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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50대 마윈과 꼰대의 차이점 그리고 아모르파티

입력 2018-10-23 15:48 | 신문게재 2018-10-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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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석 금융증권부장

최근 은퇴를 선언한 중국 알리바바그룹 회장 마윈. 그는 50대다. 새 명함을 보면 마윈의 이름 옆에는 ‘교사’라고 써 있다. 그는 “10년간 은퇴를 준비했다. 다음 세대에게 기회를 주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알리바바는 더 젊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범한 영어교사에서 세계 최대 부호로 성장한 그의 언행은 큰 울림을 남겼다. 마윈의 말을 잘 새겨봐야 할 것 같다.

필자는 스펙 1도 없지만 시절 잘 만난 탓에 부서장됐다. 한마디로 꼰대다. 이런 꼰대 필자가 염치 불구하고 이 글을 세상에 내놓는다.

직장을 정의할라치면 다니기 싫지만 다녀야 하는 곳이라고 하고 싶다. 명심하자. 직장은 돈 받고 다닌다. 학교는 돈 낸다. 그래서 안가도 된다. 직장은 가야 한다.

월급 못 받으면 다음 달 카드 값이 두렵다. 내가 눈감으면 쓰다 못 갚은 카드빚만 남을게다. 그것만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이런 직장은 내가 못하는 것도 시킨다. 하기 싫은 것도 시킨다. 다니기 싫은 이유 중 하나다. 우리는 싫지만 해야 한다. 잘 하는 것도 더러 있는데, 이게 얼마나 비효율인가.

수백 수천가지 스펙을 모두 갖춘 사람은 단 1명도 없다. 때문에 모든 걸 잘 할 수 없다. 잘 하는 것 더 잘하면 되는데, 왜 못하는 걸 시킬까.

2030세대는 5060세대가 화염병과 짱돌 던지며 수업 거부하던 때와 전혀 다른 교육을 받았다. 요즘 친구들이 훨씬 더 똑똑하다는 얘기다. 차이나는 클래스.

유창한 외국어와 일상이 화보인 외모, 현란한 프레젠테이션 등등. 2030의 장점을 보라. 많다. 장동건 닮은 사람 뺀 모든 5060은 거울 보며 본인 스펙이 뭔지 생각해보라.

창의력과 열정 그리고 다(多)스펙으로 무장한 2030, 그들을 틀에 가두면 안된다. 이들이 꿈틀거려야 한국이 산다. 꼰대들은 2030을 숨쉬게 해야 한다. 그게 할 일이다. 꼰대, 좋은 때 태어나 그 시절 그 학교 나와 1도 없는 스펙으로 지금 그 자리 차지하고 있다. 행복한 줄 알아라. 필자도 반성하겠다.

젊은이들에게 언제 결혼할거냐 묻지 마라. 능력 없어서 결혼 못하는 게 아닌 걸 알지 않는가. 구조적 문제다. IT산업 혁명 이후 신(新)산업이 없다는 건 다 아는 사실 아닌가. 4차 산업, 필자는 실체를 아직 못봤다.

요즘 애들 버릇없다고 하지 마라. 예전에는 말 많으면 부정적이고 불만 많다고 했다. 자기주장 표현하는 것이다. 대안 없이 반대 말라고 하지 마라. 대안 있으면 직장 박차고 나가지, 왜 당신하고 일하겠는가.

마윈이 말했다. “서른 전에 중요한 건 어느 회사를 다니는지가 아니라, 어떤 상사를 따르느냐”라고. “좋은 상사는 가르치는 게 다르다”고 했다. 배울 게 없어서 젊은이들이 지금 이 직장을 떠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또 “50대가 되면 젊은 사람을 밀어줘라. 왜냐면 그들의 실력이 더 좋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의지하고 투자하라”고 말했다. 50대 마윈이 그래서 은퇴를 선언한 것 같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이 말에 젊은이들은 환호한다. 가수 김연자의 아모르파티 속 가사다. 한번 들어 보라. 부산대 축제 공연이 짱인데, 검색해봐라. 꼰대 올림.

 

조동석 금융증권부장 ds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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