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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해피엔딩은 없다! 언제나 끝은 끝이 아니다

입력 2017-03-14 15:24 | 신문게재 2017-03-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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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선
허미선 문화부장

언제나 끝은 끝이 아니다. 비선실세 최순실게이트가 불거진 지난해 10월 시작해 지난 11일까지 20차에 걸쳐 진행됐던 촛불집회는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선고로 일단락됐다. 애초 4월 초 ‘벚꽃대선’을 점쳤지만 5월 초 ‘장미대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탄핵정국은 발 빠르게 대선정국으로 방향을 틀었고 유권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채비에 여념이 없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에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중국 정부는 탄핵 인용 발표 전날인 9일부터 웨이보상 혐한 게시물 차단 조치에 들어갔고 정부 차원에서 혐한 시위 제재에 나섰다. 코스피 지수는 매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고 3년이나 미뤄졌던 세월호 인양이 본격화됐다.  

 

지난 1월 연극인·예술가·해고노동자·시민들이 힘을 모아 정부 주도로 작성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항변하는 의미로 세웠던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이제 해체를 선언한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광장극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연극의 공공성, 예술의 공공성, 극장의 공공성을 찾기 위한 새로운 움직임을 준비 중이다.

모든 것이 4개월여 동안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프라이드로 가득했던 광장을 떠나 변화와 진화를 준비 중인데 국민을 ‘개·돼지’라 폄훼하고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만을 ‘국민’이라 칭하는 이들은 여전히 제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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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사극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사진=방송화면캡처)

“그럴 리가 없다. 그런 천한 몸에서 너 같은 자가 났을 리가 없어.”

MBC 월화사극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속 연산군(김지석)의 일갈이 당연시되던 절대왕권 시대에서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한 대한민국의 리더는 마지막까지 교감을 몰랐다.

“허면 그대는, 하늘의 아들이신 나라님 몸에서 나 어찌 그리 천한 자가 되었습니까.”

연산군의 일갈에 홍길동(윤균상)은 이렇게 대꾸했다. “나는 고려 왕족의 후손도, 정승판서의 서자도, 몰락한 양반가의 자식도 아니오. 나는 그저 내 아버지의 아들이오. 씨종 아모개”라는 길동의 말처럼 천함과 귀함을 가늠하는 기준은 신분도 부도 학력도 권력도 아니다.

세상은 변하고 국민들은 성숙해지고 시대는 변했다. 교감이 곧 치유가 되고 경쟁력이 되는 시대 “이대로 괜찮을까?” 싶은 일들이 벌써부터 일어나고 있다.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하고자 폭력과 폭언, 협박을 일삼는가 하면 상대방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 가짜 뉴스 등이 판친다. 화합을 이야기하기도 전에 반목과 음해가 틈새를 헤집어댄다.

“민주주의에 해피엔딩이 어딨어요. 사회 정의는 시시각각 달라지고 시대에 따라 변하는데…. 민주주의에 끝 혹은 완성이 있을까요?”

“이번 장미대선은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지인은 이렇게 대꾸했다. 우문에 현답이었다. 정권이 교체된다고 민주주의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 결국 민주주의의 초심은 끊임없는 관심과 교감이다. 촛불집회 이전과 같은 무관심과 자포자기는 제2의 최순실, 비선실세, 탄핵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래서 언제나 끝은 끝이 아니다.

 

허미선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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