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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나만을 위한 작은(?) 사치, “우리에겐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고!”

[싱글라이프] 스케일 다양해진 1인 가구 '가치 소비'

입력 2016-08-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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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이에게 사치란 매우 작고 소소한 것이 대부분이다. 혼자여행, 다소 사치스러운 호텔에서의 휴가, 하루를 마무리하고 혼자 들이켜는 캔 맥주 등에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 되곤 한다. 

 

네이버 포스트에 연재 중인 서툰 작가의 ‘1인 가구 LIFE 밥숟갈 하나’에는 혼자 사는 이의 ‘작은 사치’에 대한 에피소드가 공개된 적이 있다. 무더운 여름 9만원을 주고 산 중고 세탁기의 고장으로 버티고 버티다 결국 한 바구니에 1만원하는 세탁소를 이용한 결과는 뽀송뽀송한 수건만큼이나 만족스러웠다. 이에 대한 공감도는 다소 엇갈렸다. 한껏 공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 정도가 무슨 사치냐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아이템이 무엇이든 순간의 행복을 위한 작은 사치는 누구에게나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자신만의 공간, 자신만의 노하우로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1인 가구들의 ‘사치’ 행각(?). 1인 가구로 지낸 시간이 오랠수록 그 ‘사치’의 스케일은 보다 소소해지고 기발해진다. 

 

 

◆아주 작은 변화와 사치, 1만원의 행복 

 

△서툰, 30세, 네이버 포스트 작가, 1인 가구 5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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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작가는 무더운 여름 9만원을 주고 산 중고 세탁기의 고장으로 버티고 버티다 결국 한 바구니에 1만원하는 세탁소를 이용하는 사치를 누렸다.(사진=본인제공)

“사실 저 맥주도 잘 못마셔요. 맛 구분도 잘 못하고…. 현실적으로 국산맥주나 4개 세트로 묶인 수입맥주가 싸다는 건 알아요. 그런데 하루 종일 고생하고 맥주 한캔 하겠다고 마트의 맥주 코너에 선 저를 위해서는 이상한 사치를 부리게 돼요. 이 정도 작은 사치는 누려도 된다는 생각이 들곤 하죠.”

 

마트에 갈 때면 늘 고민하곤 하는 서툰 작가는 결국 할인율이 제일 적은, 새로 나온 맥주를 장바구니에 고이 담는다. 

 

서툰 작가는 셀프 인테리어로도 소소하게 삶의 에너지를 얻기도 한다. 인테리어에 딱히 관심이 많은 것도 손재주가 뛰어난 것도 아니지만 주말을 거의 집에서 뒹굴며 지내다 보니 자꾸만 빈벽에 시선이 가더란다. 

 

망치질이나 드릴로 고치거나 DIY로 뭘 만드는 건 자신도 없고 엄두도 안나지만 벽 정도는 뭔가 인테리어를 할 수 있겠다 싶어 굳이 없어도 되는 일러스트 포스터와 액자 등을 사다 걸고는 마냥 웃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현관매트도 그래요. 신발 벗는 데 예쁜 타일을 깔고 싶었는데 타일 자체도 비싸고 시공도 해야하고…대리석은 못 깔아도 현관 매트나 하나 깔자 싶었어요. 그걸 깔아둔 후로는 집을 나가고 들어올 때마다 기분이 너무 좋아요. 삶의 질이 올라간 듯한 그런 느낌이요.”

 


△송가란, 26세, 공연홍보, 1인 가구 1년 6개월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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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면 매번 사치를 부리죠. 최강 폭염이잖아요. 6.5평짜리 원룸에서 집안 공기가 서늘할 정도로 에어컨을 짱짱하게 틀고 그냥 시간을 보내요. 그래봐야 한달 전기세가 9000원~1만원이에요. 지금 막 너무 배가 고파 맥딜리버리를 시켰는데 8000원 이상이어야 배달이 된다고 해서 잠깐 고민에 빠졌죠.”


바로 앞에 있는 매장이니 먹을만큼만 포장해서 가져오는 게 보다 합리적이긴 하다.

 

하지만 송가란씨는 “에어컨 튼 게 너무 아까워서”라거나 “휴일이니까 편하게 쉬자”는 이유를 달아 맥너겟을 하나 추가해 배달서비스를 만끽했다.

“9000원어치 사치스런 점심이었어요. 아침에 김에 싸서 햇반 하나를 해치웠는데….”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1인 가구의 사치스러운 휴일이란 이런 것이다.

 


△김화연, 45세, 평범한 직장인, 1인 가구 15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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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한 직장에서만 15년, 상사와 갑질의 달인으로 유명한 대형 클라이언트에 치이는 데도 이골이 났다. 

 

하지만 아무리 연차가 오래 되도 상처는 받는다. 연차에 맞게 행동하느라 오히려 스트레스는 더 는다. 이에 김화연씨는 버블목욕을 제대로 즐기는 데 주말 대부분을 헌납한다.

