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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오너리스크, 노동이사제로 보완

입력 2019-03-26 15:35 | 신문게재 2019-03-2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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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생활경제부장

“한국에서는 대주주가 맘만 먹으면 회사를 공중분해시키는 게 가능하다. 중간에 통행세를 걷어 회사의 이익을 빼돌린다거나, 핵심 자산들을 이전시켜 버리고 껍데기만 남겨버리는 식으로 말이다.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금융선진국이라면 불가능한 일이 한국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최근 만난 한 투자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오너리스크 등 외적 변수에 취약하고 내부자들 통정거래가 횡행하는 상황에서 진정한 가치투자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성격은 다르지만 ‘오너 리스크’로 위기에 처해있다. 대한항공은 대주주의 갑질에 따른 ‘도덕성 리스크’이고 아시아나 항공은 대주주의 무리한 경영으로 촉발된 ‘유동성 리스크’이다.

성격은 다르지만 오너리스크로 인해 2만6000명이 넘은 두 회사의 임직원과 그 보다 훨씬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해외 출장 중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주요기업 주주총회는 한국기업의 지배구조 변화를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업지배구조가 시대적·국제적 흐름에 근접하며 쉽게 후퇴하지 않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할 기반을 다졌다고 했다. 그 근거 중 하나로 김 위원장은 경영진과 이사회의 분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두 항공사에서 일어나는 최근의 사태를 보면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단순히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지 않는다고 해서 경영 투명성, 대주주의 전횡에 대한 견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사회 의장이 재벌총수의 측근이라면 그 이사회가 총수를 견제하거나 감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 대기업의 이사회는 총수들 측근과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로 채워져 있다.

총수의 측근인 사내 이사는 이사회에 총수의 의중을 충실히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들은 이들 기업의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 있는 현실이다.

단지 대표이사와 이사회가 분리됐기 때문에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는 나아지고 있다는 김상조 위원장의 진단에 동의하기 힘든 이유다.

대기업은 주식회사의 형식을 갖는다면 총수 가족의 개인소유물이 아니다. 수많은 주주의 공동재산이다. 우리나라 60대 대기업그룹에서 총수일가의 평균지분율은 4%가량, 10대 그룹에서 2.5% 정도에 불과하다. 이 정도의 지분을 보유한 재벌총수 일가가 50% 이상의 절대 지분을 거머쥔 것처럼 마음대로 기업을 주무르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의 기업지배구조는 단지 경영진과 이사회의 분리라는 형식을 넘어 내용면에서 좀더 개선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금융권에서 거론되는 노동이사제도 검토할 만하다고 본다. 노동이사제는 노조가 추천하는 전문가가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다. ‘노동’ 또는 ‘노조’라는 말이 거슬린다면 ‘사원추천 이사제’로 불러도 좋다. 이미 유럽은 오래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해 오너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경영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사원 혹은 노조가 경영상황을 이해하고. 회사 결정에 부분적으로라도 참여한다면 노사갈등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개별 기업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노동이사제’ 혹은 ‘사원추천 사외이사제’에 대해 논의를 할 때가 됐다.

 

이형구 생활경제부장 scal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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