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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북 비핵화 역사적 첫발, 그러나 갈 길이 더 멀다

입력 2018-10-09 16:31 | 신문게재 2018-10-1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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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철(사진)
권순철 정치경제부장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협상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북한을 네 번째로 방문하고 돌아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국제사찰단이 이미 폐쇄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방문을 합의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이 불가역적으로 해체됐는지를 외부에 직접 확인시키기 위해 사찰단의 방문을 허용한 것이다. 사찰단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직접 사찰할 수 있다면 미국이 북한에 요구해온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의 첫 발을 내디디는 것이라고 평가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폼페이오에 아무런 대가 없이 이 같은 선물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폼페이오와 마주 앉은 5시30분 동안 북한의 요구 리스트를 하나 하나 열거했을 것이다.

아쉽게도 지금은 북한, 미국, 한국 어느 곳에서도 북한이 요구한 상응조치가 무엇이었는 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알 수 없다.

지난 9월 평양선언에서도 언급됐듯이 김정은 위원장이 아무런 보상도 없이 핵무기를 미국에 내 줄 리는 만무하다. 특히 북한에 있어서 핵 무기는 체제수호의 수단이자 국가의 자존심 그 자체다. 핵을 매개로 지구상 유일한 초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미 국무장관이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평양을 방문했는데도 김 위원장은 만나주지 않을 정도다.

때문에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에 체제보장부터 북미수교, 경제적 보상에 이르기 까지 많은 것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 어쩌면 북한의 요구 목록에는 미국이 들어 줄 수 없는 것이 포함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보면 지금은 북한과 미국의 실질적 핵 폐기 협상에 있어서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양국이 서로의 요구사항을 말하고 탐색하는 ‘말 대 말’ 협상을 하고 있는 단계다. 이 ‘말 대 말’ 협상이 잘 돼서 실천의 단계인 ‘행동 대 행동’이 이뤄져야 비로소 핵 폐기의 본 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본 궤도에 진입했어도 양측의 ‘주고받기식’ 행동과정이 거의 동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 삐걱거릴 수 있다. 그러면 협상은 원점으로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더구나 협상테이블에는 북한과 미국의 정부가 앉아있지만 중국 등 주변국도 이 과정을 지켜보고 있으며, 군수업체 등 막강한 비정부 단체도 주시하고 있다. 각자의 이익에 반하는 협상으로 간다고 생각하면 온갖 수를 써서 판을 뒤엎으려고 할 것이다.

이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비핵화를 위한 ‘행동 대 행동’을 합의해도 그것을 실천하는 일은 더 어려울 수 있다.

이렇게 북한의 비핵화로 가는 길은 먼나먼 여정이다.

지난 1994년 북핵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북한과 미국은 제네바 합의에 서명했다. 북한의 핵 개발 동결과 그에 따른 미국의 경제적 보상이 주요 내용이었다. 당시에는 지금 보다 더 환호했다.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고 정상국가로 나올 것으로 전 세계가 예상했다.

하지만 이 합의에 대한 이행은 결국 지켜지지 않았고 제네바 합의문은 박물관으로 보내졌다.

권순철 정치경제부장 ike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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