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헬스플러스 > 칼럼

대통령 의료정보 노출 정당한가 … 환자정보 보안 중시돼야

피의자 신분이나 일반인이라도 알려지는 건 의사윤리나 의료법상 온당치 않아

입력 2016-11-24 16:43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
  • 밴드
  • 프린트
기사이미지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뜻밖에 의료계로도 향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로부터 소개받은 민간 의사의 사적 시술, 다들 궁금해하는 ‘세월호 7시간’ 등과 관련해 언론들이 의료계 전반을 들쑤시고 있다.


청와대가 2년 간 태반주사·백옥주사·감초주사·마늘주사를 2000만원이라는 거액에 구매하고 심지어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까지 들여왔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라 나오자 국민들은 과연 그런 약이 필요한지, 또는 미용성형시술과 관련된 의약품인지, 세월호 7시간 공백과 관련 있는지 등 의구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박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의 피의자가 됐다 해도 아직 대통령을 유지하고 있는 데도 국가 2급 비밀인 대통령의 건강 관련 이슈가 언론을 통해 여과없이 알려지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박 대통령 초대 주치의를 맡았던 이병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장(산부인과 교수)은 지난 23일 모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 측이 태반주사 등 영양주사를 먼저 요구했고, 의학적 근거가 희박한 영양주사를 대통령에게 놓을 수는 없어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밝혔다. 또 “차움의원 출신 대통령 자문의 김상만이 자신과 상의 없이 대통령을 독대해 영양주사제를 놓은 사실을 몇 차례 사후 보고 받았으며, 자신이 원해 대통령 주치의를 그만둔 게 아니다”라고 말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이 병원장은 박 대통령 취임 초인 2013년 2월부터 주치의를 맡았다가 2014년 9월 갑자기 물러났고, 그 뒤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산부인과 교수)이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같은 발언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 면에선 두둔할 수 있겠지만 비단 대통령이 아니어도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를 따지면 바람직하지 않다. 의료법 조항으로 봐도 엄연한 ‘불법’이다. 2012년 신설된 의료법 시행규칙 제1조의 3제 1항은 ‘환자는 진료와 관련된 신체상건강상 비밀과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하며, 의료인과 의료기관은 환자의 동의를 받거나 범죄 수사 등 법률에서 정한 경우 외에는 비밀을 누설 발표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료법에 의사의 환자 비밀누설에 대한 별도의 벌칙은 없으나 환자가 이로 인해 심대한 침해를 입을 경우 명예훼손으로 의사를 형사 고소할 수 있는 사안이다. 또 개인정보보호법은 의료기관과 환자 정보를 일체 비공개하고 있고, 비밀을 누설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의사윤리 강령에도 의료인은 직무를 통해 알게 된 환자의 비밀을 철저히 지키고, 학술적인 논의나 질병의 파급을 방지하기 위한 경우에도 환자의 신상 관련 사항은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고 적혀 있다.


이 병원장이 최순실 사태, 세월호 7시간 등 의혹과 관련해 박 대통령의 건강 또는 처방과 관련된 정보를 밝힐 게 있었다면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가서 진술했어야 했다. 대리처방 의혹을 받고 있는 차움의원처럼 뻔히 보이는 거짓말로 일관하는 것도 문제지만 설사 사실인 내용이더라도 환자 정보를 언론을 통해 흘린 것은 국내 최고 사립 대학병원의 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처사다. 


예전에도 환자의 진료정보가 동의 없이 외부로 유출된 사례가 있다. 공교롭게도 최순실 단골병원 원장으로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 임용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재 원장은 2003년 모 개그우먼의 지방흡입수술 등 진료기록을 언론에 공개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속돼 벌금형을 받았다.


물론 박 대통령의 건강 이슈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현 사태는 대통령과 청와대가 스스로가 자초한 면이 크다. 공적 시스템인 청와대 의무실을 거치지 않고 민간병원 의사에게 임상근거가 부족한 특정 미용주사를 맞거나 대통령의 혈액 및 관련 정보가 민간병원에 넘어간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꼭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모든 환자는 자신의 진료 및 처방 정보를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몇 년전부터 원격의료, 빅데이터사업이 추진되면서 의료계에서도 정보 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된 지 오래다.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통해 의료계는 환자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를 갖길 바란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이 기사에 댓글달기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
  • 밴드
  • 프린트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

기획 시리즈

MORE

VIVA100

NEWS

人더컬처
카드뉴스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브릿지 초대석
문화공작소

 평택시 농특산물 사이버장터

세종시청

구리시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