 

“해외여행을 가면 꼭 괜찮은 입욕제를 구입하곤 해요. 다소 비싼 것도 있지만 1만원 안팎이면 꽤 훌륭한 것들을 살 수 있죠. 주말에 그걸 욕조에 풀고 몸을 담궈요. 그런 천국이 없죠. 혼자 살기 시작한 지 얼마 안됐을 때는 그 마저도 사치였어요. 작은 세면대와 변기가 전부인 화장실에 욕조는 꿈도 못꿨었죠. 그래서 형편이 나아져 집을 넓혀 이사할 때는 욕조를 먼저 봤을 정도였어요.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그때 생각이 나면서 현재가 더 소중해지죠.” 

 

 

◆통큰 사치? 돈보다 힐링!

△윤정혁, 39세, 프리랜서 웹디자이너, 1인 가구 7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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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스탁)

“그 동안 참 열심히도 살았다 싶어요. 그래서 한 10년 전부터 2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유럽 여행을 하고 있죠.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을 다녔어요. 매달 10만원씩 정기적금을 들어 비행기 삯을 충당하고 유럽의 한두 도시를 3주 동안 여행하죠. 비행기값, 궁색하지 않은 숙박비, 현지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체제비 등 1000만원 안팎이 들지만 그 기억으로 꽤 오래도록 고단한 현실을 버틸 수 있으니 비싼 것도 아니죠?” 


뭐니 뭐니 해도 누구에게나 가장 큰 사치는 여행이다. 시간을 내야하고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데다 발품도 팔아야한다. 하지만 그 대가로 입과 눈이 즐거워지고 마음의 평안을 찾는가 하면 꽤 오래 현재를 누릴 에너지를 충전하곤 한다.



△손이정, 45세, 외국인회사 상하이 지사 PM, 1인 가구 30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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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싱턴 제주의 샴페인 브런치.

 

부모님과 살다가 상하이 지사로 발령받으면서 1인 가구 30일차에 접어든 손이정씨는 서울에서도 좀 지쳤다 싶으면 짐을 싸 호텔로 향하곤 했다. 그렇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룸서비스를 시켜먹고 빨래 서비스를 받으며 하루를 지내고 나면 죽을 듯한 피곤도 풀리곤 한다.

“아직 살 집을 구하지 못해 회사에서 장기임대한 호텔에서 묵고 있어요. 집을 구해 이사를 하더라도 중국은 서울에 비해 호텔비가 싼 편이니 더 편한 마음으로 즐기려고 해요. 호텔방, 룸서비스, 빨래 등을 다해도 하루 20만원 안팎이에요. 서울에서 친구들 두 번 정도 만날 수 있는 비용이지만 어쩌다 한번은 이런 사치도 누릴만 해요.” 

 


◆편리한 서비스는 이용해야 제맛!

 

△이미나, P2P금융기업 렌딧 홍보, 1인 가구 8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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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씨가 이용하는 호텔 베딩 서비스.

IT업계의 열혈 홍보녀로 유명한 ‘꼬날’ 이미나씨는 지난해부터 호텔베딩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매주 혹은 2주에 한번 호텔처럼 침구 전체를 바꿔주는 서비스로 격주로 이용할 경우 1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

“비염, 아토피, 각종 피부병으로 늘 고생이 심한 편이에요. 침대 위생에 그만큼 신경을 써야 하죠. 혼자 살다 보니 세탁소에 맡기거나 엄마한테 부탁하거나 했는데 큰 맘을 먹어야 가능해지니 한달에 한번 빨기도 쉽지 않았죠. 우연히 호텔베딩 서비스를 알게 돼 이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만한 호사가 없네요. 지난해 가을 무렵에 겨울용 침구로 바꿔주겠다는 문자가 왔는데 그날 밤에 집에 들어가니 정갈하게도 침구가 바뀌어 있더라고요. 택도 안뗀 새 제품에 폭 싸여 정말 잘 잤어요.”

그 침구세트는 이미나씨 이름으로 라벨링돼 격주로 항균세탁해 서비스된다. 계절별 이불을 보관할 공간도 절약되고 침구관리도 가능하니 일석이조다.


△조장수, 51세, 보험회사 지점장, 1인 가구 21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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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대행 대리주부.

“고객응대에 박람회 준비, 서류작업 등을 하다 보면 하루 한번 청소는 꿈도 못꿔요. 한달에 한번이나 청소기를 돌리면 다행이죠. 그래서 생각한 게 청소대행업체였어요. 처음엔 30만원 정도 하는 비용이 비싸다 싶었는데…. 그분들이 한번 다녀가고 나면 몇 달은 꽤 쾌적하게 살 수 있어서 합리적인 사치다 싶어요.”


오랜 세월과 경험으로 혼자 살기 노하우를 어느 정도는 터득했다고는 하지만 남자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창틀, 문짝, 조명기구 등까지 빈틈 없이 청소된 걸 본 후로 조장수씨는 분기별로 한번씩 청소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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