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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못해도 어쩔 수 없죠 뭐"··· 결혼적령기를 놓치다

초혼 연령 90'년 비해 평균 4세 증가
"혼자 먹고 살기도 힘든 사회적 분위 영향"

입력 2014-08-2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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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이미지

 

 

“결혼이야 할 수 있으면 하는 거고 못하면 어쩔 수 없죠 뭐.”

직장인 심모(41)씨는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 그는 “결혼을 꼭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는 당위성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대로 결혼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 친구들도 같은 이유로 결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직장인 구모(41·여)씨도 같은 대답을 했다. 그녀는 “결혼이 1순위가 아니다”며  “여건이 주어지는 대로 결혼을 할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심씨와 달리 구씨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아직 결혼 생각은 없다. 구씨는 “부모님이나 먼저 결혼한 친구들도 결혼하면 좋다는 정도의 조언만 하지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주위 친구들 10명 중 2~3명은 싱글이라고 덧붙였다.

40대인 심씨와 구씨는 각각 ‘20대 중후반’과 ‘30대’를 결혼적령기라고 꼽았다.
 
이처럼 30대뿐만 아니라 40대 싱글들이 늘어나면서 결혼적령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이는 결혼에 대한 개인 가치관의 변화뿐만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보인다. 결혼적령기가 높아지는 것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결혼이 늦어지는 경향은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쉽게 감지할 수 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김가인 커플매니저는 “15년간 커플을 맺어주는 일을 하면서 결혼적령기가 많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 일을 시작하던 때만 하더라도 여자의 경우 28세에 결혼을 해도 늦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미혼 남녀의 학력 상승과 유학 증가로 김 매니저는 40대 커플 만남을 주선하는 일도 늘고 있다. 김 매니저는 “학력이 올라가고 취업하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결혼 적령기가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혼 남녀의 평균초혼연령이 높아지는 것은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의 남자의 경우 27.8세에서 2013년 32.2세로 평균 4.4세 증가했다. 여자의 경우 남자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해 24.8세에서 2013년 29.6세로 평균 4.8세 증가했다.

전광희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결혼적령기가 늦어진다는 표현보다 결혼적령기를 ‘놓친다’고 표현했다. 그는 “생식기능이 생기고 경제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때가 결혼적령기”라며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면 현재 결혼적령기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잡는 나이인 24~25살”이라고 말했다.

결혼적령기를 ‘놓치는’ 원인에 대해 전 교수는 “‘88만원세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혼자 먹고 사는 것도 힘든데 딸린 입이 하나 더 생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결혼을 늦게 할수록 단기적으로는 불임과 난임이 늘어날 수 있고 혼인이 늦어질수록 출산을 할 수 있는 아이의 숫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저출산 문제뿐만 아니라 사람이 때를 잃어버리면 아무 것도 좋을 게 없다”라며 “가정을 꾸려 모든 일을 해나가야 모든 일들이 잘된다고 본다”며 결혼을 일찍 하는 것이 좋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인구정책과 강준 사무관은 “결혼은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혼하기 싫은 사람들까지 정책으로 강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대신 결혼은 하고 싶은데 집 문제나 일자리 문제 등이 해결돼야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보건복지부의 정책을 묻자 그는 “신혼부부 주택비 지원 등을 통해 주거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난임부부나 고위험산모에 대한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웅수 기자 phonali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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