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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방지법 '제2의 리어왕' 막을 수 있을까?

세대별로 '불효자방지법'에 대한 인식 크게 달라
노년층 "최소한의 방지수단 필요"...젊은층 "효의 개념 법으로 규정 불가"

입력 2015-10-1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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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부는 탑골공원에서 한 노인이 쓸쓸하게 걸어가고 있다. 부모에게 재산을 상속받은 후 배은행위를 저지르는 자녀들이 증가하면서, 부모가 증여재산을 다시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불효자 방지법’이 발의됐다.(사진=이채훈 기자)

 

딸들에게 나라를 물려주고 버림받은 리어왕을 막기 위한 법안이 탄생할 수 있을까?


상속 이후 자식의 배은행위를 막기 위해 의원 발의된 ‘불효자 방지법’을 놓고 세대별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후 부양의무를 외면하는 일이 증가하고 있어 이를 보호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도덕에 맡겨야 할 사적인 가정사까지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달 3일 이와 관련된 개정안을 제출한데 이어 서영교 의원도 지난 10일 재산 상속 이후 부모에게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부모가 증여재산을 다시 돌려 받을 수 있도록 한 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민법 제558조에 의해 상속 후 재산을 돌려 받을 수 없게 돼있다.



민 의원 측은 “최근 노인학대사례 420건을 분석해 본 결과 학대행위자 중 자식이 56.3%로 절반 이상이었다”며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노인 학대 및 재산 상속, 부양의무에 관한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이번 법안을 발의한 이유를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은 연령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12일 오후 탑골공원에서 만난 김영순(60·여)씨는 “재산문제로 부모자식간의 신뢰가 무너진 경우가 많다”며 “꼭 법을 통한 효도를 원하진 않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최후의 장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갑제 ‘사단법인 한국효도회’ 회장(87)도 강력한 찬성입장을 표했다. 그는 “이번 법안은 기본을 바로 세우는 길”이라며 “‘효’가 무너지고 있는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대법원에 따르면 부모가 자식에게 부양료를 청구한 소송은 지난 2004년 151건에서 2014년 262건으로 10년 사이에 배가까이 급증했다.

젊은층은 이러한 실태에 대한 심각성은 공감하지만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김민수(28)씨는 “불효의 개념을 법으로 명확히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효도는 개인에게 맡겨야 할 도덕적 문제지 나라가 법으로 강제할 영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희준(31)씨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노년층 지지를 얻기 위한 새정치민주연합의 포퓰리즘”이라며 “노쇠한 부모를 누군가 꼬드겨 자식에게 상속한 재산을 갈취할 목적으로 악용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진국은 증여재산을 철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프랑스 민법은 자식이 부모에게 학대·모욕 범죄를 저지르거나 부양을 거절했을 경우 증여를 철회할 수 있고, 독일 민법은 부모에게 자식이 중대한 배은행위를 저질러 비난을 받을 경우 증여를 철회할 수 있도록 했다.

오서진 ‘사단법인 대한민국가족지킴이’ 이사장(55·여)은 “사회가 세대 간 심각한 양극화에 머물다 보니 법을 제정해서라도 불효를 막아 보겠다는 것은 앞으로 고령사회에서 국가가 안고 가야할 책임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산을 자녀들에게 미리 증여하기보다 매월 나눠 증여하는 방법을 추천한다”며 “부모에게 매월 증여금을 받기위해서도 효와 봉양을 다하지 않을까 싶다”며 다소 씁쓸하지만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박준호·이채훈 기자 ju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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