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헬스플러스 > 힐링투어

밴쿠버, 다운타운을 벗어난 주변 명소들

그랜빌아일랜드서 크램차우더 한입 …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파크’서 절벽아래 보이는 흔들다리 건너

입력 2016-10-27 12:08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영국의 고풍스러움 담은 ‘빅토리아’와 해변 맛집들


로키산맥을 둘러보고 캐나다 밴쿠버로 돌아오니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돼 이전보다 훨씬 더 맑고 따뜻했다. 따스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은 쾌적한 기분을 들게 한다. 날씨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가볍게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밴쿠버만의 색으로 칠해진 그랜빌아일랜드


기사이미지
그랜빌브릿지(Granville Bridge) 아래에 위치한 그랜빌아일랜드(Granville Island)의 모습, 다리를 건너서 아래로 내려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준비해 온 지도를 따라 ‘그랜빌아일랜드’(Granville Island)로 향했다. 다운타운 중심거리에서 그랜빌스트리트(Granville St)를 따라 약 20분 정도 걸으니 다운타운의 끝을 연결하고 있는 그랜빌브릿지(Granville Bridge)가 보인다. 그랜빌브릿지 아래에 놓인 그랜빌아일랜드는 다리를 건너서 아래로 내려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랜빌아일랜드에 도착하자마자 개성 넘치는 예술·공예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눈에 띈다. 그랜빌아일랜드는 원래 공장터와 창고만 남은 오래된 공장지대였지만, 1970년대 재개발되면서 지금과 같은 관광지로 탈바꿈됐다. 여전히 낡고 투박하지만 밴쿠버만의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색으로 칠해져 세련된 모습이다.


기사이미지
그랜빌아일랜드의 명소 ‘퍼블릭마켓’(Public Market)


그랜빌아일랜드의 명소라면 단연 ‘퍼블릭마켓’(Public Market)을 꼽을 수 있다. 퍼블릭마켓은 그랜빌아일랜드 북쪽 끝자락에 위치해 다양한 음식과 신선한 재료를 살 수 있다. 마켓을 돌아보는 내내 먹음직스러운 음식들과 앤티크한 기념품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갓 요리된 고소한 음식 냄새가 여기저기서 새어나오고, 주문한 음식을 받아오는 사람들의 표정들은 즐겁기만 하다.


‘무엇을 먹어볼까’ 고민하다가 맛있어 보이는 크램차우더(Clam Chowder)를 하나 사들고 퍼블릭마켓 밖으로 나왔다. 다운타운이 보이는 벤치에 앉아, 크램차우더와 크루아상을 한입 베어 먹었다. 신선한 해산물의 맛이 부드럽고 감칠맛난다. 옆쪽에 마련돼 있는 간이 공연장에는 근사한 중년 남성이 풍성한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다.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크램차우더, 멋진 음악이 함께하니 간단한 식사에도 마음까지 풍요로워진다.


자연과 어우러진 테마파크,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파크’


밴쿠버 다운타운을 기점으로 버라드만(Burrad Inlet)을 건너면 밴쿠버 북부(North Vancouver)에 이른다. 다운타운에서 버스를 타는 게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바다를 건너가는 ‘씨 버스’(Sea Bus)라는 대중교통이 궁금해 워터프론트 스테이션(Waterfront Station)으로 향했다. 씨 버스는 이름처럼 바다를 이동하는 버스인데, 페리(Ferry)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 듯하다.


창밖에는 알래스카로 향하는 크루즈가 지나가고, 무거운 짐을 실은 화물선들이 천천히 움직인다. 수상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게 하는 매력이 있다. 어느새 20분이 지나 밴쿠버 북부 선착장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선착장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로 향한다. 여름이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서 버스 운전기사가 직접 가이드를 자처한다. 마이크로 밴쿠버 북부 구석구석을 설명하는데, 버스 안의 모든 승객들이 경청하며 즐거워한다.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로 갈 사람은 이번 정류장에서 내리라’는 안내를 듣고, 인사하며 내렸다. 작은 인사를 주고받았을 뿐인데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들뜬다.
 
곧 오두막 모양의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 파크 매표소가 보인다. 입장료는 성인 39.95달러(한화 약 3만6000원)이다. 구입한 입장권을 가지고 안내 센터로 들어가면 한국어를 포함한 다양한 언어로 설명돼 있는 안내 지도가 보인다. 오랜만에 한국어로 설명된 지도를 보니 반가웠다. 입구에는 캐나다의 역사와 서스펜션 브릿지의 건설 과정 등을 소개한 스토리센터(Story Center)가 있다. 파크를 즐기기 위한 준비 단계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읽으며 안으로 이동했다.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는 높이 약 70m, 길이 약 140m의 제법 긴 흔들다리로 1889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더 튼튼하고 안전하게 재설계되며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기사이미지
1889년에 처음 만들어진 높이 약 70m, 길이 약 140m의 흔들다리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


내부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이 다리를 건너야 한다. 연간 8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인 만큼 다리를 건너기 위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흔들다리 위를 건너는 사람들의 표정은 마치 놀이공원에서 인기 있는 어트랙션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상기돼 있다. 다리는 걷는 내내 무게중심에 따라 심하게 흔들리는데, 아파트 25층 정도 되는 높이에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필자도 자신만만하게 올라섰지만 결국 손잡이에 의지한 채 다리를 건널 수밖에 없었다.


