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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나만 알고 싶은 아지트, 문배동 옛 인쇄소거리+열정도

[Local+Culutre+Play] 문배동 옛 인쇄소거리, 왁자지껄 청년들의 열정도와 정겨운 주민들의 사랑방이 공존하는 곳
‘청년장사꾼’이 치킨혁명·감자·철인28호·열정도쭈꾸미·고깃집을 연 열정도
파치먼트 커피&갤러리·문배동 함박스테이크·붐박스·한잔차차·문방구 등 추억이 새록새록

입력 2016-06-22 07:00 | 신문게재 2016-06-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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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바쁘셨어요?”, “딸! 잘 있었어?”

 

매장 주인도, 손님들도 마치 어제 만난 친구처럼 인사를 나누고 등을 두드리며 위안을 전한다. 오가며 아이스크림이며 수박을 넣어주고 가는 단골이 있는가 하면 열흘 내내 출근도장을 찍는 이도 있다. 

 

용산더프라임·이안·리첸시아·용산KCC 등 4000세대가 넘는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이곳은 한때 전성기를 누렸던 문배동 옛 인쇄소거리다.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40~50년 된 건물들이 고스란히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 현재는 아기자기하고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공간이다.  

 

서촌·공덕동·이태원의 우사단길 등에서 열정감자·열정꼬치 등의 매장을 열었던 ‘청년장사꾼’이 2014년 11월 치킨혁명·감자·철인28호·열정도쭈꾸미·고깃집을 열면서 ‘열정도’라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2014년에서 2015년으로 넘어가는 즈음 거의 동시에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들어선 이곳은 왁자지껄한 청년들의 열정도와 정겨운 주민들의 사랑방이 공존하고 있다. 청년장사꾼의 김연석 공동대표는 “관광상권화되기 보다는 지역밀착형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놓았다.


◇스웨그 넘치는 왁자지껄 청년들의 ‘열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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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청미 점장이 추천하는 감자집 대표메뉴 케이준 양념감자.(사진=허미선 기자)

“이 동네 30년을 살았는데 이런 데가 있는 줄 모르셨다는 손님이 아직도 하루 한분은 계세요.”


감자집의 박청미(27) 점장 말처럼 오래 산 주민들도 존재 자체가 아직은 생소한 문배동 옛 인쇄소거리는 서울역·용산·이태원을 아우르는 틈새공간이기도 하다.

 

지난해 여름 즈음부터 북적이기 시작한 이곳 고객은 주변 직장인들과 주민들이 반반 정도다. 그래서 주말엔 5시 넘어서 영업을 시작하고 일요일엔 절반 이상이 문을 닫는다



“여기 오는 손님들은 맛도 맛이지만 젊은 애들이 너무 열심히 하니까 그거 보고 에너지를 얻어가요. 나도 나이가 60이 넘었는데 얘들이랑 있으면 힘이 나고 존경스럽다니까요.”

거리가 시작하는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치킨혁명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심미수(61)씨는 대형 프렌차이즈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이다. 덕수궁 근처 음식점에서 인연을 맺은 청년장사꾼 김운규·김연석 공동대표의 길거리 읍소(?)로 합류했다. 전문 목수 하나를 두고 밤새워 매장 5개를 직접 꾸미는 젊은 친구들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켜보면서 대견해하고 안쓰러워하는 청년들의 ‘어머니’같은 존재다.

열정도의 시작부터 함께 한 철인28호 김수현(27) 점장은 “여기 처음 들어왔을 때는 손님보다 우리 멤버가 더 많았다. 처음에 열정도고깃집 초벌구이부터 시작했는데 밖에 서 있으면 납치돼도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온전히 제 소유는 아니지만 매장 공사부터 포스터 관리까지 제가 다하다 보니 열심히 안할 수가 없어요. 고깃집 단골손님이 가게로 가시다 여기 들려서 아이스크림도 주고 가시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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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감성’한 철인28호 앞 밤풍경.(사진제공=청년장사꾼)

 

‘감성감성’하다고 청년장사꾼들이 입을 모으는 철인28호는 경리단길 치즈어랏의 메뉴를 그대로 가져온 통삽겹구이가 대표메뉴로 혼밥족과 사진 찍기 좋아하는 이들이 주로 찾는 곳이다.

아마추어 래퍼기도 한 최성훈(25) 점장이 이끄는 열정도고깃집은 힙합의 라임과 스웨그로 ‘업’된 분위기의 식당이다. 직장인들은 물론 주민들, 가족 단위의 손님들까지를 아우르는 이곳의 인기비결은 오롯이 좋은 고기다.

