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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vs서촌 비교기행] 닮은 듯 다른 '600년 서울' 품은 마음의 고향

관광명소로 뜬 북촌·골목길 이야기 스민 서촌
볼거리·먹을거리·즐길거리 널린 서울의 보물

입력 2014-08-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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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서로 다른 옛길.’ 경복궁을 사이에 둔 서울의 북촌과 서촌을 한마디로 비교하자면 이쯤 된다.

북촌이란 지명은 청계천과 종각의 북쪽에 있는 동네에서 유래했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물길을 따라 가회동, 안국동, 계동, 재동, 삼청동 등을 아우르며 조선시대 왕족과 사대부 집권 세력의 거주지였다. 서울의 관광명소로 뜨면서 국내외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반면 서촌은 경복궁 서쪽 마을을 일컫는 별칭이다.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서쪽 사이, 청운효자동과 사직동일대다. 행정구역상으로 효자동·창성동·통인동·누상동·누하동·옥인동·청운동·신교동·궁정동 등 9개동을 포괄한다. 골목을 돌아 나서면 마을이름이 바뀌는 곳이다.

조선시대 역관, 의관 등 중인들이 살던 서촌. 종로구는 2011년 5월15일 주민들의 합의 하에 ‘세종마을’이라 명했다.



[멋: 한옥마을] 사대부 살던 한옥 vs 빌라와 이웃한 개량한옥


한옥마을(북촌)
북촌의 한옥

* 북촌의 한옥
옛 모습을 간직한 한옥 800여 채가 남아 있다. 원래 이 지역에는 솟을대문이 있는 집 몇 채와 수 십여 호의 한옥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이 지역의 땅이 분할되면서 큰 집들이 작게 나뉘게 됐다. 그 과정에서 서로 지붕을 맞댄 작지만 생활하기에 효율적인 집들이 지어졌다.

이후 1992년 가회동한옥보존지구에서 해제되고, 2년 뒤 고도제한이 풀리면서 일반건물들이 많이 들어섰다. 한옥 길 정취로는 가회동 31번지가 유명하다. 계동 길 주변으로는 한옥체험관 몇 곳이 있다. 골목골목 길을 따라 동네 구경을 하다 보면 다양한 주제의 공방과 박물관 등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주민들의 생활권과 환경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조용히 여행하길 권한다.

한옥(서촌)
서촌의 한옥

* 서촌의 한옥
북촌과는 사뭇 다르다. 630여 채 한옥 대부분이 빌라와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개량한옥이다. 이정표 대신 길을 물어 찾는 곳. 비슷한 골목 사이를 몇 번이나 오가다 통의동 백송터를 찾았다. 경복궁역 4번 출구로 나와 고궁박물관 입구 맞은 편 대림미술관 골목 안쪽에 있다.

통의동 백송은 높이 16m, 흉고둘레(가슴 높이에서 잰 수목의 직경) 5m에 달할 만큼 크고 수형이 아름다워 1962년 천연기념물 43호로 지정됐었다. 하지만 1990년 7월 태풍으로 넘어져 고사돼 그루터기만 남은 상태. 이 주변으로 골목이 아름다운 통의동 한옥이 있다. 실핏줄처럼 이어진 골목을 돌아 세월을 덧댄 개량 한옥을 만나면 어릴 적 동네가 떠오른다.

[먹을거리] 줄서 먹는 거리 음식 vs 시장에서 만나는 도시락 카페


감로당길(북촌)
감고당길

* 북촌 감고당길
북촌에서 인사동으로 가는 길목, 정독도서관에서 풍문여고 정문에 이르는 길이다. 정독도서관을 내려와 길 어귀에 이르자 닭 꼬치 굽는 냄새와 연기가 진동한다. 호떡, 떡볶이, 팥빙수에 걸쭉한 설렁탕까지. 주말이면 북촌여행 인파가 몰려들면서 입맛을 돋우는 음식집이 많다.

특히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으면서 카페, 옷가게, 분식집 등이 많이 생겼다. 길거리 음식을 사먹기 위해 길게 줄서 있는 모습은 이 길 오후의 한 풍경이 됐다. 퇴근 길, 그녀를 위해 꽃 한다발 선물하는 로맨스도 꾀할 수 있는 꽃집도 있다. ‘감고당길’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숙종이 인현왕후 민씨 친정을 위해 지어준 집 감고당이 이 길 중간 덕성여고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통인시장(서촌)
통인시장

* 서촌 통인시장
78개 점포가 모여 있는 작은 전통시장이다. 각종 전을 비롯해 수백 가지 반찬을 맛볼 수 있다.

시장의 명물은 기름 떡볶이. 올 2월 방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시장에 들러 기름 떡볶이를 맛봤다. 요즘은 ‘도시락 카페’가 뜬다. 시장 내 도시락 카페 가맹점 23곳에서 판매하는 반찬·떡·식혜 등을 사서 담으면 도시락 하나를 뚝딱 만들 수 있다.