기사이미지
사람 키의 몇 배가 되는 나무들을 연결시켜 놓은 ‘트리톱 어드벤처’(Treetop Adventure)


다리를 지나면 사람 키의 몇 배가 되는 나무들을 연결시켜 놓은 ‘트리톱 어드벤처’(Treetop Adventure)를 만날 수 있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흔들다리로 연결해 이동하다보니 마치 정글에서 나무타기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가장 최근에 개장한 ‘클리프 워크’는 캐필라노 절벽을 따라 설치된 산책로다. 강철 케이블로 절벽에 연결돼 있는 모습이 아찔하다. 투명하게 처리된 바닥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파크 입구에서 챙긴 안내 지도에는 명소별 번호와 스탬프를 찍을 빈칸이 마련돼 있다. 스탬프를 모두 찾아 찍은 후 안내 센터로 가져오면 탐험가 수료증을 발급해준다. 곳곳에 숨겨진 각양각색의 스탬프를 찾는 재미도 있지만 파크 전체를 섭렵했다는 자긍심이 관광객을 우쭐하게 해준다.


캐나다 속 작은 영국, 빅토리아


기사이미지
빅토리아는 ‘정원의 도시’ 또는 ‘휴양의 도시’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주도이다.


밴쿠버가 속해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끝자락에 밴쿠버아일랜드가 있다. 여기서 가장 큰 곳이 빅토리아로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주도이며 ‘정원의 도시’ 또는 ‘휴양의 도시’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빅토리아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캐나다지만 영국의 색채를 많이 담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을 받드는 뜻으로 건설됐으며 곳곳에 영국풍 건물이 눈에 띄는 등 영국의 전통과 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밴쿠버에서 당일 또는 1박 2일로 섬에 있는 빅토리아를 여행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빅토리아 다운타운으로 이동하려면 스카이트레인, 페리, 버스를 갈아타는 데 약 3시간이 소요된다. 필자는 아침 일찍 서두른 탓에 점심 전에 빅토리아 다운타운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운타운 중심에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사당이 보인다. 보는 순간 고전적이면서도 웅장한 모습에 압도된다. 25세 젊은 설계사가 디자인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위용이 대단하다.


국회의사당을 둘러보고 건너편에 위치한 ‘이너하버’(Inner Harbour)로 향했다. 바다를 중심으로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마주하고 있고, 여행객을 태운 마차가 도로 위를 유유히 지나가는 모습이 신선하고 이색적이다.


이너하버 곳곳에는 길거리 공연, 예술작품, 다양한 형태의 동상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가던 길을 멈추고 잠깐 난간에 기대어왔던 길을 되돌아 본다. 올 때는 보이지 않았던 색색의 싱그러운 꽃들과 푸른 바다, 주의사당의 모습이 감탄을 자아낸다. 바다 가까이로 가면 카약, 고래관찰(Whale Watching), 수상비행기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빅토리아를 떠나기 전 미리 알아본 피시 앤 칩스 음식점을 찾았다. 지도에 표시된 길로 따라왔는데, 아무리 봐도 음식점이라기보다는 선착장에 가까운 모습이다. 돌아서려는 찰나 시끌벅적하게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려 가까이 가보니 물고기 모양의 작은 간판과 길에 세워둔 아담한 메뉴판이 보인다. 오래된 듯 허름한 외관이지만 바다를 앞에 두고 맛을 음미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주문한 음식을 받아들고 자리에 앉았다. 신선한 야채와 갓 구운 빵, 진하게 내뿜는 바다 향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빅토리아를 마지막으로 밴쿠버 여행을 마무리하고 캐나다 동부로 향한다. 언제나 그렇듯 기억 속의 밴쿠버는 포근하고 아련하다.


TIP. 빅토리아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사당에서는 무료 가이드 투어를 해준다. 운영시간(월~금요일, 오전 8시30분~오후 5시) 내 매시간 정각에 시작되며 약 30분간 진행된다. 기본적으로 가이드의 설명은 영어로 진행되지만 안내데스크에 비치된 한국어 셀프 가이드북을 활용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투어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역사부터 주의사당 내부 구석구석을 소개하며 궁금점을 현장에서 해소할 수 있다. 가이드 투어 없이도 의사당 내부 입장은 가능하지만 빅토리아라는 도시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가이드 투어에 참여할 것을 추천한다.


노윤수 여행칼럼니스트 roh_ys@naver.com



기자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