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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남편계 최강 빌런… '안나' 김준한 "거짓말 일삼는 수지 옆 한술 더 뜨는 남편 끌렸죠"

[Hot People] 쿠팡플레이 '안나'의 야심찬 정치인 김준한 "정작 자신은 나쁜짓 하는 줄 모르는 캐릭터"

입력 2022-07-11 18:00 | 신문게재 2022-07-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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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을 열어보니 주인공보다 더 ‘열일’했다. 악역도 이런 악역이 없다. 두편 모두 가가 OTT의 메인 작품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원작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은 시즌 5까지 방영된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를, 쿠팡플레이 ‘안나’는 정한아 작가의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을 원작으로 한다. 


각 작품에서 박명훈과 김준한은 ‘남편’이라는 공통분모로 또다시 엮인다. ‘남의 편’의 줄임말이 ‘남편’이라고 정의한 국내 맘카페의 선견지명은 각국 공통어인가보다. 그들과 나눈 처연하지만 천연덕스러운 캐릭터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쿠팡플레이 ‘안나’의 야심찬 정치인 김준한 “정작 자신은 나쁜짓 하는 줄 모르는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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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한은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브릿지경제와 만나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안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사진제공=쿠팡 플레이)

“원작이 있는 작품은 일부러 읽지 않는 편입니다.”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시청자들은 경악했다. 전작인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수줍고 다정하기 그지없는 ‘채송화 바라기’ 치홍을 연기한 김준한이 ‘안나’에서 두 얼굴의 소시오패스로 ‘두 얼굴의 사나이’의 진수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연기 변신은 배우의 숙명이지만 8일 종영 후 각종 팬카페와 유튜브 댓글에는 “이 배우가 그 배우인 줄 몰랐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안나’에서 IT기업 사업가이자 권력을 향한 야망을 가진 안나(수지)의 남편 최지훈을 연기한 그는 “이제서야 평소의 눈빛으로 돌아왔다”며 특유의 순둥이 미소를 지었다. 촬영이 끝나고도 3개월 동안 주변에서 “최지훈 눈빛 나온다”고 무서워 할 정도로 그는 캐릭터에 빠져 지냈다. 

 

감독에게 자신이 나고 자란 마산 사투리를 직접 제안할 정도로 지훈이 가진 욕심과 야욕을 극렬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시나리오 상의 원래 설정은 경남 통영 출신의 사업가였습니다. 이 사람은 일부러라도 사투리를 안 고쳤을 거 같은 거예요. 정치를 꿈꾸는 사람이니까 일종의 자존심이기도 하고 동향사람에게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을 거라고요. 원작을 읽지 않은 건 배우로서 선입견이나 욕심이 생길까봐서입니다. 제가 보는 지훈이요? 그저 본능적으로 자기 세계를 구축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는 사람이라고 봤어요.”

대본이 주는 단서를 제3자의 시선에서 파악한 뒤 그저 ‘연기’할 뿐이라는 것. 김준한이 ‘안나’를 선택한 데에는 캐릭터 변신도 있지만 상대배우에 대한 호기심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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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사진제공=쿠팡플레이)

거짓말로 두 인생을 사는 캐릭터를 연기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캐릭터에 수지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에서 그 연기를 보고 싶어졌다고. 자신들도 배우 혹은 가수인 연예인이면서 유독 수지의 팬들이 많았던 지인들의 영향도 컸다. 실제로 보니 털털하고 티 내지 않는, 열정이 만랩인 타입인 수지와는 촬영이 끝난 뒤에도 편히 연락할 정도로 친해졌다.

“역할상으로 대립하는 장면은 많은데 두 사람 모두 로맨틱한 감정은 아닐 거라고 봤어요. 사실 유미인 아내 안나는 자신의 성공을 완성하는 퍼즐 중 하나의 피스였던거죠. 자신의 세계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존재라는 촉이 첫 만남부터 왔을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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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한은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브릿지경제와 만나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안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사진제공=쿠팡 플레이)

 

극 중 성대한 결혼식은 다시 봐도 ‘넘사벽’이라는 김준한은 “역시 결혼이란 건 보통일이 아니겠구나를 절감했다”면서 “두번은 못 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예행연습을 연기로나마 짧게해서 다행”이라고 미소지었다. 

 

밴드 드러머로 데뷔한 김준한은 일본에서 활동했다. 그 후 일본 활동 당시 익혔던 외국어를 영화 ‘박열’ ‘허스토리’에 녹여냈고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마약에 빠진 이규형의 동성연인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가수와 영화, MBC와 종편을 거쳐 OTT까지 섭렵한 그에게 차이를 묻자 “플랫폼의 온도 차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다룰 수 있는 소재나 장르에 각자의 스타일이 있어요. 만날 수 있는 방식이 다르니 OTT의 경우도 뭐 랄까 TV와 달라요. TV가 살을 맞닿은 느낌이라면 OTT는 좀 더 자유롭게 놀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작품을 할 때마다 재미가 상당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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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악역연기에 대한 소감을 묻자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악역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도 꺼려지고, 선한 역할이라는 것도 잘 쓰지 않으려고 하는 거 같다. 그저 자신이 나쁜놈인지를 모르는 지훈역할을 ‘연기’한 것 ”이라는 현답을 내놨다.(사진제공=쿠팡 플레이)

 

많은 사람들에게 평가받는 직업인 만큼 스스로에게 굉장히 엄격한 편이라는 김준한은 “연기를 정말 잘 하고 싶다. 방법에 대한 고집도 있는 편”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다. 남에게 피해주는 건 죽기보다 싫고 스스로를 몰아세워서 실력을 다져나가는 건 많이 해온 만큼 이제는 색다른 도전을 해볼 생각이다.

“사실 ‘안나’를 찍으면서 번아웃이 왔어요. 그때 느낀 건 제 행복을 주변하고 나눠야겠다는 거예요. 가족이나 동료, 관객 혹은 일하는 업계 사람일 수도 있죠. 많은 가르침을 준 작품인 만큼 저에게도 꽤 오랫동안 안 잊혀질 것 같아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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