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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플루언서] 려리 "유튜브는 '나' 표현하는 매개체, 조회수에 목매지 않아요"

입력 2020-03-09 05:30 | 신문게재 2020-03-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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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크리에이터 려리(본명 최성렬)는 하나의 답을 정하지 않고 여러 방향성을 제시하는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고민한다고 설명했다.(사진=이철준 기자)

 

사람들이 1인 미디어 플랫폼에 접근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대부분의 크리에이터들은 다수의 구독자 확보를 통한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다. 처음에는 채널의 주제와 성격을 정한다. 그리고 인기 급상승 영상이나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는 등 조회수 끌어올리기 위한 고민을 지속한다.

이렇듯 대세를 따르다 보면 추천 영상에 노출될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잃기 십상이다.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는 즐거움보다 괴로움이 쌓인다. 유튜브 구독자 26만명을 보유한 CJ ENM 다이아 티비 파트너 려리(본명 최성렬)도 이러한 걱정 때문에 채널을 오픈하기 전 고민이 많았다.

“영상 속 전문가들은 여러 방향성이 존재할 수 있는데도 하나의 답을 제시하려고 해요. 미용도 요리도 각자 방식이 다른 것일 뿐이지 틀린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게 틀에 갇히는 것이 싫었죠.”

이러한 생각을 반영하듯 그는 채널 개설 초기 전문 분야가 아닌 취미인 홈퍼니싱 콘텐츠를 주로 올렸다. 그러다 먼저 1인 미디어 생태계에 뛰어든 연인 곽토리(본명 곽경민)의 조언에 따라 본업인 헤어 디자인 영상을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현재 △헤어 스타일링 △제품을 리뷰하는 ‘개소비’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집 꾸미기 영상 ‘뚝딱뚝딱’ 등으로 카테고리를 나눠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업로드 스케줄은 따로 없어요. 시간에 쫓겨 작업을 하면 퀄리티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다른 크리에이터들에 비해 채널 성장이 더딜 수는 있지만 구독자 유입률이나 조회수에 목매면서까지 영상을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제작이 힘들 때는 내려놓고 생각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한 템포 쉬는 게 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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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리는 자신만의 색깔을 반영한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언젠가는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사진=이철준 기자)
려리는 콘텐츠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모든 절차를 도맡는다. 상수역 인근에 위치한 자신의 헤어숍에서 오후 12시부터 8시까지 영업을 한 뒤 저녁식사를 하고 10시부터 새벽 2~3까지 편집 작업을 한다. 홍보를 목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지만 실제 고객의 5분의 1 정도가 영상을 보고 헤어숍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는 저를 표현하는 하나의 매개체입니다. 얽매이지 않고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죠. 어릴 적부터 꿈 꿔온 공간(헤어숍·뉴 크레이지 WC)이 누군가의 버킷리스트가 됐을 때 너무 행복했습니다. 나름의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꼈죠.”

그의 채널에서는 곽토리를 포함해 씬님, 시니, 국가비 등 여러 크리에이터들이 출연하는 협업 영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촬영을 위해 따로 약속을 잡지는 않는다. 억지로 만들어지지 않은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른다.

“낯설거나 불편한 사람과 작업을 하면 저라는 캐릭터가 잘 표현되지 않아요. 그래서 보통 지인들과 촬영을 합니다. 머리를 할 때가 됐다고 연락이 오면 겸사겸사 영상도 만드는 식이죠.”

려리는 영상 제작을 위한 과도한 투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그도 크리에이터 2년차가 돼서야 메인 카메라를 구입했다. 색감이 달라지는 것이 싫어 조명은 쓰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을 표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영상을 만들다 보면 언젠가는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해요. 자극적인 콘텐츠는 눈살만 찌푸리게 할 뿐이죠. 하고 싶은 걸 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구독자들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수줍음이 많아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도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요. 먼저 다가와 주시면 팔 벌려 환영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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