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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구독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닛케이 크로스 트랜드

입력 2020-02-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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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크로스 트렌드’는 일본경제신문의 자회사인 닛케이BP에서 발간하는 온라인 유료 매거진이다. 일본에서 성업 중인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사업의 구체적인 성공 사례와 그 비결, 차별점을 분석했다. 아울러 일본에서 실패한 정기구독 사업들의 예를 들면서, 간과하기 쉬운 비즈니스 모델의 실수 유형을 소개하고 나름의 성공 전략을 제시했다. 일본 못지 않게 정기구독 사업이 확산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참고하면 좋을 내용들이 많다.



◇ 정기구독 사업에 성공하려면…

* 정기구독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의 최신 트랜드 - 유력한 물건 판매 수법으로 부각되고 있는 정기구독에는 최근 세 가지 큰 특징이 눈에 띈다. 첫째는 대기업의 진출이다. 제조사가 직접 자사 제품을 정기구독 형태로 판매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매달 일정액을 내고 신차를 골라타는 도요타의 킨토KINTO, 공장 직송 맥주를 가정용 서버로 즐기는 기린맥주의 ‘홈탭’이 대표적이다. 두번 째는 공유개념의 침투다. 소유에서 이용으로 변모하고 있다. 라쿠사스 테크놀로지는 월 6800엔에 명품 가방을 무제한으로 대여하는 ‘라쿠사스’ 서비스로 대박을 냈다. 마지막은 개별 커스터마이즈 트랜드다. 고객 개개인의 취미와 기호에 맞춰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 정기구독 실패 사례 1 ‘아오키홀딩스 suitbox’ - 일본 양복 제조판매사 아오키 홀딩스가 서비스 시작 약 반년 만인 2018년 11월에 사업을 중단했다. 양복과 와이셔츠 넥타이를 빌려주는 서비스였는데, 한 달에 한번씩 다른 양복으로 교환 해 주었다. 가장 큰 실패 원인은 미리 상정한 이용자층과 실제 이용자가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아용자 연령층이 40대가 가장 많아 기존 고객층과 중복되는 바람에 기존 매출 갉아먹을 가능성이 대두된 탓이다.

* 실패사례 2 ‘TSC’ - 미국에서 큰 성공 거둔 ’달러 쉐이브 클럽‘의 일본 버전이다. 역시 도루코의 교환용 면도날을 판매했고, 요금 체계도 거의 같았으나 20121년 론칭 이후 고전하다 2018년 봄 사업을 철수했다. 신규 고객 확보 실패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면도날을 미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편의점 등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품목이었다는 점을 간과했다. 초기 프로모션 불발도 한 요인이다.

* 실패사례 3 ‘사케라이프’ - 일본 전통술인 사케를 정기배송 형태로 제공한다. 1.8리터 한 병에 월 5250엔, 720ml 한 병에 월 3150엔 받았다. 하지만 회원 등록 후 2년 전후로 회원들이 속속 졸업했다. “덕분에 나에게 맞는 사케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며 이제 직접 사케를 고를 자신이 생겼다며 더 이상 구매 안하게 된 것이다.

◇ 체험 +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 성공이 관건

* 명품 가방 무제한 대여 ‘라쿠사스’ - 에르메스 루이비통 프라다 등 53개 브랜드 3만개 이상을 월 6800엔에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반납 기한이 없어 큰 인기다. 대신 민폐고객은 가치없이 퇴출시켜 관리한다. 평균 고객유지율이 무려 95%를 웃돈다. AI를 활용해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가방을 우선 추천해 준다.

* 무제한 옷 대여 ‘메차카리’ - 월 구독료 5800엔에 브랜드 상품 약 1만 점 중 마음에 드는 옷 3벌을 빌려준다. 스마트폰 앱 기반 서비스다. 월 7800엔에 4벌까지 빌릴 수 있는 스탠다드, 월 9800엔에 5벌을 빌리는 프리미엄 플랜도 제공한다. ‘물건 고르는 스트레스에서 해방시킨다’는 것이 모토다. 이용자 기호에 맞는 코디를 제안하는 ‘퍼스널라이즈 스타일링 AI 챗 로봇’을 적극 활용한다.

