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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민노총은 정부와 결별을 바라나

입력 2019-06-25 14:13 | 신문게재 2019-06-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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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철(사진)
권순철 정치경제부장

지난 2016년 말 촛불집회는 9년 동안 집권한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을 무너뜨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거의 매주말 마다 수 많은 인파가 서울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우며, 비선실세였던 최순실에 의해 농락당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퇴진을 요구했다. 당시 민주당 등 야당은 현직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으나, 점점 불어나는 촛불집회 인파의 요구에 따라 민주당 뿐만아니라 한국당 소속 비박(박근혜)계 의원들까지 탄핵에 동조했다. 박근혜 정부는 광장에 모인 군중들의 힘에 의해 막을 내렸고, 진보와 중도진영의 일방적 지지를 받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촛불집회 참가자들 중에는 불의를 참지 못하고 나온 일반 국민들도 있었지만 보수정권에서 소외받았던 진보단체들도 조직적으로 참여했다. 대표적인 단체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등이다. 특히 민노총은 촛불집회 당시에 전국의 조직을 총동원해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곧바로 민노총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 현 정부 탄생에 일조했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들어서자마자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기업 성과급제 폐지 등 노동계의 요구를 대폭 수용했다. 정부는 집권 3년차인 지금까지 정부가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친노동정책을 실행한 셈이다. 보수진영과 보수 매체들이 민노총이 내민 ‘촛불청구서’를 수용해줬다고 정부를 비판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민노총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노동기본권 대폭 확대, 비정규직 제로 달성, 최저임금 대폭 증액 등 잇따라 요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요구 사항은 입법으로만 가능하다. 여야의 합의가 필요한 것 들이다. 그래서 정부는 기존의 노사정위원회를 확대한 사회적대타협기구인 경제사회노농위원회(경사논위)를 출범시켰다. 노사와 진보보수간에 첨예한 노동이슈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이를 근거로 야당을 압박해 입법화 하려고 했다. 탄력근로제 확대, 최저임금제 개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민노총은 경사노위에 끝내 참여를 거부했다. 문재인 대통령 까지 민노총 위원장을 만나 직접 설득했지만 허사였다. 어떻게 해서든지 민노총을 끌어들여 사회적 합의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국회에서 처리하려던 정부여당의 전략은 물거품이 된 것이다.

문제는 정부와 민노총의 밀월관계가 깨진 것이 양쪽 모두에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정부는 노동계의 한 축인 민노총의 지지를 잃을 위기에 처해있다. 안그래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 속에서 ‘집토끼’로부터 외면을 받는다면 내년 총선 전망은 어두울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다가오는 21대 국회에서는 현재와 같은 노동친화적인 입법에 나설 수 없을 것이다. 현재 의석을 보면 범여권(민주당 128석,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이 범야권(한국당 111석+바른미래당 일부)보다 훨씬 많지만 내년 총선에서는 여야 의석차이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노총의 입장에서도 득이 될 것이 없다. 군사독재정권 이후 가장 진보적인 문재인 정부와 결별하는 순간부터 더 이상의 실리는 챙길 수 없다. 대신 정부에 대한 저항과 투쟁, 폭력, 구속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민노총은 진정으로 문재인 정부와 결별을 바라는가, 민노총이 지지하는 정의당이 집권한다면 민노총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 있을까.

권순철 정치경제부장 ike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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