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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순천만 찾은 '고녀석' 시리즈 원작자 "한국에서 8편까지 만들어지길!"

개막작 소식 듣고 너무 놀라..만족도 120%
한국에서의 인기 언제나 감사해, 3D로 만들 일은 없을 것

입력 2015-05-2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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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를 우상으로 삼는 유아시기가 지나면 아이들은 두 종류로 극명하게 나뉜다. 공주와 핑크에 열광하는 여자아이 그리고 공룡과 기차에 집착하는 남자아이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남자아이에게 일본 동화작가 미야니시 타츠야(58)의 존재감은 10대들의 우상 엑소(EXO) 인기에 버금간다.

 

 

고녀석 맛나겠다 원작자
‘고녀석 맛나겠다’의 원작자 미야니시 타츠야가 한국을 찾았다.

 

 

일본에서 발간되자 마자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뒤 한국과 미국, 중국, 프랑스 등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의 대표작인 ‘고녀석 맛나겠다’ 시리즈는 초식공룡과 육식공룡 간의 우정과 사랑, 가족애를 그린 작품이다. 이는 지난 2010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인기를 끌기도 했다. 

 


지난 22일 개막한 제3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고녀석 맛나겠다 2: 함께라서 행복해’(이하 고녀석 만나겠다2)를 들고 순천만을 찾은 미야니시 타츠야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다. 게다가 동물과 함께 하는 특별한 영화제라는 사실을 듣고 정말 기뻤다. 한국에 오기 며칠 전 한국 제작자의 배려로 미리 봤는데 만족도 120%”라며 말문을 열었다.

 

1편을 수입 개봉했던 미디어캐슬이 100% 국내 자본으로 완성한 ‘고녀석 맛나겠다2’는 이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로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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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순천만국제동물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한 '고녀석 맛나겠다2: 함께라서 행복해'.

 

그의 작품은 다소 유아적인 그림체에 담겨있는 웃음과 해학들이 넘쳐난다. 아이의 동화책으로 처음 접했다가 어른들이 매료될 정도로 전 연령대를 아우른다. 국내에서는 10권까지 볼 수 있지만 일본에서 ‘고녀석 맛나겠다’는 일본에서 13권까지 출간됐다. 그에게 도서정가제가 실행되기 전 엄마들이 1순위로 구매한 작품이었다고 하자 호탕한 웃음이 터진다.

“한국에 그런 좋은 제도가 있는지 몰랐어요. 정가가 됐더라고 계속 구매해 주시길 이 자릴 빌어 부탁드립니다. 사실 저는 동화작가지만 어린아이만을 위한 작품을 그리지는 않습니다. 유독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건 아마도 친절과 배려를 그렸기 때문일거예요. 저는 애초에 돈이 전부가 아니며 가족애는 정말 멋지다는 걸 그리고 싶었어요. 사건사고가 너무 많은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정말 소중한 걸 지키며 살아가야 한다고 봤거든요.”

영화에는 그림책의 7,8권 내용이 담겨있다. 육식동물들이 초식동물을 사냥하고 공룡세계를 지배하는 티라노사우르스인 제스타 그의 아들 미르의 성장을 그린다. 그의 작품은 현실을 미화하거나 대상을 예쁘게 표현하는 그림체하고는 거리가 멀다.  

 

특히 ‘고녀석’시리즈는 공룡들의 약육강식 세계를 가감 없이 그리기 때문에 살기위해 약한 동물을 잡아먹는 현실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따듯한 그림체와 말랑말랑한 대사에 익숙해진 즈음 유쾌한 반전이 허를 찌른다. 

 

 

고녀석 맛나겠다2 원작자1
'고녀석 맛나겠다2' 원작자 미야니시 타츠야는 3D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귀여운 것만 그리는 작가도 있지만 저는 리얼리티를 버리고 싶지 않아요. 각 작품마다 엔딩은 관객들의 몫으로 맡기는 편이죠. 그래서 일본에서도 ‘결국 죽는거냐?’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지만 개인적으로 저의 작품은 모두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특히 초·중·고생의 자살이 사회적으로 문제잖아요. 목숨은 소중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강조한 ‘사신’이란 작품도 한국 분들이 많이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그는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고 산책을 즐기는 일상이야말로 영감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소소하지만 확고한 주제를 지닌 베스트셀러 작가의 어린 시절이 궁금해 물었더니 확고한 철학이 담긴 대답이 돌아온다.

 

“단 한번도 엄마한테 ‘공부하라’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단 숙제는 꼭 해라, 규칙은 지켜라는 말은 항상 하셨다. 그래서 이상한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며 “실제 내 아이들한테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정말 최상위의 성적을 내더라. 아이들은 부모가 강요하지 않아야 잘 하는것 같다”고 웃는다. 

 

부모의 역할은 ‘자식이 진지하게 뭘 할지 알게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한 그는 “본인이 그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건 대신 해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야니시 타츠야는 혼자 그리는 그림책보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애니메이션 영화에 많은 자극을 받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8편까지 제작됐으면 할 정도로 이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인터뷰 내내 내비쳤다. 3D애니메이션이 당연시되는 요즘 추세에 3편의 3D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그럴 일은 전혀 없을 겁니다. 기술적으로 발전이 되면 도리어 작품이 가진 장점이 기술에 묻히는 것 같아요. 그림책은 엄마 무릎에서 한장 한장 넘기는 게 제 맛이죠. 그림책은 사장되고 있는 산업입니다. 저는 그 세계 사람이죠. 그렇기 때문에 더 3D로 만들 계획이 없어요. 2D로 만들어도 충분히 볼 만 하던데요? 7월 개봉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글=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사진=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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