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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4위' 손연재...최선을 다했기에 팬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입력 2016-08-2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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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그래도 빛났어<YONHAP NO-1576>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을 마친 손연재가 퇴장하고 있다. (연합)

 

결국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경쟁자인 우크라이나의 간나 리자트디노바가 동메달을 확정짓는 연기를 펼치자 손연재(22·연세대)는 코치의 품에 안겨 뜨거운 눈물을 떨구었다.

손연재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 올림픽 경기장에서 치러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4종목 합계 72.898점으로 아깝게 4위를 기록했다. 3위인 간나 리자트디노바(73.583점)와는 불과 0.685점 차 밖에 나지 않아 아쉬움이 더욱 컸다.

리자트디노바에게 0.318점 뒤진 상태에서 마지막 리본 경기에 들어섰을 때 관중들은 큰 박수로 그를 맞았다. 완벽하고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지 못하면 동메달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게 그는 그 어느 때 보다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손연재가 받아든 점수는 18.116점. 자신이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받은 종목 점수 중 가장 낮은 것이었다.

손연재는 후프(18.216점)와 볼(18.266점), 곤봉(18.300점), 그리고 마지막 경기였던 리본(18.116점) 등 4종목에서 모두 18점대 초반의 점수를 얻었다. 하지만 이런 준수한 점수도 리듬체제계의 ‘양 강’ 마르가리타 마문과 야나 쿠드랍체바,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간나 리자트디노바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체조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자신에게 쏟아진 기대의 중압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 손연재는 제 실력을 채 발휘하지 못했고 그래서 더욱 안타까움을 떨치지 못했다. 매일 진통제를 맞아야 했던 고질적인 발목 부상이 그를 발목잡았다.

하지만 손연재에게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아름다운 4위에게 보내는 진심어린 갈채였다.

손연재는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결선에서 보여준 자신의 연기에 대해 “제가 점수를 준다면 100점을 주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중학교 때부터 일기장에 올림픽 등 세계대회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적었다”면서 “지금은 (이번 대회 결과를)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꿈을 이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그러면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후 운동을 그만두려 했었다”고 털어 놓았다. “정말 슬럼프였고, 리우올림픽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없을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내 “너무 힘들 때 저를 끝까지 놓지 않고 잡아주신 부모님과 주위 많은 분들, 그때는 참 미웠는데 지금 와서 돌아보니 너무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손연재의 어머니 윤현숙 씨도 이번 대회에서 후회 없는 연기를 펼친 외동딸을 대견해 했다. 메달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아픈 몸을 이끌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최고의 기량을 보여 준 딸이 마냥 자랑스러울 뿐이었다.

한 동안 손연재를 바라보면 눈물을 훔치던 어머니는 “오늘 연재가 정말 잘했다”며 축하해 주었다. 비록 메달을 따는데는 실패했지만 최선을 다해준 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연재가) 발목 부상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애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딸을 만나면 꼭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리우 올림픽 역시 마지막 올림픽 출전일 수 있음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는 손연재. 그녀가 이제 어떤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팬들이 많다.

손연재의 소속사인 갤럭시아SM은 손연재가 다음 달 국내에서 갈라쇼를 펼칠 예정이며 아직 은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올림픽 준비를 위해 대학을 한 학기 휴학한 상태”라며 “다음 학기에 복학해 내년 여름 졸업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손연재도 “일단 마지막 올림픽이라 생각하고 죽기살기로 준비했다”면서 “런던 대회 때도 마지막이라 생각했었는데 아직은 올림픽 이후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이 없어 푹 쉬면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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