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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다른 시계… 천천히 조금씩 체험농장 만들어

[귀농·귀촌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동갑내기 부부 이창우·김태자씨

입력 2015-01-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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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이창우·김태자씨(59) 부부가 세종시 부강면 금호리에 정착한 것은 지난 2013년 3월이다. 전혀 낮선 곳에 이들 부부는 1000여 평의 농지를 매입해 집을 짓고, 블랙초코베리 묘목을 심었다. 나이 들수록 도시의 바쁜 삶이 불만스러웠던 부부는 그렇게 귀농의 삶을 시작했다. 이들 부부가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구체화시켜 나가는 것은 다름 아닌 체험농장이다. 아이들과 엄마가 함께 와서 예절은 물론 차 문화 및 염색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부부의 꿈은 오늘도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

 

귀농인 이창우씨
귀농인 이창우씨가 자신의 블렉초코베리 나무를 손질하고 있다.

 

 

귀농하기 전 이창우씨는 울산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했었다. 현대차 사내 하청업을 14년 동안 했다. 그러다 지난 2012년 사업을 정리한 것이다. 이씨는 “도시의 삶이란 늘 바쁘기 그지없다. 씀씀이가 많다 보니 많이 벌어야 안심이 된다. 그러다 나이 50살이 넘으니까 바쁘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 되돌아보게 됐다. 게다가 노년의 삶을 떠올려 보니 ‘뭔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고 뭔가 불안했다”고 귀농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귀농을 위한 부부의 노력은 남달랐다. 남편 이씨는 과실 나무가 아닌 일반 묘목을 선택하려 했었다. 이씨는 울산에 살면서 1년 반 정도를 묘목에 대해 공부했다.

이씨는 “나무와 관련된 세미나가 있으면 어김없이 빠지지 않고 찾아 다닐 정도였다”며 “그러나 정작 이곳에 정착한 뒤 나무는 회전 주기가 너무 길다는 사실을 깨닫고 결국 블랙초코베리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블랙초코베리는 아직 시장이 덜 형성된 상태라서 잘만 하면 소득이 괜찮을 것 같아 주 업종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씨는 2013년 3월 700여평의 땅에 2년생 블랙초코베리 600여주를 식재해 지난해 150kg의 열매를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이씨는 1kg당 1만5000원 선에 판매했으나 블랙초코베리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판매가격이 5000원선까지 내려가는 것이 적당하다고 말한다.
 

이창우 김태자 부부
이창우 이창우 김태자 부부가 저녁 시간에 다과를 즐기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블랙초코베리가 6년치 성목이 되면 생산량이 제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그는 3년차 귀농인 답지 않게 다소 느긋해했다. “블랙초코베리는 보관성이 좋은 과일일 뿐만 아니라 눈에 좋다는 안토시안 성분이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과일로도 알려져 있지요. 앞으로 주스나 잼, 염색재료로도 이용할 계획입니다.”

귀농에 대한 준비는 아내 김태자씨 역시 철저했다. 김씨는 “남편의 귀농에 대한 희망을 오랫동안 들어왔으나 처음에는 다소 두렵기도 했다”며 “그러나 귀농을 결심한 이후 3개월 동안 날마다 염색을 배우는 등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염색뿐 아니라 예절교육, 다도(茶道) 등을 배울 수 있는 체험농장을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물론 교육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고요. 요즈음 염색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매우 높아요. 도시생활에서 흔히 발생하는 아토피 질환에 대한 예방책으로 천연 염색천이 중시되고 있거든요. 또 인성 함양 차원에서 다도 역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어요.”  

 

 

부인 김태자씨
염색작업을 하고 있는 부인 김태자씨

 

 

염색 체험 공간 한쪽에 놓인 진열장에는 김씨의 열정을 대변해주듯, 감물로 염색한 천들이 하나 가득 쌓여 있다.

동갑내기 부부의 귀농일기는 이제 고작 2년 남짓 써 내려갔다.

앞으로 20년 이상 써 내려갈 그들 부부의 귀농일기가 어떤 빛깔을 머금고 채워질는지 지켜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세종=박기성 기자 happyday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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