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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 마강래

은퇴자들의 '귀향 귀촌'이 청년도 살리고 지방도 살린다

입력 2020-04-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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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이 책의 부제는 ‘청년과 지방을 살리는 귀향 프로젝트’다. 저자는 <지방도시 상생부>라는 책을 통해 지방 중소도시의 생존을 위한 ‘압축도시’의 필요성을 강조하더니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라는 후속 저서에서는 수도권에 맞설 수 있는 지방 대도시 육성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이 책은 베이비부머 라는 거대한 인구 집단이 올해부터 65세 이상 고령자 층에 편입되면서 몰고 올 복지 문제, 재정 문제, 세대간 갈등 같은 사회적 문제를 포함한 엄청난 지각변동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은퇴 뒤 대도시에 남는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귀향 귀촌으로 흡수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많은 이들이 ‘탈(脫) 대도시’를 원하면서도 정작 그렇게 하지 못하는 원인을 조망하고 해법을 제시한다.





* ‘법적 노인’이 되는 베이비부머 - 올해부터 베이비부머의 맏형이 1955년생이 65세가 되어 법적으로 ‘노인’에 편입된다. 1955년~1963년까지 9년 동안에 걸쳐 태어난 이들을 1차 베이비부머 세대, 1968년~1974년생을 2차 베이비부머 세대라 지칭한다. 이들은 처음으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치열한 입시경쟁을 거친 세대이자, 자유화와 민주화를 이끈 주역이며, 산업화의 초석을 다진 한편 두 차례 경제위기에서 살아남은 세대다. 저자는 이들의 은퇴로 인해 사회적으로 은퇴자들이 직면한 시간의 과잉 문제부터 연금 고갈,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갈등, 고독사 등 사회적 이슈들이 끊임없이 대두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 1700만 베이비부머 은퇴가 주는 사회적 충격 - 첫째, 이들이 대거 고령자로 편입되면서 우리 경제가 힘을 잃을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경제활동인구 감소는 소비와 생산 감소를 만들기 때문이다. 둘째, 정부 곳간이 거덜날 것이란 걱정이 커진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이 지속가능하지 않게 된다. 국민연금 적립액은 2041년에 1778조 원으로 정점을 찍는 후 곧 적자로 전환된다. 베이비부머들이 모두 연금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셋째, 세대간 갈등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고령자들이 수적 우세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해를 복지정책에 관철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맞서 젊은 층은 노년층에게 자신의 몫을 뺏기지 않기 위해 스크럼을 짤 것이란 얘기다.

* 은퇴자들이 일에 매달리는 이유 - 대체로 우리나라 50대 이상 중고령자들이 생각하는 노후의 적정생활비는 부부 기준으로 월 243만 원이다. 1인 가구의 경우 154만 원이다. 반면에 중고령자들이 생각하는 최소생활비는 이보다 훨씬 낮은 월 176만 원이다. 1인 가구는 108만 원이다. 하지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이용해 노후생활비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순자산이 4억 6000만 원인 상위그룹이 은퇴 후 확보할 수 있는 월 소득이 평균 136만 원에 불과했다. 중위그룹(순자산 2억 1000만 원)은 98만 원 정도, 하위그룹(순자산 6000만 원)은 79만 원에 불과했다. 상위그룹 조차 최소생활비 확보가 어렵다는 얘기다. 은퇴자들이 일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참고로 OECD는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선 은퇴 후 연금이 은퇴 전 소득의 60~70%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노인 연령 상향의 딜레마 - 우리 사회가 노인 기준을 65세로 정한 시기는 1981년 노인복지법 제정 때다. 65세부터 다양한 복지혜택 부여되므로 노인 기준이 높아지면 국가적으로 큰 돈을 절약할 수 있다. 정부는 아직 노인 기준은 그대로 두면서 복지혜택 기준을 상향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인기준 연령을 70세로 올리면 기초연금 예산이 2015년 3조 2200억 원에서 2020년 4조 6500억 원, 2030년에는 9조 4700억 원까지 예산 절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반면 부작용도 크다. 65~69세 인구의 절대빈곤율이 8.3%포인트(21.8%→30.1%) 올라가고 상대빈곤율도 4.9%포인트(33.1%→38.0%) 높아진다. 정부는 일을 그만두는 시기와 연금 받는 시기를 일치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저자는 노인연령 기준을 높이되 이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연금 수급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 청년과 베이비부머 공생방법 ‘베이비부머의 귀향’ - 저자는 세대 간 ‘직업분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고령자의 일자리와 청년들의 일자리는 대체관계가 아닌 보완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은퇴한 베이비부머가 도시를 떠나, 지방 중소도시나 농촌에서 살며 젊은이들과 충돌하지 않는 일을 하면 된다고 강조한다. 베이비부머의 귀향 프로젝트가 범국가적으로 진행된다면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이끌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역설한다.

