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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사라진 '국정 발목잡기'

입력 2019-06-18 14:34 | 신문게재 2019-06-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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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생활경제부장

몇 주전 친구들 모임에서 다소 생뚱맞은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한국 언론 기사에 ‘국정 발목잡기’ 라는 단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기 전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던 ‘국정 발목잡기’라는 말이 요즘은 전혀 눈에 띄지 않는 다는 게 한 친구의 말이었다.

듣고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포털사이트에서 뉴스검색을 해봤다. 올해 들어 국내 주요 12개 종합일간지에 ‘국정 발목잡기’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를 찾아봤더니 모두 56건이 검색됐다. 반면 박근혜 정부가 3년차에 접어든 2015년 상반기에 ‘국정 발목잡기’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는 79건이 검색됐다.

20건이면 수치상으로는 큰 차이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조금 다르다. 올해 ‘국정 발목잡기’라는 말이 사용된 신문기사는 대부분 정치인들의 말을 인용한 보도 기사였다. 사설이나 논평, 혹은 칼럼과 같이 언론사나 필자의 주관이 반영돼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를 비판한 기사는 단 한 건도 없다. 오히려 야당의 요구를 들어주라는 듯한 사설이 한 두개 눈에 띄기도 한다. 이에 반해 박근혜 정부시기에 사설이나 논평으로 야당의 발목잡기를 비판한 기사가 전체 기사의 10%에 가까운 7건이나 된다. 한국의 언론들이 현재 야당인 자유한국당에 상당히 너그럽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주요 언론이 자유한국당을 감싸고 도는 사이에 한국당의 ‘진짜 국정 발목잡기’가 도를 넘고 있다. 한국당의 등원거부로 추가경정예산안은(추경) 지난 4월말 국회에 제출된 후 두 달 가까이 낮잠을 자고 있다. 더욱이 올해 추경에는 강원도 산불 피해 주민과 포항 지진피해 주민에 대한 보상과 같은 시급한 민생 문제가 걸려있음에도 한국당은 국회개회를 거부하고 있다.

급기야 여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다른 야당이 가세해 국회 문을 열기로 결정했으나 자유한국당은 등원 조건을 자꾸 바꿔가며 등원을 거부해 스스로 명분마저 잃고 있다.

당초 지난 4월말 패스트트랙 법안을 둘러싼 국회 충돌 이후 자유한국당은 패스트 트랙 강행에 대한 사과와 원천 무효를 국회 등원 조건으로 요구했다. 그러더니 황교안 대표는 자신과 문재인 대통령의 1대1 회담이 성사돼야 등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탰다. 그런데 최근들어 자유한국당은 경제청문회 개최를 주장하며 등원 조건을 추가했다. 경제청문회를 먼저 열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문제점을 짚은 뒤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자유한국당의 주장이다.

입장이 자꾸 바뀌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경제청문회를 먼저 열어야 추경심사를 할 수 있다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추경은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일각에선 경기가 빠르게 식어가는 지금 당장 추경안을 심사해 통과시킨다 해도 경기부양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재정 투입이 늦어질수록 하반기의 경기 반등이 더 어려워지는 건 필연적 결과다. 이처럼 시기가 중요한 추경안 심사를 경제청문회를 열어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처음부터 일일이 되짚어 비판한 후에 심사하겠다는 말은 추경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맘에 들지 않으면 추경심사 과정에서 조목조목 따져 줄일건 줄이고 늘릴 건 늘리면 된다. 경제청문회는 그 뒤의 일이다.

자유한국당의 이같은 ‘국정 발목잡기’가 수 개월간 이어지는 배경에는 이를 매섭게 비판하지 못한 언론에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

 

이형구 생활경제부장  scal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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