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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강남아파트보다 삼성전자 주식이 낫다고?

주식 vs 부동산 투자수익률 분석

입력 2020-01-21 07:00 | 신문게재 2020-01-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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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아빠가 자식 2명에게 10억원어치 삼성전자와 강남아파트를 물려주겠다고 할 때 자식들은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현재 한국 자산시장이라면 다수는 아마 강남아파트를 선택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강남아파트보다 삼성전자는 어떨까.



◇ 부동산 불패 신화 쓰는 서울 아파트

지난해 12월 16일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강남에서 처음 분양된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아파트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65대 1을 기록했다. 정부의 여러 대책과 규제에도 돈은 여전히 강남아파트를 향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것 자체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왜 그럴까. 12·16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길이 막히는 상황에서도, 당첨만 된다면 최대 1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국내 자산시장에서 강남아파트만큼 수익이 확실하고 높은 자산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범위를 넓혀서 생각해보면 ‘서울아파트가 답’이라는 일반인들의 인식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연도별 서울시 청약경쟁률’은 이를 대변하는 그래프라고 생각한다. 최근 10년 최고치를 기록 중인 청약경쟁률은 부동산 그리고 서울아파트의 자산상승 신뢰성이 높다는 인식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자’라고 불리는 한국 자산가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9월 발간된 KB 금융그룹의 ‘2019 한국 부자(富者)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수익이 예상되는 유망한 투자처는 대부분 부동산 자산(빌딩·상가, 거주외주택 순)이다. 그나마 금융자산은 주식이 가장 높은 순위로 꼽히고 있으나, 3순위까지 누적으로도 토지·임야를 제외한 모든 부동산 자산보다 선호도가 낮다. 삼성전자와 강남아파트를 물려주겠다고 하면 아마 강남아파트를 두고 서로 물려받겠다는 싸움이 일어나지 않을까 한다.


◇ 손실자산 유형 주식·펀드가 압도적

강남아파트에 대한 맹목적 신뢰와 달리 장기적 수익률은 주식이 더 높다. 욕먹을 얘기이다. ‘어느 누가 저렇게 오래 보유할 수 있겠는가’라는 반문과 함께 누가 봐도 주식은 부동산보다 변동성이 심하고,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반응이 돌아올 것이다. 주가지수와 부동산가격지수 모두 여러 물건들의 합계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인덱스의 변동성이 심할 정도면 개별 선택자산의 변동성은 배 이상 클 것이다.

최근 3년 손실자산 유형을 살펴보면 주식, 펀드가 압도적이다. 10% 수익보다 10% 손실이 주는 충격은 더욱 크다. 여러 행동경제학자들의 분석을 굳이 빌려오지 않더라도 한국 자산시장에서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태도를 보면 너무나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다. 부자들이 꼽은 장기 투자유망처에 부동산 자산이 금융자산을 월등히 앞지르는 이유는 자산수익 기대와 함께 자산의 안정성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주식이 부동산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내리기에는 뭔가 아쉽다. 사실 부동산과 주식 모두 국내외 경제 환경 영향을 받는다는 측면에서 자산의 방향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 상승과 횡보의 추세는 동일하게 유지돼 왔다. 다만, 최근 같이 주식은 하락하고 부동산 가격은 치솟을 때에는 ‘부동산 불패 신화’가 더욱 기승을 부릴 수 밖에 없다. 지난 2015년 이후 코스피는 15% 올랐지만, 서울아파트와 강남아파트는 각각 35%, 38% 올랐다. 그나마 주식은 진입시점에 따라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하는 구간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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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유기간 늘리면 주식이 부동산보다 낫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처럼 한국의 주식을 보유했다면 손실 폭과 횟수는 크게 달라진다. 부자들의 자산별 보유기간을 보면 주식자산은 2년 이내 처분하는 경우가 45%에 이르지만, 부동산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부분 3년 이상 보유한다. 자산의 특성, 유동성, 세제구조 등의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보유기간에 따른 비교를 보면 주식자산이 부동산에 밀려 찬밥 대우를 받을 만큼은 아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지난 1986년 이후 코스피와 삼성전자, 서울 및 강남아파트의 3년 평균수익률을 비교해 볼 때, 코스피는 26%, 삼성전자는 107%로 서울 및 강남아파트의 20%, 23%를 크게 상회한다. 특히 손실구간의 횟수를 보면 코스피는 총 9회로 서울 및 강남아파트의 8회, 7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삼성전자의 경우 5회에 그쳐 수익률 측면이나 손실횟수를 보면 3년 이상 장기보유의 경우 강남아파트보다 훨씬 괜찮은 자산임을 입증하고 있다.

사실 2006~2014년 부동산이 아닌 주식의 시대였다. 2015년 이후 주식자산의 상승과 하락의 극심한 변동성 대비 부동산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한 서울 부동산의 굳건한 강세가 일반인의 인식에 부동산이 주식보다 낫다는 개념을 더욱 각인시켜버렸다.


◇ 강남 A아파트와 삼성전자 주식 비교

부동산 지식이 깊지 않아 여러 부정적 피드백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자산가격 상승과 현금 흐름 측면에서 강남아파트와 삼성전자를 비교하겠다. 비교대상은 강남구 A아파트와 삼성전자다. 강남구 A아파트(전용면적 59.6㎡)는 2015년 1월부터 2019년 말까지 5년간 126% 급등했다. 같은 기간 강남구 아파트 상승률보다 3배 높다. 강남구 A아파트가 강남을 상징하는 대표성은 없다. 2015년 당시 10억원 이하에서 거래된데다 본격적인 강남집값 상승기인 2015년 이후 강남구와 가격격차를 크게 벌렸다는 점에서 강남구의 인기 아파트라 생각해 삼성전자와 비교하기로 했다.

A아파트가 가공할 만한 수익률을 보였지만, 이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133% 올랐다. 삼성전자도 강남아파트만큼 자산상승의 기회를 보여준 것이다. 또 두 자산 모두 현금으로 샀다고 가정했을 때 강남구 A아파트의 연간 현금흐름은 4년간 1억2000만원이었고, 삼성전자의 현금배당금은 1억2300만원이다. 삼성전자가 부동산보다 찬밥 대우받을 성과는 아닌 것이다.

무리한 비교라는 점 인정한다. 강남집값이 꼭지라는 얘기도 아니다. 좋은 물건이 더욱 희귀해지니 돈의 쏠림이 심해지는 현상은 가중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아파트 가격을 보면 어떻게 집을 마련해야 하는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강남아파트만큼의 성과를 제공해주는 자산이 바로 주식이다. 한국 주식은 ‘못난이’가 맞다. 그런데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면 주식자산 또한 오르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역사는 두 자산의 방향이 같았다고 말한다. 생각보다 한국 주식시장은 강남아파트만큼 좋다는 소수의견을 감히 내본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신중호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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