개효과를 배경으로 주연배우 전지현이 아웃도어 브랜드 CF모델처럼 서있는 드라마 ‘지리산’의 한장면 (사진=방송화면캡처)

 

이쯤되면 가히 산사태 수준의 재난이라 할 만하다.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 tvN 드라마 ‘지리산’이 어색한 CG와 과도한 PPL, 손발 안맞는 연기와 연출로 뭇매를 맞고 있다. ‘지리산’은 한류스타 전지현과 주지훈이 주연을 맡고 ‘킹덤’의 김은희 작가와 ‘도깨비’의 이응복PD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출연진과 제작진의 이름만으로 이미 ‘별들의 전쟁’인 이 작품은 제작비만 300억원이 투입됐다.

특히 드라마 ‘싸인’(2011) 이후 ‘유령’(2012), ‘시그널’(2016)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2019~2021)까지 승승장구하며 한국 장르물의 대가로 꼽히는 김은희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드라마는 중국 OTT텐센트와 또다른 OTT 아이치이에 판매된 상태다.

1회 시청률은 9.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이하 동일)로 지난 6월 첫 방송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에 이어 tvN 역대 드라마 중 첫 방송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2회 방송에서는 소폭 상승해 10.7%의 시청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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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배우 주지훈이 안개 CG를 과하게 낸 지리산을 배경으로 연기하고 있다. (사진=방송화면캡처)

 

문제는 주가다. 시청률 지표는 긍정적이었지만 온라인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으면서 제작사의 주가가 곤두박질했다.

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리산 제작사인 에이스토리는 전 거래일 대비 19.78%(9800원) 하락한 3만9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동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 역시 3.77%(3600원) 내린 9만1800원을 기록했다. 각종 주식 종목 토론방에서는 “이 정도면 산사태 수준이다” “주가가 산으로 가는 중” “지리산에 사과해야 한다”는 누리꾼들의 성토가 들끓었다.


◇CG·PPL·OST·연기력…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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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지리산’의 뜬금없는 화장품, 샌드위치 PPL 장면들 (사진=방송화면 캡처)

 

‘지리산’은 국립공원 레인저들이 산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고를 파헤치는 미스터리물이다. 1·2회 방송에서는 작가의 과거 작품인 ‘시그널’처럼 지리산에 남아있는 ‘빨치산 길잡이’ 표식을 매개체 삼아 과거의 인물이 현재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작가는 이런 스토리 줄기를 따라 지리산을 현대사의 아픔을 품고 있는 공간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작가의 큰 그림과 달리 어색한 CG와 PPL은 드라마의 흐름을 깨기 충분했다. 산의 위험성을 강조하기 위해 절벽에서 돌이 떨어지거나 계곡물이 넘치는 장면은 안방에서도 합성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안개 효과를 과도하게 사용해 중국 무협드라마 같은 느낌을 준다는 평가도 있었다.

극의 몰입감을 깨는 요인으로는 OST도 한몫했다. 개미 음악감독이 진두지휘한 ‘지리산’ OST에는 BTS 진, 소녀시대 태연, 넬 김종완, 폴킴, 김필, 적재, 이승열, 가호 등 OST 장인들이 총출동했다. 그러나 조난당한 아이를 구해내는 장면에서 경쾌한 음악을 사용했고 김필이 부른 OST ‘데스티니’ 역시 지나치게 비장하다는 평가다.

아웃도어 브랜드 CF를 연상케 하는 PPL은 실소를 자아냈다.

2회에서 샌드위치를 먹는 장면은 “지리산에서 가장 가까운 샌드위치 가게가 72㎞가 떨어져 있다”며 현실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연배우들의 불확실한 발음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막을 사용해야 할 정도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전달력이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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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여부, 주식시장이 먼저 안다?

   

‘지리산’ 제작사의 주가하락은 최근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가 4위까지 치솟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네임’과 비교된다. ‘마이네임’ 역시 만듦새는 허술하지만 화려한 볼거리와 주조연배우들의 연기력에 힘입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면서 제작사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이쯤되면 드라마의 흥행 여부는 시청률이 아닌 주가가 판단한다고 해도 무방할 지경이다.

그러나 차후 애플TV, 디즈니 플러스 등 글로벌 OTT들이 연이어 개국하는 만큼 이번 주가 하락이 오히려 매수기회로 볼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또 드라마가 초반이고 제작진의 경험이 풍부한 만큼 조금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리산’의 영험함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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