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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모든 질병은 ‘직장’에서 시작된다? 면역력 강화를 위한 처방전! ‘타인은 놀랄 만큼 당신에게 관심 없다’

[BOOK]

입력 2020-03-17 17:00 | 신문게재 2020-03-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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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남의 시선과 평가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런데 아무도 저한테 관심이 없더라고요. 몇년 전 ‘핵아이템’인 김구 안경으로 바꾼 적이 있어요. 저 자신은 너무 어색하고 ‘괜히 바꿨다’ 후회하고 있는데 회사 사람들은 몰라요. 심지어 와이프도 몰라요. 제가 신경 써야 할 건 남의 시선이 아니라 제가 저 자신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이더라요. 단언컨대 타인은 놀라울 만큼 그대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신간 ‘타인은 놀랄 만큼 당신에게 관심 없다’의 저자 이종훈은 책 집필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종훈’이라는 이름과 페이스북 주소, 회사원이라는 것 말고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정보도 별로 없다. 스스로를 “나도 모르게 태어났고 살다 보니 어른이 된, 베일에 싸인 마녀(?)도 아닌 정말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하물며 오늘도 야근을 제대로 조지고 왔습니다”라고 소개하는 저자가 써내려간 글들은 소소하지만 슬프고 공감하며 박장대소를 하게 되지만 또 슬프다. ‘사이다’처럼 속이 시원하면서도 또 서글퍼진다.

스스로를 ‘하루살이’ 혹은 ‘나부랭이’라 칭하고 오늘도 일에 정진하며 좌불안석 살아가는 내 모습이기 때문이다. 모든 질병은 ‘장’에서 시작된다며 장 면역력을 위한 유산균을 한두알씩 삼키는 것마냥 현대인이 시달리는 질병 혹은 스트레스의 진원지는 ‘직장’일지도 모른다.

매일 엑셀과 ‘썸’(SUM) 타느라 정작 ‘썸남’ ‘썸녀’를 만나기도 어려운 현실, 소등급 매기듯 평가하는 인사고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경쟁 속에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 ‘가족’ 같은 회사라면서 당연시된 ‘내리까임’, 열심히 살아도 면할 수 없는 ‘마통’(마이너스 통장), 이제 겨우 한숨 좀 돌리나 싶을 때 밀려오는 ‘뭘 하고 있나’ 싶은 자각…. 저자 이종훈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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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은 놀랄 만큼 당신에게 관심 없다’|이종훈 지음|JUNO그림(사진제공=성안당)

“경쟁에 지지 않기 위해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왔어요. 그러나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다들 아시겠지만(?) 너무 힘들고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그 괴로움을 한땀 한땀 글로 표현하다 보니 한권의 책이 나왔죠. 무엇보다 글로 표현하니 그 괴로움이 사라지는 희귀한 경험을 했어요.”  

 

그렇게 출간된 책이 ‘타인은 놀랄 만큼 당신에게 관심 없다’다. 그는 “직장생활을 십여년 정도 하다 보니 ‘웃픈’도 아닌 오직 슬픈 현실이 많이 보였다”며 “이 책을 쓰면서 누구도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던 직장생활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고 집필의도를 전했다.



“사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들이에요. 비밀도 아닌데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던 평범한 직장을 좀 더 현실적이면서도 직관적으로 그리고 제대로 표현하고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 현실 속에 웃음·사람·삶·걱정·가족을 위트 있게 표현하고 싶었죠. 힘든 삶에는 유머가 필요하니까요.”

‘직장’ ‘술’ ‘삶, 걱정’ ‘결핍, 습관, 마음’ ‘건강, 독서, 행복, 부모’ 등 5개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 살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의 관계 등에 대한 이야기들로 그득하다. 때론 마냥 슬프기만 하고 도무지 힘들기만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트 넘치는 위안들을 전하기도 한다. 그 위트 넘치는 이야기들은 JUN의 그림들이 곁들여지며 이해도를 높인다.

