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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재미와 휴식의 가치

입력 2019-03-05 14:48 | 신문게재 2019-03-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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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석 금융증권부 부국장

살면서 행복한 게 무엇일까. 자녀 출산? 아이의 SKY캐슬 입성? 직장 내 승진? 그럼 삶의 이유는 무엇일까. 불쑥 나타날까. 그랬으면 좋으련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사는 게 참 재미없다고 한다. 아빠들은 회사 갔다가 퇴근 후 술 한잔 먹고, 집으로 돌아와 자고 또 회사 간다. 오죽하면 퇴근할 때 “집에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할까. 요즘엔 미세먼지 때문에 쉬는 날 어디 나가지도 못한다. 재미없는 삶을 이해 못할 법도 없다.

엄마들은 남편과 아이를 회사와 학교 보내고, 집안일 하다보면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 된다. 아이 학원 보내고 남편 저녁 설거지하면 하루가 간다. 엄마들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시간이 남편과 아이가 집에 올 때라고 한다. 그렇다고 모든 가정이 이렇다는 건 아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은퇴했다. 내 명함이 사라졌다. 명함 속 직위와 직급이 내 위치를 알려줬는데, 이제 전(前) ○○으로 수십 년을 살아야 한다. 누굴 만나더라도 구석에 찌그러져 있다. 지금까지 내 이름으로 살기보다 A상무, B부장, 지지리도 승진 운 없지만 그래도 C과장으로 지냈는데, 은퇴 후 적막함이 밀려온다.

몇푼 안되는 퇴직금으로 자영업 전선에 뛰어들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요즘같은 세상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 평생 회사와 집만 오간 나다. 한국사람 특히 남성은 명함이 사라지면 바보가 된다. 내 존재를 지금까지 사회적 지위로 확인한 탓이다.

은퇴하면 여행 다니면서 쉬려고 했다. 그런데 나이 들고 여행 가자니 귀찮고 힘들다. 은퇴 후 이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막막하다. 그토록 원했던 휴식인데 말이다.

왜 이렇까. 일할 때 근면과 성실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했다. 이를 통해 무엇을 얻을지 고민하지 않았다. “먹고 살기 바쁜데”라며 행복과 휴식, 재미를 후순위로 미뤄놨다. 막상 쉬니 어떻게 쉴지 모를 수밖에. 휴식의 철학이 없었다. 재미있는 게 뭔지도 몰랐다.

일할 때 신나게 쉬어야 은퇴해서도 쉴 줄 안다. 열심히 돈 벌어 은퇴 후 행복하면 뭐하나. 지금 행복해야 나중에도 행복하다. 행복한 게 뭔지 알기 때문이다.

삶의 이유는 불쑥 나타나지 않는다. 지금 내가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데서 행복해야 한다. 사는 게 재미없는 사람은 재미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쳇바퀴 도는 삶’이란 말이 이를 보여준다.

그래서 1주일이 있고, 한달이 있고, 1년이 있는 게 아닐까. 매일 같은 날이지만 1주일, 한달, 1년 단위로 끊어 놓은 이유를 생각해보자. 1월 1일, 지구가 태양을 돌다가 같은 자리에 왔다고 사람들은 축제를 벌인다. 새로운 마음 가지라고, 재미를 느껴보라고. 월요일부터 또 일해야 하기에, 사람들은 일요일에 어디 놀러갈까 고민한다. 쿨한 월요일을 맞기 위해.

대나무는 그 어떤 바람에도 끄떡없다. 우리의 삶도 한방에 훅 가면 안된다. 대나무가 해마다 마디를 만들면서 더욱 강해지듯, 사람도 휴식의 철학이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정의하자. 이를 통해 나를 확인하자. 진짜 재미와 행복은 사소함에서 나올 수 있다.

 

조동석 금융증권부 부국장 ds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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