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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이젠 '빠삐로데이'… 책을 선물하세요

입력 2014-11-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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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은 이름이 참 많더군요. 누구에겐 빼빼로데이, 누구에겐 농업인의 날, 또 다른 이에겐 가래떡 데이…. 거기에 아이들이 알림장에 적어온 또 다른 날! ‘책선물의 날’이랍니다.”

한 엄마가 운영하는 블로그 ‘별사탕 콩사탕의 달콤한 하루 하루’에 게재된 글처럼 11월 11일은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1자 모양의 과자 네 개, 한자로 11(十一)을 합쳐 흙 토(土), 책장에 꽂힌 책 네 권을 빼냈을 때 한자 책(冊) 모양 등 이유도 다양하다.

시작은 장난스러웠다. 11월 11일 숫자 ‘1’처럼 날씬해지라며 여중생들끼리 초콜릿 막대과자를 주고받는 데서 유래한 ‘빼빼로데이’는 특정 제과회사의 상품명을 딴 날이다. 빼빼로 총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11월 11일 전후로 팔릴 정도니 대단한 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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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대형마트는 물론 학교 앞 문구점까지 ‘빼빼로 데이’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사진=허미선 기자)


초코과자 한 상자를 주고받던 날은 언젠가부터 발렌타인·화이트데이를 능가하는 화려한 선물이 오가기 시작했다. 백화점, 대형마트는 물론 학교 앞 문구점까지 대대적인 행사에 동참하며 대중적인 기념일로 등극(?)했다.

하지만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땀 흘린 1년 동안의 노고를 칭송받아야할 날은 특정기업의 상술로 잊혀져 갔다. 2006년 농림축산식품부(당시 농림부)가 농업인의 날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캠페인이 ‘가래떡 데이’다. 2014년에도 지방자치제, 농협 등이 가래떡 데이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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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농업인의 날을 알리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시작한 ‘가래떡데이’ 캐릭터(사진=농림축산식품부)

그리고 2013년부터 초등학생들의 알림장에는 ‘책 선물의 날-빠삐로데이’가 적혀있다. ‘빠삐로’는 종이의 근원인 ‘파피루스’의 스페인어 발음으로 2013년 책 전문채널 온북TV에서 제정한 날이다.

온북TV 조철현 대표는 “빼빼로데이를 향유하는 층은 20대 전후로 책을 가장 많이 읽어야할 나이”라며 “독서율은 떨어지고 출판계 불황이 심화되면서 파괴된 지식·출판생태계 복구가 절실했다”며 ‘빠삐로데이’ 제정의도를 전한다. 이 캠페인에는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서점조합연합회,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해 서울 송파구, 서대문구 등 책읽는도시협의체 소속 지자체들이 적극 동참하고 있다.

책은 줄 때도 받았을 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선물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 혹은 그 메시지를 듣기 위해 노력하는 책 선물이 따뜻하고 기억에 남는다는 인식을 제고시키고 자연스럽게 책 선물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온북TV의 노력은 3년차를 맞는 2015년 보다 확장될 예정이다.

은행과 연계해 매달 책값을 저금하는 ‘빠삐로 통장’을 선보인다. 매달 쌓이는 책값으로 연중 신경 쓰이는 ‘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된 캠페인이다. 더불어 11월 11일 솔로들이 선물을 주고받기 시작해 최고 쇼핑시즌으로 떠오른 중국 광군제(光棍節-솔로의 날)와 연계해 솔로끼리 시집을 주고받는 이벤트를 기획 중이다. 중국을 시작으로 빼빼로를 닮은 ‘포키’라는 과자를 주고받는 풍습을 가진 일본 등 한자문화권과 손잡고 연중 책 선물하는 문화 정착에 앞장설 계획이다.

조 대표는 “프랑스는 지난 10년 동안 책 판매율이 상승했다. 그들의 크리스마스 선물 목록 1위는 책”이라며 “그들처럼 자연스럽게 책 선물하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전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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