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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빚 경영의 종말

입력 2019-04-16 15:42 | 신문게재 2019-04-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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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석 금융증권부 부국장

빚과 욕심은 만병의 근원이다. 빚으로 버티는 성장은 오래가지 못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 데서 잘 나타난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매출의 60% 수준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로 그동안 지속적인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다. 빚더미에 쌓인 것이다.

이 회사의 유동성 위기는 2006년 대우건설 인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도 덩치 큰 대우건설을 제대로 인수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시각이 많았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에 6조4000억원을 들인다. 큰 돈을 쏟아부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우건설의 기업가치가 떨어지면서 채권단의 압박이 거세졌다. 결국 인수 3년 만인 2009년 대우건설을 되팔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도 박 전 회장은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한다. 대한통운도 CJ그룹에 재매각되고 말았다.



대우건설 인수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가 그룹 재무구조를 뒤흔들면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과 구조조정의 일종인 자율협약을 맺는다.

2014년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을 조건부 졸업하고, 같은 해 아시아나항공이 자율협약을 끝내는가 하면 금호타이어도 워크아웃을 졸업한다.

그룹은 재건되는 듯 했다. 이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을 4150억원에 재인수했고, 박 전 회장은 7300억원을 동원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금호산업 재인수에 나섰다. 인수자금 마련 과정에서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은 급격히 부실화할 수밖에 없었다.

박 전 회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금호타이어 인수에도 나선다. 채권단에 ‘금호타이어 인수전 참여 위해 컨소시엄 구성 허용’을 요청했지만, 채권단은 거부한다.

자본주의에서 빚은 필수다. 오늘날 자본주의를 성숙시키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빚은 언젠가 갚아야 하기 마련, 호황이 끝나면 불황이 오기 마련. 금융기관이 부채축소에 나서면 갚을 능력 없는 없는 사람만 죽을 맛이다. 대기업 총수라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에는 대마불사였다. 정부와 채권단은 정책적 고려를 바탕으로 자금지원을 택했다

지금은 다르다. 대주주가 경영실패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지 않는데도 세금이나 자산을 지원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는다.

모든 기업은 주주와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 이건 진실이다.

지금의 위기는 빚에서 비롯됐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소비를 짓누르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빚 잔치에서 시작했다. 유로존 위기도 재정난이 원인이다. 미국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유로존은 재정난 극복을 위해, 일본은 잃어버린 지난 세월을 찾기 위해 돈을 마구 풀어댔다. 사람들은 이 돈으로 빚 잔치를 펼쳤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여기에 동참했다. 결국 빚 경영의 종말은 허무했다.

박 전 회장은 워크아웃 졸업 이후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이 아닌 사주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쪽을 택했다. 견제는 작동하지 않았다.

 

조동석 금융증권부 부국장 ds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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