‘이력서 쓰는 데 이력이 났고 자기소개서는 타인소개서가 되어가고’ ‘삼성페이보다 열정페이가 더 많이 지불’되는가 하면 ‘갑질은 도가 지나쳐 육갑질이 되어 가고’ ‘월급은 합의금이자 위로급이자 깽값’이며 ‘우리가 JOB을 원했는데 JOB것들이 너무 많은’ 현실에서도 ‘행복’을 강요당한다.

삶을 앞서 간 어른들, 선배들은 늘 말했다. ‘대학가면, 취직하면, 결혼하면…다 괜찮아진다’고.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다 뻥이었다.” 책은 분명치 않은 미래를 위해 ‘행복’을 강요당하며 “뭐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는 이들에게 “그냥 하루 하루 사는 게 대단한 것입니다”라고 위안을 전하기도 한다.

“미래 걱정은 하지 말라, 현재를 갉아먹는 독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걱정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며,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하쿠나 마타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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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신화 속 트로이 전쟁의 영웅이며 완벽했던 불사의 신 아킬레우스(Achilleus)도 약점(아킬레스건)이 있었다. 슈퍼맨은 방사물질 크립토나이트에 약하고 배트맨은 부모를 잃은 트라우마가 있다. 슈퍼 히어로도, 유명 스타들도 약점과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누구나 ‘어른’은 처음이고 프로도 실수는 한다. 

 

저자 이종훈 역시 첫책 ‘타인은 놀랄 만큼 당신에게 관심 없다’에 대해 “제겐 너무 좋은 기회였다. 단 첫 책이다 보니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미처 고치지 못한 부분, 여기서 이런 글이 좋을 것 같지 않을까? 싶은 데가 여러 군데 보이기도 한다”면서도 “그럼에도 감사하다”고 털어놓는다.

“페르시아 흠과 인디언의 구슬 목걸이처럼 그 누구도 완벽한 사람도 없었고 그 어떤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발전도 하게 되고 도전이 있어서 오히려 감사할 따름입니다.”

 

책에는 직장생활로 막힌 속을 시원하게 하고 서글픈 삶에 위안을 던지는 말들도 있지만 근로계약서에 대한 상세한 설명,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가정노동자보호법(산업안전보건법) 등 꽤 전문적이고 어려운,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반드시 알아둬야할 정보들도 쉽게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웃픈 직장인의 법칙, 회사에서 자주 쓰는 엑셀 꿀팁, 주사 유형, 성공을 부르는 10가지 신체 습관, if then 습관 법칙(일명 원 플러스 원 법칙) 등 유익한 팁부터 집값 안정화 대책, 한국의 자살률 등 사회 문제에 대한 의견을 속 시원하게 풀어내기도 한다. 생각에 대한 생각, 선택과 결정,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결핍과 열등감, 트라우마 등 감정적 문제, 다이어트, 금연, 독서 등 소소한 이야기까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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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은 놀랄 만큼 당신에게 관심 없다’(사진제공=성안당)

책 속 이야기들은 한국 뿐 아닌 전세계적으로 트렌드가 되고 있는 ‘오롯이 나로 서기’, BTS가 스토리텔링해 시리즈로 연신 외쳐대는 ‘러브 유어셀프’와 맥을 같이 한다.

 

“물도 셀프, 추가반찬도 셀프, 행복도 셀프, 불행도 셀프, 삶도 셀프, 모든 것은 나로부터”라고 외치는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원제목이었고 책 맨 끝을 장식하고 있는 ‘마카롱’ 에피소드에 담겼다.

“원 제목은 ‘내 인생의 마카롱’이었습니다. 마카롱처럼 각자의 색과 맛으로, 각자의 취향대로 살았으면 좋겠어요. 무취향도 취향이듯, 그 누구도 정답이 없듯, 완벽한 삶도 없고 어떤 삶도 문제가 있듯이요. 마카롱처럼 각자의 색·맛·취향대로 살아도 된다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곤 “변화하더라도 변함없는 그대이기를”이라고 위안을 전한 저자 이종훈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로 힘든 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2장 ‘술’ 이야기를 추천했다.

“바라건대 코로나19는 코로나와도 씹구(19), 코로나를 다 잊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 또한 우리 한국의 의료기술과 저력으로 어느 나라 보다 더 잘 이겨낼 것입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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