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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라면 환자가 곤경에 처해도 ‘정신적 지지’ 마땅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박근혜 대통령 前 주치의로서 ‘무책임’ 기자회견 유감

입력 2016-11-2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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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대통령 비선 진료’, ‘불법주사 구입’ 등 의혹과 관련해 열린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의 긴급 기자회견을 본 다른 학교 의대 교수는 SNS에 ‘목불인견(目不忍見)’이라는 한마디를 남겼다.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하거나 하도 어이가 없어 참고 볼 수 없는 모습이라는 의미다. 기자회견 내내 모르쇠로 일관하며 책임 회피에 급급한 서 병원장의 모습에 의료인들은 “왜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이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결과적으로 서 병원장의 기자회견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를 둘러싼 의혹만 더 증폭시켰다. 그는 청와대가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와 팔팔정 등을 구입한 사안에 대해 “청와대 의약품 구매는 경호실 소속 의무실장에게 소관으로 주치의는
결재라인에서 완전히 빠져 있으며 프로포폴 구매 내용 등도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주치의 자문을 받고 비아그라를 구입했다”는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다.


대통령 자문의인 김상만 녹십자 아이메드 원장이 주치의 몰래 박 대통령을 진료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직접 보지 못해서 모른다”, 백옥주사나 태반주사 시술에 대해선 “적어도 나는 구매 요청을 한적 없다”며 정확한 대답을 피했다. 최순실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산업부에서 15억원이 지원된 김영재 의원 관련회사 봉합실 개발에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선 의료용품의 국산화를 위해서였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긴급 기자회견 소식을 들었을 때 큰 기대는 안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단순히 해명자료를 내면 될 정도의 내용을 굳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것은 그날(26일) 대규모 촛불집회를 앞두고 심적인 부담을 덜기 위해서였을까. 의도야 어쨋든 면피성 기자회견은 서 병원장에게 자충수가 됐다.


서 원장은 이병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장(박근혜 정부 1대 주치의)에 이어 2014년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2대 주치의를 지냈다. 이 시기 청와대는 ‘고산병 예방 및 치료’를 목적으로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와 팔팔정을 구입했고 전립선비대증과 탈모 치료에 쓰이는 ‘프로스카’,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 전신마취 유도제인 ‘에토미데이트리푸로 주사제’ 등도 들여왔다.


대통령 주치의는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진료 방침을 결정하는 자리다. 청와대에 사용처도 알 수 없는 대량의 약들이 유입됐는데도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이제와서 결재 라인을 운운하며 의무실장과 민간의사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은 엄연한 직무유기다. 
안 그래도 최순실의 국정 의료농단으로 뒤숭숭했던 의료계 전체의 체면을 더욱 떨어드렸다. 국내 최고의 의사들만 모였다는 서울대병원의 수장이 보여준 무책임한 모습에 보통사람들조차 ‘겨우 저 정도냐’며 고개를 저을 지경이다. 


그럼에도 서 병원장은 “죄를 짓거나 판결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병원장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그가 박근혜 대통령의 후광을 입어 차관급인 서울대병원장 자리에 오른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전임 박용현-성상철-오병희 등이 굳건한 라인을 세워 병원장을 바통 터치하던 거센 물결에서 난망이던 자리에 오른 그가 주치의로서 무한책임의 자세를 보여주기는커녕 책임회피에 급급하는 모습이 아쉽다. 주치의라면 환자의 신체적 질병 외에도 정신적 지지까지 함께 해야 하지 않겠는가. 마침 전직 국회의장·국무총리가 중심이 된 사회원로들에 이어 이른바 ‘친박 중진’의원들도 박 대통령의 하야를 건의한다는 마당이다. 사면초가의 박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며 행여나 해를 입을까 몸조심하는 민낯이 드러나니 보기에 민망하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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