* 청년 귀촌? 젊은 인구의 외곽 이동 - 정부가 통계에서 자주 얘기하는 ‘귀촌 러시’는 사실상 젊은 인구의 도시외곽 이동으로 인한 착시현상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매년 20만 명 넘게 시골로 가는 젊은이들은, 귀촌한 게 아니라 대도시 주택가격이 너무 비싸 도시 외곽으로 밀려난 것으로 봐야 맞다는 주장이다. 그런 점에서 베이비부머의 탈 도시화는 청년들의 도시 안착을 돕고 일자리 문제는 물론 저출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한다. 도시경제를 활성화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 인구 확보가 시급한 중소도시 - 지방 중소도시는 젊은 인구 유출→인구 감소→도시 인프라 저하→잔여 인구의 유출이라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최소한의 임계인구(critical population size)를 확보해 생활서비스 붕괴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귀향 인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인구 자체를 늘려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 귀향 가능인구는 얼마나? - 수도권에 거주하는 베이비부머는 모두 805만 명이다. 이 가운데 약 55%인 440만 명 정도가 지방 출생, 특히 농촌 출신자들이다. 압도적 1위는 호남으로 베이비부머 314만 명 중 무려 절반인 150만 명이 수도권으로 올라왔다. 반면 영남에서는 507만 명 중 22%인 113만 명이 수도권에 자리를 잡았다. 균형발전의 핵심은 인구에 있는데, 이제까지는 정책들은 ‘사람’ 보다는 ‘지역’에 초점 맞춰져 있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지방으로 옮겨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 은퇴 베이비부머를 위한 일자리 찾기 - 지방에 아직은 베이비부머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많지 않다. 이들에게 제조업 일자리, 고령친화 서비스업 중심의 일자리, 지역참여형 일자리, 농촌지역 귀농 관련 일자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참고로 귀농인들의 가구소독 실태를 보면, 귀농 전 가구소득은 4400만 원 정도인데 귀농 후 1년차에는 2828만 원으로 급감한 후 5년차에 3895만 원으로 회복된다고 한다.

* 베이비부머 귀향을 발목 잡는 ‘부동산’ - 은퇴자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부동산이다. 도시 베이비부머의 귀향을 망설이게 하는 부동산 관련 걱정은 양도소득세다. 하지만 2020년 말까지는 농어촌주택이나 고향주택을 구입하고 3년 이상 보유하면 주택수 산정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를 면할 수 있다.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주면 귀향을 촉진할 수 있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은퇴 후 소득 절벽이 불가피한 은퇴자들에게 가장 좋은 대안은 주택연금이다. 해당 주택을 담보로 매달 국가로부터 연금 형식의 돈을 받는 방식이다. 현재 주택을 갖고 있는 부부 중 한명이라도 60세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증여세를 감면해 주는 것도 도시 베이비부머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법이다.

* 새로운 대안 ‘은퇴자 주거단지(CCRC, Continuing Care Retierment Commuities)’ - 해외에서는 은퇴한 고령자들이 함께 사는 은퇴자 주거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은퇴 고령자들이 지속적인 돌봄을 받는 마을이다. 건강할 때 들어가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다. 이곳에서는 고령자들도 일과 학습, 그리고 자율적으로 봉사도 하는 적극적 주체가 된다. 지역사회 주민들과의 활발한 교류도 가능하다. 1960년대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져 현재 미국에선 간병 등의 의료시설이 갖춰진 약 2000여 곳의 CCRC에 75만 명 정도의 은퇴들이 거주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생애활약마을’이라고 하는 일본판 CCRC가 있다. 미국은 부유한 은퇴자들이 이곳을 선택하는 반면 일본에서는 20만엔(200만원) 정도의 연금으로 생활하는 평범한 은퇴자들이 대상이다. 대도시 인구를 분산시키기 위한 지방살리기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었고, 지방교부금 혜택을 노린 지자체들의 노력이 더해져 빠르게 늘고 있다. 2018년 현재 전국 1788개 지자체 중 121곳(6.8%)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거주+돌봄+활약+이주가 가능한 커뮤니티로 육성되고 있다. 다만, 도시와 너무 떨어진 외곽의 경우 실패 사례가 많다며 “입지가 귀향인 마을의 성패를 가른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 농촌 빈집 활용한 '고령자 마을' - 최근 일본에서는 농촌의 빈집을 활용해 고령자 마을을 만드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한다. 사유재산인 빈집을 마음대로 부술 수 없으니 ‘새 주인 찾아주기’로 빈집 은행(아키야벵크)을 운영하며 빈 집 거래를 유도하고 있다. 도자기 마을로 유명한 사가현 아리타정의 경우 빈집은행에 매물을 등록한 소유주에게 10만엔(100만원), 빈집을 구매한 사람에게는 20만엔 정도를 지원했다. 구매자가 아리타정으로 주소지를 옮기면 또 10만엔을 추가 지급한다. 빈집 리모델링을 할 경우 상한액 50만엔 이내에서 비용의 반을 지원해 준다. 이 때 마을 업체가 시공을 맡도록 해 지역 경제를 살리는 효과도 노린다. 우리도 빈집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여기에 외지인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제안한다.

