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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거리를 담은 웹툰 따뜻한 웹툰을 닮은 거리

[은밀한 거울투어] 강동구 '강풀 만화거리'

입력 2015-01-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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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 ‘바보’,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 일상 속 따뜻한 이야기를 주로 담는 웹툰 작가 ‘강풀’(본명 강도영)은 그림을 못 그리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가 말하는 작화 비법은 간단하다. ‘따라 그리기’. 등장인물의 동작은 대역을 동원해 사진으로 찍는다. 배경도 직접 발품을 팔아 현장 그대로를 재현한다. 그의 웹툰에 ‘서울 강동구’가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강동구는 그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사는 동네이자 가장 잘 그릴 수 있는 익숙한 공간이다. 


강풀 만화거리3

‘강풀 만화거리’입구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지도가 반긴다. 동네 구석 구석 숨은 52개 모든 벽화를 만나고 싶다면 반드시 지도를 숙지 할 것.

 

강풀 웹툰으로 재현된 강동구에 새바람이 분 것은 2013년이다. 


강동구청 한 직원의 아이디어로 당시 강풀 그림이 이곳에 1차로 그려졌고, 2014년 11월 2차 벽화 작업을 마침으로써 성내동 성안마을에 ‘강풀 만화거리’가 조성됐다. 사람의 발길이 뜸하던 오래된 골목길에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활기가 돌아온 것도 벽화 덕분이다. 


강풀 만화거리19
지난 1월 6일 절기 중 가장 춥다는 소한(小寒)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방문객이 ‘강풀 만화거리’를 찾았다. 벽화를 보며 아이처럼 웃음 짓는 여인들의 소녀 감성은 추운 동네를 따뜻하게 달군다.
벽화 앞에서는 카메라 셔터 소리와 웃음소리가 쉴 새 없이 들린다. 가장 춥다는 ‘소한’(小寒)의 날씨에도 적지 않은 방문객이 강풀 만화거리를 찾았다. 

 

“이 근처에 살지만 이렇게 재밌는 곳이 있는 줄 몰랐어요. 벽화가 추운 동네를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날씨가 추워 망설였지만 역시 오길 잘한 거 같아요.” 


또래 친구들과 동행한 한미옥(56)씨의 말처럼 겨울 나들이는 집 문을 나서기 힘들 뿐 막상 나서면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동네 여기저기 숨어있는 벽화를 찾으며 걷는 강풀 만화거리 나들이는 웹툰을 읽는 것과는 또 다른 짜릿한 추억을 선물한다. 


강풀 만화거리25
‘강풀 만화거리’는 이정표마저도 ‘강풀스럽다’.

 

 

◇보고 ‘읽는’ 벽화 즐기기


강풀 만화거리26
지난 1월 6일 절기 중 가장 춥다는 소한(小寒)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방문객이 ‘강풀 만화거리’를 찾았다. 벽화를 보며 아이처럼 웃음 짓는 여인들의 소녀 감성은 추운 동네를 따뜻하게 달군다.
“벽화마다 제목이 있고 설명이 있어요. 가까이 가서 읽어보니 웹툰에서 나온 대사더라고요. 그림을 보며 글을 읽으니 마치 벽화가 저에게 ‘잘 왔다’고 인사하는 것 같아요”

 

강풀 작가의 팬으로 이곳을 처음 방문한 정현진(26)씨에게 그렇듯 이곳의 벽화는 특별하다. 동네 구석구석에 그려진 1번부터 52번까지의 벽화 한쪽에는 저마다 작품 설명이 적혀있다. 


웹툰에 나온 감성적 대사가 대부분이다. 그림으로 웹툰을 떠올리고 대사로 내용을 기억하다 보며 마치 만화 속 주인공이 다가와 말을 건내는 듯하다. 


강풀만화거리7

 

 

◇잊힌 동네와 만난 버려진 물건들


강풀 만화거리62
강풀 만화거리

지금은 ‘강풀 만화거리’로 알려졌지만 원래 이곳 성내동 일대는 ‘성안마을’로 불리던 곳이다. 풍납토성 안쪽 마을이란 뜻으로 빠른 개발 경쟁에 뒤처져 낡은 동네로 남게 됐다. 

 

골목 구석구석 버려진 물건은 마치 성안마을의 상징인 듯 방치됐다. 하지만 구청에서 만화거리를 조성하면서 주인을 잃은 물건들은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폐타이어는 먹음직스런 도넛으로, 쓰다 남은 나무 조각은 귀여운 고양이 조각과 표지판이 되어 마을을 장식했다. 구멍 뚫린 시멘트 벽돌은 꽃을 선물하는 화단이 되어 벽화와 어우러졌다. 

 


강풀 만화거리34
웹툰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주인공 김만석 할아버지가 그려진 이발소. 25년 동안 한자리에서 가게를 운영한 김영오(69)씨가 그 곁에서 방문객을 향해 웃고 있다.

 

◇“안 좋은 건 없어요. 삭막한 것 보다는 100배 나아요.”


벽화는 한때 유행처럼 번졌다. 이에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벽화가 그려진 다른 마을에서는 간혹 주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갑작스런 외부인의 출입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의 반응은 색다르다. 보고 싶은 벽화를 찾지 못해 길을 물으면 가는 길을 멈추고 함께 지도를 보며 설명하는 친절을 베푼다. ‘없는 것 보다는 벽화가 있는 것이 무조건 좋다’는 최동욱(72)씨처럼 주민의 적극적 협조로 지금의 거리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강풀 만화거리1
‘강풀 만화거리’ 
그래서인지 벽이 아닌 가게에도 그림이 있다. 웹툰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주인공 김만석 할아버지는 단골 이발소 창문에 설레는 표정으로 숨어있다. 맞은편에는 ‘바보’ 승룡이가 만든 토스트도 큼직하게 그려져 있다.

 

김만석 할아버지의 단골 이발소를 25년 동안 운영한 김영오(69)씨는 “2013년부터 주민 모두가 마을을 개선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강풀 만화거리 조성에 협조했다”며 “가게에 그림을 그린다고 할 때도 흔쾌히 ‘그러라’고 했다. 그림이 있으니 가게 분위기가 더 밝아져 좋다”며 웃는다. 



강풀 만화거리64

 



 

벽화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강동구청 김유선 주무관도 “한 마을을 바꾸는 사업은 주민 동의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만화거리가 생긴 후 주민들 스스로가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자발적으로 주변 정리를 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인다. 


그렇게 강풀의 웹툰만큼이나 따뜻하고 소박한 거리가 탄생했다.


글=김동민 기자, 사진=윤여홍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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