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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마약·구치소… 아이돌 금기 깬 BTS 슈가

입력 2020-05-2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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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Agust D)_믹스테이프 'D-2'_커버
방탄소년단 슈가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4년 전, 불투명한 미래를 고민하던 아이돌 가수의 고뇌는 슈퍼스타가 된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22일 두 번째 믹스테이프를 공개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슈가(본명 민윤기·27) 이야기다.

슈가는 이날 애플뮤직과 온라인 음악 플랫폼 사운드클라우드에 ‘어거스트 디’(Agust D)라는 이름으로 공개한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에서 월드스타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와 자연인 민윤기 사이에서 방황하는 자아를 날 것 그대로의 목소리로 내뱉었다.

타이틀곡 ‘대취타’는 한국 전통 군악인 대취타(大吹打)를 샘플링해 만든 곡으로, 판소리와 꽹과리 등 국악기 위에 어우러진 슈가의 거친 랩이 인상적인 곡이다. 슈가는 이 곡에서 대표인 방시혁PD, 회사의 매출, 창작을 위해 마약의 유혹에 빠진 동료 가수들에 대한 감정을 직설적으로 가감없이 전달했다.

“꺾인 적이 없는 매출출출출출출출/우리 방시혁피디는 매일 춤춤춤춤춤춤춤/참 감사하네 내가 천재임에/고작 그런 이유로 약을 빨다니 애잔하기 그지없네 재능이 없는 거지 뭐/원하는 건 모두 가졌지 이제는 뭘 더 가져야만 만족이 될지/이 다음은 도대체 뭐지 / 그 다음은 그래 뭘까 심히 느껴지는 현타”(‘대취타’ 가사)

소속사 대표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거나 아이돌 가수로서 금기시되는 회사 매출 구조, 타 가수에 대한 비방은 아이돌 가수에게는 금기시되는 덕목이다. 슈가는 믹스테이프를 통해 힙합 가수로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면서 아이돌의 틀을 깨려는 시도를 선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사에서 자신을 ‘범’으로 표현한 것은 4년 전 발표한 첫 번째 믹스테이프 ‘어거스트디’ 수록곡 ‘기브 잇 투 미’(give it to me)의 연장선이다. 슈가는 이 곡에서 “범으로 태어나 개처럼 살 수는 없지”라고 노래한 바 있다.

‘대취타’의 뮤직비디오는 곡의 분위기와 가사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궁궐과 저잣거리를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에서 슈가는 ‘왕과 거지’의 1인 2역 연기를 펼치며 “종놈 출신에 왕 된 놈/개천 출신에 용된 몸”이라는 가사를 영상으로 표현했다. 이 뮤직비디오는 공개 8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건을 돌파했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대부분 잘 나가는 현재에 대한 허세를 부리기보다 정상을 찍은 뒤 미래를 향한 고민을 담았다. 슈가는 ‘대취타’ 도입부에서 “잊지마 잊지마 지난 날을 잊지마”라며 힘들었던 과거를 돌아본다.

‘저 달’에서는 “시작은 초라했지/ 그래 남산동 지하에서 이제는 펜트하우스 한남 더힐 ha/(중략)가끔씩 신께 원망해 왜 이런 삶을 살게 한 지/내가 뭐를 하는지 음악은 사랑하는지/시발 개고생 한 거 보상받는 것 같다만/난 아직 고파 이게 업보인가/(중략)남산동에서 시작한 지 10년은 더 지났지만/그때랑 똑같네 머리가 복잡한 건”이라며 고민을 털어놓는다.

과거로의 회귀는 믹스테이프 1집부터 이어진 것이다. 슈가는 당시 수록곡 ‘치리사일사팔 (724148)’에서 “성공이 궁해? no 난 그냥 돈이 궁해/폼 나게란 말도 잊혀진지가 오래/밤에는 연습하고 새벽엔 알바하고/그렇게 지친 몸 끌고 학교로 가면 잠만 자던/내가 20살이 돼 버렸네”라고 노래했다. 4년 전 방탄소년단이 월드스타로 도약할 무렵에도 성공에 취하기보다 어려웠던 시절에 대한 끈을 놓지 않으려는 슈가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넬의 김종완이 피처링한 ‘어땠을까’에서는 마약에 빠진 친구를 만나기 위해 구치소 면회를 간 사연과 친구가 약을 권했을 때 느낀 배신감을 처절한 감정으로 전달했다. 마약에 빠지는 아이돌 가수의 탈선에 대한 친구의 실망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봄날’에 수록된 랩 “니가 변한건지 아니면 내가 변한건지 uh/흐르는 시간 조차 미워 우리가 변한거지 뭐”를 차용하며 친구에 대한 사무친 감정을 토로한다.

“매주 갔었던 서울구치소 면회길/왕복 세시간쯤 됐었던 먼길을 혼자서 나섰지/너의 재판날과 너의 출소날/눈이 펑펑오던 겨울 흰 두부 똑똑히 기억나/그리고 간만에 본 넌 전혀 딴 사람이 돼버렸고/눈이 풀린 채 넌 말했지 *을 해볼 생각이 없냐구”(‘어땠을까’ 가사 中)

예고없이 깜짝 공개한 슈가의 믹스테이프에 국내는 물론 세계의 반응도 뜨겁다.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D-2’는 23일(오전 8시까지 기준) 미국, 캐나다, 독일,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웨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일본, 페루 등 전 세계 80개 국가 및 지역의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취타’도 50개 국가 및 지역의 ‘톱 송’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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