* 대학연계형 CCRC - 대학을 참여시켜 평생교육의 개념을 강화한 마을이다. 조지메이슨대학의 앤드류 칼이 처음 제안했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주 데이비드시의 유니버시티 은퇴커뮤니티가 대표적이다. 대학과 10분 거리인 주거단지를 대학이 제공하고 전체 거주자의 50% 정도를 대학에서 은퇴한 교수나 직원들로 채웠다. 최근 일본에서도 고베시에 위치한 간사이대학이 한 주식회사와 공동으로 대학연계형 CCRC를 만들었다. 우리도 위기의 지방대학을 살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 우리에겐 아직 너무 먼 … - 우리나라에서 대학과 연계한 고령자주택의 경우 건국대학이 개발한 ‘더클래식500’과 명지대학의 ‘엘펜하임’이 대표적이다. 모두 노인복지법에 따라 건설된 노인복지주택이다. 더클래식500은 모든 세대가 56평 규모다. 50층과 40층 짜리 두 동으로 구성되어 건국대 바로 옆에 위치한다. 고령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구비하고 있으며, 건국대 병원도 코 앞에 있어 건강관리가 가능하다. 대한민국 상위 1%를 위한 공간이다. 보증금 8억 원에 매월 생활비가 350만~400만원 정도인데도 입주율이 100%에 가깝다고 한다. 명지 엘펜하임은 2004년에 용인시 명지대 캠퍼스 내에 건설되었다. 336세대 거주가 가능한 8개 동으로 구성되었고 9홀짜리 골프장까지 평생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건설사가 부도나면서 골프장 허가가 나지 못해 소송 중이라고 한다.

* 연령 올라갈수록 높아지는 진료비 지출 - 출생 직후에는 연간 130만 원 정도의 병원비가 든다고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 후에는 50만원 정도로 뚝 떨어진다. 이후 병원 출입을 자주 않다가 55세를 넘어가면 수직상승한다. 60세를 지나면서 연평균 200만 원이 넘어가고 70세 이상에서는 450만 원을 훌쩍 넘어간다고 한다.

* 심각한 도-농 의료격차 -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종합병원으로부터 평균 2.47km 떨어져 있다. 경기도 사람들은 15.09km, 인천은 17.08km다. 지방광역시 가운데는 광주가 5.56km, 대전이 6km, 부산이 6.11km, 대구는 10.01km라고 한다. 가장 열악한 곳은 강원도로 28.04 km에 이른다. 종합병원까지 거리가 서울의 10배도 넘는다. 경남이 27.4km, 경북 26.84km, 충북 20.63km, 충남 17.24km 등이다. 응급의료시설도 서울은 2.56km로 이동거리가 가장 가까운 반면 강원도는 20.21 km로 매우 열악하다. 이렇다 보니 인구 10만 명 당 심장질환 사망률이 서울은 28.3명인데 반해 경남은 45.3명에 이른다. 전국 상급병원이 모두 42개인데 이 가운데 서울에 31%인 13개가 있다. 서울 인구가 전국 인구의 18.8%인 점을 감안하면 과한 상황이다. 의료 인력도 병원급의 경우 서울은 인구 1000명당 1.69명인데 반해 경북은 0.52명, 충남은 0.59명, 울산은 0.71명 수준이다. 지방 의료는 붕괴 직전이고 대도시 병원은 넘쳐나는 환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 '주치의 제도' 도입 검토를 - 베이비부머의 지방 이주를 활성화하려면 해외 여러 나라에서 운영 중인 주치의 제도의 도입을 검토해 봐야 한다는 저자는 말한다. 건강보험 가입자가 지역 내에서 특정 의사(주치의, 동네병원 의사)를 지정하고, 1차 진료를 반드시 그 의사에게 받게 하는 제도다. 유럽이나 북미에서는 대형병원으로 갈 때 반드시 주치의 거치도록 하고 있다.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데 적격이라는 평가다. 우리는 의사협회의 반대로 번번히 제도 도입이 좌절되고 있다. 신규병원 개업을 막고 환자들이 선택권을 제약한다는 이유에사다. 이에 일각에선 취약계층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차후 전역으로 확대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저자는 중소도시와 시골에 거주하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주치의 제도를 우선적으로 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 '고향사랑기부제'로 귀향 물꼬를 터야 - 개인이 특정 지자체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정부도 검토 중이다. 10만 원까지는 전액 공제되고, 10만 원 이상~1000만 원 미만은 16.5%, 1000만 원 초과시 33%를 공제받는 안이다. 이 제도는 ‘후루사토(고향) 납세’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는 이미 2008년부터 시행된 제도이다. 저자는 지방 중소도시에 고향세를 내는 수도권 주민 가운데, 원하는 사람에 한해 두 개의 주소를 허용하는 복수주소제(이중주소제)를 함께 도입할 경우 어려운 지역의 재정 확충에도 도움이 되고 지자체 인구가 늘어 교부금도 커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지방 주소지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덤도 있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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