도시락 반찬은 엽전으로만 살 수 있는데 한 냥의 가치는 500원. 시장 중간의 도시락 카페에 앉아 밥과 국(각각 엽전 두 냥·1000원)을 곁들이면 근사한 한 끼가 완성된다.

큰길로 나와 경봉궁역을 향하면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금천교시장)가 있다. 육·해·공군 안줏거리로 어느 집을 택해야 할지 고민이다. 이 길을 지키며 장사를 해온 집들과 청년 장사꾼들이 개업한 집이 어울려 있다.

[볼거리]


삼청동 거리(북촌)
삼청동 거리

* 삼청동 거리(북촌)
산과 물과 사람이 맑아 ‘삼청’(三淸)이라 불렸다. 경복궁 북동방면의 삼청동, 팔판동, 안국동, 소격동, 화동, 사간동, 송현동을 아우르는 곳이다. 몇 년 사이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나 유명 브랜드 매장들이 늘어나면서 얼핏 강남역이나 신사동 가로수길이 연상될 정도로 변했다.

갤러리 일색이던 삼청로 청와대입구 삼거리의 터줏대감인 진선북카페, 청수장, 삼청동수제비 등 맛집들도 많이 진화했다. 크고 작은 화랑들이 모인 소격동 ‘미술관 거리’를 지나 멋과 맛을 자랑하는 음식점과 찻집, 액세서리 숍이 어우러지는 볼거리, 먹거리 가득한 거리가 이어진다.

거리의 볼거리를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것은 특색 있는 박물관들이다. 티베트박물관, 장신구박물관, 실크로드박물관, 북촌생활사박물관, 부엉이박물관, 장난감박물관 등이 삼청동을 문화의 거리로 꾸민다.


박노수 가옥(서촌)
박노수 가옥

* 옥인동 일대(서촌)
‘이쪽은 누하동, 저 골목은 옥인동, 저쪽으로 돌아가면 통인동….’ 길을 따라 걷다 보면 60년 동안 서촌을 지킨 대오서점을 만난다.

6.25 이후 이 집으로 이사 온 권오남(83) 할머니 가족은 한옥의 아늑함이 좋아 서촌을 떠나지 않았단다. 여기서 옥인아파트까지 올라가는 길에 동양화가 박노수 가옥을 만날 수 있다.

구한말 친일파 윤덕영이 그의 딸을 위해 1938년에 건립한 2층집이다. 집터 뒤에는 ‘송석원’이라는 추사 김정희가 쓴 암각글씨가 있던 곳으로 종로구구립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인근에 시인 윤동주의 하숙집 터(누상동)가 있다. 경복궁 쪽 큰길로 나와 보안여관은 80년 가까이 같은 자리를 지켜온 통의동 역사다. 광복이후 지방에서 올라온 예술인들이 자리를 잡기 전 장기 투숙하는 공간이었다. 외벽은 그대로지만 내부는 실험적인 예술인들의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쉼터]


정독도서관(북촌)
정독도서관

* 정독도서관(북촌)
옛 경기고등학교 터에 자리한 정독도서관은 정문을 지나 정원을 따라 들어가면 옛 학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도서관의 하얀 건물은 1938년에 지어진 것으로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뻘이다. 조용한 도서관의 복도를 따라 걷다 보면 자습감독을 하며 “거기, 지금 자습시간인데 어딜 돌아다녀?”하고 호령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그려진다.

건물 중 오래된 4개 동(사료관동, 도서관 1·2동, 휴게실동)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1940년, 도시공원 1호로 지정된 삼청공원은 우거진 숲과 맑은 계곡이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 공원 뒤편의 옛 서울 성곽 탐방로는 북악(백악)산 능선을 이어가는 8㎞의 등산로다. 숙정문, 창의문의 문화유적과 서울의 전경을 한눈에 담는 멋진 경관을 자랑한다.


사직단(서촌)
사직단

* 사직공원(북촌)
서울 사직단(사적 121호)을 중심으로 인왕산 남동쪽 기슭에 있다. 사직단은 종묘와 함께 나라의 신과 곡식을 맡은 신에게 제사지내는 제단이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성역이었던 이 일대는 일제강점기에 공원을 조성한다는 구실 아래 훼손되기 시작했다.

공원 내에는 어린이놀이터가 있고, 사직단을 중심으로 좌우에 신사임당과 이이 모자의 동상이 서 있다. 그 뒤에 단군성전과 김동인 문학비도 세워져 있다. 종로도서관·시립어린이도서관 등이 들어서 있고, 그밖에 활터인 황학정이 있다.

인왕산 길의 진입로가 가까이 있고 도심에 위치한 아담한 휴식처로 산책객이 많이 찾는다. 공원의 배경이 산이라 경치가 아름답다. /박길명 기자 gho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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