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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근골격계·만성질환 환자에 좋은 '빨리 걷기'

빠르게 걷기, 사망 위험 20% 줄여 … 걷는 속도 느려지면 건강악화 신호

입력 2018-09-06 07:00 | 신문게재 2018-09-0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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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사람이 ‘단순히 걷기만 해도 건강에 좋을까’라는 의구심을 갖는다. ‘달리기와 걷기 중 무엇이 건강에 더 좋은가’도 해묵은 논쟁거리다.

걷기는 특별한 기구가 필요없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간편한 운동으로 뼈에 미세한 자극을 가해 골밀도를 높이고 관절을 유연하게 만든다. 심장병·고혈압·비만 예방 및 성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고, 달리기에 비해 근골격계 손상 위험이 현저히 낮아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운동효과만 따지면 달리기가 걷기보다 운동효과가 높다. 같은 시간 운동할 경우 걷기보다 가볍게 뛰는 운동의 효과가 약 2배 크다. 하지만 노화, 만성질환, 척추·관절질환, 골다공증 등으로 달리기가 힘든 사람은 보통 속도의 평보보다 속보로 걸으면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시드니대 등 5개 해외 대학 연구팀의 공동연구 결과 시속 5~7㎞ 속도로 빠르게 걷는 운동습관을 가진 사람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24% 감소했다. 반면 보통 속도(시속 4㎞)로 걷는 사람은 사망률이 20% 감소하는 데 그쳤다. 속보는 약간 숨이 차서 노래를 부르긴 힘들지만 옆에 있는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정도의 강도로 걷는 것을 의미한다.

빨리 걷되 보폭은 좁게 유지하는 게 좋다. 큰 보폭으로 장시간 걸으면 다리·허리·척추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이미 심혈관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너무 빨리 걸리면 혈압이 급격하게 높아져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평소보다 걷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건강 악화의 신호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팀의 연구결과 보행속도가 정상보다 느린 노인은 사망률이 2.54배, 요양병원 입원율은 1.59배 높아졌다. 또 국내 노인은 같은 연령대 외국인보다 걷는 속도가 많게는 3분의 1 수준으로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걸을 땐 발을 11자 형태로 유지하고 뒤꿈치,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디뎌야 한다. 착지 순간에 체중의 1.5배가 발에 실리기 때문에 발꿈치부터 땅에 닿아야 앞으로 넘어지지 않고 발의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시선은 정면 10~15도 위를 바라보고 허리를 곧게 펴준다. 머리 무게가 약 5㎏에 달해 땅을 바라보고 걸으면 목에 20㎏ 이상의 하중이 전해져 거북목증후군이나 경추간판탈출증(목디스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걸을 때 배를 내밀어 상반신을 젖히는 것도 좋지 않은 습관이다. 상반신 무게는 체중의 약 60%를 차지하는데, 상체를 뒤로 젖히면 이 무게가 허리와 하지에 그대로 가해져 부담을 준다. 하루 중 걷기운동을 하기 좋은 시간대는 오후다. 특히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운동효과가 배가된다. 반면 늦은 밤부터 이른 아침까지는 뇌경색, 이른 아침부터 정오까지는 심근경색 증상의 발생률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같은 거리를 가더라도 천천히 걷는 것보다는 빠르게 걷는 게 효과적이다.

이은주 교수는 “보행속도는 근감소증 여부와 함께 노년기 건강의 핵심 지표로 꼽힌다”며 “품위 유지를 위해 천천히 양반처럼 걸어야 한다는 생각을 멀리하고, 평소보다 조금 빠르게 걷는 습관을 들이면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준형 기자 zhenre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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