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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원 칼럼] 분양가 상한제의 역설...새 아파트 공급 감소 불안 심리 잠재워야

입력 2019-12-02 07:00 | 신문게재 2019-12-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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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원 CRM부동산연구소 소장
권순원 CRM부동산연구소 소장

주변을 보면 집값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이웃들이 많다. 무주택자는 오르는 집값을 보며, 오르지 않는 지역 주민들은 가파르게 오르는 옆 동네 집값을 보며, 그야말로 서민들의 스트레스는 폭발직전이다. 정부의 융단폭격 식 부동산 시장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대출은 조이고 세금을 올렸으나 집값을 잡지 못했다. 이른바 매물이 줄어드는 ‘매물 잠김’ 현상만 뚜렷해지면서 강남권도 계속 오르기만 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1월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 대비 0.11% 상승해 22주 연속 오른 동시에 작년 9·13대책 이후 최대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권이 강세다. 강남구가 지난주 0.14%에서 0.19%로, 송파구는 0.13%에서 0.18%로 각각 상승했다. 서초구는 전주와 같은 0.16% 상승으로 집계됐다. 학군 인기지역인 양천구도 0.18% 올라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 값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시중에 매물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가끔 나온 매물이 거래되면 다음 매물은 가격을 올려 시장에 나온다. 다음 매물은 미리 나온 매물이 오른 가격에 매매되길 기다린다. 결국 한 두개의 매물이 호가 상승과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기형적인 시장을 만들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1월 29일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량(계약일 기준)은 1641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7853건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11월 1776건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금은 거래량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거래가 늘어나면 집값도 오른다. 하지만 서울지역 매매시장은 이러한 등식이 무시되고 있다. 거래가 줄지만 아파트 값은 오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를 예측하는 모형 중 하나인 ‘벌집순환모형’이 있다.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을 이 모형에 대입하면 거래량은 줄고 가격은 오르는 ‘제2국면(호황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금을 호황기로 보기 어렵다. ‘풍선효과’에 따라 지역별로 시장흐름이 불규칙하고 혼란스러운 국면이다. 불확실성만 커졌다.

요즘 주택시장은 ‘집값 규제→공급 축소→집값 상승’의 고리가 반복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 종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재개발 사업 지연 등을 이유로 신축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만 부각되고 있다. 정부가 잠잠해지는 부동산시장을 되레 들쑤시는 부작용만 초래했다. 매수대기자들은 공급 감소 우려와 추가 상승 기대감으로 추격매수 현상까지 보인다. 결국은 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에 대한 ‘공급절벽’ 불안심리를 잠재워야 집값이 안정될 것이다.

 

권순원 CRM부동산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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