“저희가 몇십년 된 이모님들보다 음식솜씨가 좋을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좋은 고기를 써요.”

점장과의 랩배틀, 가위바위보 등 매일 소소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 고깃집에는 SBS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출연자 데이빗이 점장과 랩배틀을 벌였던 곳이기도 하다. 청년장사꾼 2주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감자집까지 운영하게 되면서 서울에 정착한 울산 아가씨 박청미 점장은 고려식당을 추천한다. 

 

30여명의 청년장사꾼들과 숙소생활을 하고 있는 박 점장이 매일 끼니를 해결하는 이곳은 “이모님들이 반찬이며 계란프라이며 챙겨주시고 너무 잘해주는” 식당이다.


◇옛 인쇄소거리 그대로, 주민들의 정겨운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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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느낌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찾는 카페 인스테이션(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파치먼트 커피&갤러리, 붐박스, 한잔차차.(사진=허미선 기자)

 

“너무 들썩거리는 게 부담스러워서 저는 이쪽을 자주 찾아요.”

문배동 주민 김성령(40)씨는 “파치먼트 커피&갤러리·문배동 함박스테이크·붐박스·한잔차차·문방구 등에서 남편과 커피 한잔, 맥주 한잔 하러 자주 찾는다”고 추천한다. 김씨가 추천한 곳들은 열정도 청년들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와는 전혀 다르게 정겨운 옛 인쇄소거리 정서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곳들이기도 하다. 동네 주민이기도 한 주인장들은 커피가 좋아서, 맥주가 좋아서 혹은 내 아이처럼 좋은 것을 먹이고 싶어서 매장을 열었다.

문배동 함박스테이크의 황시내(33) 사장은 “아이들이 많은 동네여서 엄마들이 아이들 데리고 와서 마음 놓고 드실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2015년 1월 문을 열었다. 아이와 엄마는 물론 혼밥족들, 데이트족들이 단골처럼 드나들고 주변 직장인들이 평일 점심식사를 위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황 사장은 저마다 다른 맛과 커피 철학으로 운영 중인 3군데 카페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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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내 사장이 운영 중인 문배동 함박스테이크.(사진제공=문배동 함박스테이크)

“입구에 있는 커피스테이션은 사장님이 사진작가세요. 굉장히 재밌는 얘기를 많이 해주시죠. 파치먼트는 부드럽고 커피더맨은 직접 로스팅해 커피를 내려주세요. 저마다 개성이 뚜렷해서 전혀 다른 커피 맛을 즐길 수 있죠.”


커피나무가 즐비한 파치먼트는 진상백(40) 대표가 운영하는 푸드바이크 공방이기도 하다. 동네 주민이기도 한 진 대표는 커피를 내는가 하면 맥주탭 형식으로 커피, 맥주, 음료 등을 팔 수 있는 푸드바이크를 꾸며 창업을 돕기도 한다.

“권리가 없던 곳인데 최근에 2000~5000만원 정도의 권리금이 생겼어요. 월세도 좀 오르고…사람들로 붐비는 것도 좋지만 옛 인쇄소거리의 정겨움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붐박스는 매장 전체가 빨간 붐박스 모양을 하고 있는 맥주집이다. 주인장이 맥주를 너무 좋아해 꾸준히 새로운 맥주를 채워 넣는 곳이다. 바로 옆 포차컴퍼니에서 1차를 마치고 2차로 붐박스를 찾았다는 오장호(31)씨는 “은근히 마니아들이 많은 곳이다. 80년대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어 정겹다”고 붐박스를 소개한다.

붐박스와 포차컴퍼니 골목 건너편에는 한국식 와인바 ‘한잔차차’가 자리 잡고 있다. 떡볶이와 와인 등 특이한 조합으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철인28호 골목에 위치한 다방구, 참숯집, 빈티지 의류매장 앨리43이나 열봉부엌, 주말 저녁이면 가족단위 손님들로 빼곡한 일공오삼겹살, 부동산 사장이 자신의 피규어 컬렉션을 모아둔 공간(뽕블로그)까지 골목골목 열정과 정겨움이 넘치는 이곳은 문배동 옛 인쇄소거리이자 청년들의 열정도다.

“더이상 시끄러워지지 않고 저만 아는 아지트였으면 좋겠어요.”
이같은 손님들의 바람이 있고 매장마다 분위기나 운영철학은 다르지만 이곳 가게 주인들의 바람은 한결같다.

“정겨운 동네같은 느낌은 살리면서 조금만 더 북적이면 좋겠어요.”

글·사진=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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