* 양복 구독 서비스 ‘키루다케’ - 의류 브랜드 레나운이 월 정액제 양복 대여 서비스에 도전했다. 스타트업 플랜/쿨비즈를 선택하면 봄여름 시즌 슬랙스 5벌, 가을겨울 시즌 양복 2벌을 빌려준다. 앤터프라이즈 플랜/쿨비즈를 선택하면 봄여름 시즌에 양복 1벌과 슬랙스 5벌, 가을겨울 시즌에 양복 3벌을 제공한다. 차별점은 첫째, 회원 한명 한명의 체형에 맞춰 새 양복을 제공하는 이지오더 방식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양복 교환 주기를 봄가을과 가을겨울 등 반년으로 늘렸다는 점이다. 배송과 세탁에 드는 비용 절감효과도 얻었다. 마지막은 가격이다. 소비자 의견을 수렴해 월 4800~7800엔으로 책정했다.

* 200만엔 손목시계를 월 2만엔에 ‘카리도케’ - 앱 개발 벤처기업인 클로버랩이 개발한 정기구독 서비스다. 학생을 위한 월 3980엔의 캐주얼 플랜은 6만엔 전후 제품을, 월 6800엔의 스탠다드 플랜은 20만엔 전후 시계를 빌려 준다. 월 9800엔에 50만엔 정도 시계를 빌리는 프리미엄 플랜도 있다. 1만9800엔 ‘이그제큐티브 플랜’ 이용하면 최고 200만엔 시계도 대여 가능하다. 매달 이용료를 내지 않고 시계를 대여하는 동안에만 구독료 지불토록 차별화했다. 빌리고 싶은 시계가 없는데도 요금을 내는 불이익을 해소해 큰 인기다. 이그제큐티브 플랜 이용자가 34.4%로 가장 많다. 다음이 프리미엄 플랜, 스탠다드 순이다.

* 월 2100엔에 안경 정기구독 ‘니나루’ - 이 금액을 내면 3년 동안 300종의 상품 가운데 안경을 3개까지 교환 가능하다. 일본 전역에 116개 매장을 운영하는 메가네노 체인점이 2019년 4월1일부터 서비스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 이하 대상의 월 구독료 1800엔 ‘니나루 스텝’은 안경테와 렌즈 모두 횟수 무제한 교환 가능하다.

◇ 제조업도 직접 뛰어든다

* 고급 맥주를 집에서 ‘기린맥주 홈탭’ - 고객에게 가정용 맥주 서버를 대여한 후 서버전용 맥주 ‘기린 이치방시보리 프리미엄’을 배달 고객의 집으로 배송해 준다. 가격 자체만 보면 같은 양의 캔맥주에 비해 2배 이상이지만 공장 직송 맥주를 누구나 간단히 집에서 맛본다는 새로운 경험에 만족한다. 이용자 중에는 장기 휴가에 맞춰 맥주 추가주문해 서버를 통째로 들고 가는 고객도 있다고 한다.

* 파나소닉이 제공하는 커피 ‘더 로스트’ - 더 로스트(The Roast)는 한 대에 10만엔인 스마트 커피 로스터와 원두 정가배송을 패키지로 묶은 서비스다. 매달 원두 200g이 여러 차례 배달된다. 커피 맛은 원두와 로스팅이 90%를 결정한다는 판단 하에 도전했다. 영국의 스타트업 이카와와 손잡고 이카와 제품을 토대로 수차례 튜닝을 거쳐 성능 균일화에 성공했다. 원두는 전문 상사인 이시미츠상사에서 납품받는다. 이용자는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 QR코드 스캔하면 전문가만이 가능한 복잡한 로스팅 공정을 간단히 따라할 수 있다. ‘셀프 로스팅 바람’을 기대할 정도다.

* 신차 구독 서비스 ‘도요타 킨토’ - 2019년 2월 시작했다. 킨토 원은 프리우스, 카로라 스포츠, 알파도, 웰파이어, 크라운 등 5개 모델 가운데 하나를 골라 3년 동안 타는 플랜이다. 5만엔~11만엔 사이다. 킨토 셀렉트는 고급차인 렉서스 전용 서비스다. 6개 차종을 6개월 마다 갈아타며 3년 동안 이용하고 월 구독료 19만4000엔을 지불한다. 대인 대물 무제한 운전자보험과 자동차세, 등록세가 모두 포함된 가격이다. “스타트업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고민하다 나온 사업이다.

* 출고 때까지 신차 제공 ‘볼보 셀렉트 스마보’ - 스마보(SMABO)란 스마트하게 볼보를 탄다는 콘셉트다. 2018년 6월부터 선보인 정기구독 서비스다. 출고 대기 기간에만 한정적으로 이용하고, 신형 SUV ‘XC40과 XC60 고입 고객이 대상이다. 신차 출고 전후로 두 대의 볼보를 타본다는 색다른 경험이 주효했다. “꼭 볼보가 아니라도 괜찮아” 하던 고객을 잡아놓는 효과도 크다고 한다. 승차 가능기간은 최장 1년, 주행거리는 월 750km다. 출고되면 이용하던 차를 반납하면 된다. 플래그십 모델인 90시리즈처럼 700만엔 등급의 고급차도 월 7만엔에 이용 가능하다.

◇ 시장성 큰 노인·여성 고객을 노려라

* 월 4만엔으로 누리는 거주의 자유 ‘어드레스’ - 지방의 빈집이나 리모델링한 유휴별장을 무제한으로 이용 가능하다. 2019년 4월에 첫 선을 보였다. 셰어하우스와 코워킹 스페이스 장점을 섞었다. 일본 전역에 분포된 모든 계약시설에 무제한 머물 수 있는 다거점 코어리빙 서비스다. 4월 13곳을 마련해 연회비 48만엔으로 시작했다. 직계 가족은 추가 요금 없이 모두 머물 수 있게 배려했다. 치바현 마니미보소시와 이치노미야시,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와 시즈오카현 미나미이즈 등 주로 도시 생활자들이 주말을 이용해 사용한다. 월정액 5만엔, 8만엔 법인 전용 플랜도 시범 운영중이다. 2030년까지 회원 100만명, 거점 수 20만채, 공간 100만개가 목표다. “그래봐야 빈집 2000만 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 고객이 직접 디자인 네일스티커 ‘유니크 유어네일’ - 네일 스티커를 한장 단위로 구입하던 것을 월 구독료 1180원에 정기배송 하는 서비스다. 성공 비결은 결제 횟수를 줄인 것이다. 한번 결제하면 매달 요금이 자동 청구되게 했다. 수익이 차곡차곡 쌓여 ‘고객생애가치’가 증가한다. 네일을 즐기는 여성이 전체 여성의 30% 불과하다는 데 착안해 성공했다. 이용자가 직접 디자인하고 그 디자인을 앱에 공개해 다른 이용자도 주문할 수 있게 해 신규고객 효과도 크다.

* 여성 전용 에스테&피트니스 ’바디 아치‘ -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시스그룹이 운영 중이다. 월 정액제로 여성 전용 셀프에스테를 이용 가능하다. 한 대에 250만엔 호가하는 최첨단 에스테기기를 완전 독립된 공간에서 마음껏 사용 가능하다. 첫 회 체험 후 회원 등록 비율이 높아 무려 80% 이상이 체험 당일 등록을 결정했을 정도로 인기다. 월 구독료는 매일 15시까지 45분동안 이용하는 코스가 1만엔, 75분 코스는 1만2000엔이다. 시간대 제한이 없는 올데이 회원은 45분 코스가 1만3000엔, 75분 코스는 1만5000엔이다. 일반 고급 에스테숍에서 같은 시술을 받을 경우 1회에 2만~3만원 든다고 한다. 점포만 있으면 바로 파트너 사업도 가능하다고 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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