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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혼자여서 완벽한 사람들> 한정연

'초 솔로 시대' 비미족(非未族)'의 미래는?

입력 2020-05-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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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혼자와 미혼자 ‘비미족’ - 비혼과 미혼을 합해 비미족이라고 처음 사용한 이가 저자다. 그는 비혼과 미혼이 오직 개인의 선택이라는 것은 사회적으로 무책임한 해석이라고 말한다. 이들의 선택은 경제적인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선택하는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30대와 40대를 통째로 갈아서 만든 작은 집 한 채(그곳도 운이 좋아서), 그리고 느닷없이 준비없이 소리도 없이 다가오는 소득 절벽와 노년기라고 일갈한다. 노후 대비 저축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비판한다. “어쩌면 소확행을 추구한다기 보다는 사회의 경제 시스템으로부터 그 정도에 만족하라고 강요받는 삶인지 모른다”고 안타까와 한다.

* 한국 출산율 저하는 사회구조 탓 - 부모 도움 없이 살아가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연예는 버겁고 결혼은 사실상 사치다. 미혼율 관련 보고서를 보면, 25~29세 남성의 미혼율은 2015년 90%로 1995년의 65%를 훌쩍 웃돌았다. 같은 나이대 여성 미혼율도 30%에서 77%로 두 배 이상 올랐다. 가장 큰 변화는 35~39세다. 여성은 3%에서 19%로, 남성은 7%에서 33%로 껑충 뛰었다. 지금은 소득이 높을수록 결혼율이 증가하고 이혼율은 낮아진다. 여기에 더해, 직업이 아무리 좋고 노동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증여와 상속을 통해 이뤄지는 경제적 대물림의 산물인 경제력 즉 ‘자산’을 뛰어넘지는 못하는 게 현실이다. 결국 직장인들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늘 불안하다는 것이다.

* 여성 경제활동 증대와 임금 인상이 ‘저출산 해법’ - 결혼에 대한 긍정적 생각들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 결혼의 장점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남성은 전 연령대에 걸쳐 있는 반면 여성은 한창 직장생활을 해야하는 나이에 몰려있다는 것이 문제다. 저자는 배우자의 희생을 원하면서 자신의 일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남자들의 숫자와 직장 내 여성의 압박감은 줄여주고, 여성의 경제활동과 임금을 늘려 가구 소득을 높이는 것이 저출산의 궁극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한다.

* 사실상 ‘독신세’를 내고 있는 한국의 비미족들 - 한 중견그룹 계열사의 2017년 연말정산 대상자 중 소득세를 추가 추징받은 직원이 7%였는데, 이들 중 23%가 미혼1인 가구 즉 독신가구였다고 한다. 독신가구라는 이유만으로 0.35%포인트, 자녀가 없다는 죄로 1.30%포인트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우리나라 소득세 공제제도 자체가 가족 중심으로 인적 공제나 특별공제를 설계해 놓았다. 특히 출산장려금 등 기혼가구 공제가 확대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높을 수 밖에 없다. 현 제도상 독신가구에 실질적인 독신세가 부과되고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리고 이는 조세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 반려동물 키우기도 버거운 1인가구 -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는 1인 가구는 전체의 10.6%다. 앞으로 키우고 싶다는 비율은 41.5%에 달한다. 전체 가구 중에는 25.1%가 개(75.3%)나 고양이(31.1%) 등을 키우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85.6%가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60대 이상은 89.1%가 이에 동의한다. 연령대가 높일수록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경향이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1인가구에게 막대한 비용은 현실적인 장애물이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고정적으로 소비 지출하는 금액은 반려견의 경우 월 10만3000원, 반려묘는 7만8000원에 이른다.

* ‘독립서점’에서 위안을 얻다 - 지금의 비미족은 스스로 결정한 삶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비미족과 다르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들은 자신과 같은 주제에 관심을 가진 이들과의 연대를 꿈꾼다. 저자는 최근에 독립서점이 늘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 2017년 7월 현재 전국 독립서점이 모두 277개로, 6개월 동안 무려 31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고 한다. 독립서점의 강점은 커뮤니티 기반의 각종 문화활동이다. 저자와의 대화나 토론회 등이다. 책방 주인과의 대화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라고 한다. 하지만 경영은 모두 힘들다.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인터넷 서점이 10% 할인을 하기 때문에 경쟁이 안된다고 한다. 사람들도 대형서점애서 공짜로 책을 보던 습관 탓에 책을 잘 사지 않는다고 한다.

* ‘학원족’으로 바뀌는 비미족들 - 업무와 퇴사, 창업에 인생까지 학원에서 배우려는 비미족이 늘고 있다. 덕분에 성인 대상의 교육시장 규모가 약 2조원대로 늘었다고 한다. 2010년 이후 2017년까지 성인 대상의 직업기술 강의 학원이 3192에서 4244개로 늘었고, 인문학 학원도 543곳에서 606곳으로 늘었다. 성인의 직무 관련 평생학습 참여율은 2012년 15.4%에서 3년 만인 2015년에 이미 27.7%로 급등했다. 저자는 최근 성인 대상 교육시장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대상자 니즈를 고려한 맞춤형 강의, 고가의 자비부담에도 불구 높은 재수강율, 그리고 수강생 간 혹은 강사와의 활발한 네트워킹을 들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의 말을 빌어 “젊은 세대 직장인들의 일에 대한 두려움,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불안감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 활성화되어야 할 ‘메이커 운동’ - 선진국에서는 이른바 ‘메이커(maker)’들이 풀뿌리 제조업 역할을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매우 척박한 실정이다. 유명 메이커들도 아이디어 도용을 우려해 쉽게 창업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는 한국의 대기업 제조업체가 자체 공장, 하청 구조를 갖추면서 전문 제조업체가 설 것을 잃은 탓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덩달아 비미족 창업자들도 제조업의 나라 한국에서 제조압 창업을 하기가 힘들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고전하는 것도 소품종 소량 주문 및 생산을 맡길 전문 공장이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양민양 카이스트 교수의 말을 빌어 “이처럼 양산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선별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메이커에서 하드웨어 스타트업으로, 제조업 혁신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 이라는 새 제조 생태계로 가기 위해 메이커 운동의 저변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메이커가 제조업체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 진입장벽으로 하드웨어, 한국, 여성, 표준화된 입시교육, 그리고 이공계의 여성 소외현상 등을 들었다.

* 해외취업에서 길을 찾자 - 일본은 국내에 유학 온 외국인 학생의 현지 취업을 크게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2017년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 중 일본 취업을 위해 체류자격을 변경한 인원이 2만2419명으로, 아베 총리가 집권한 2012년 1만969명에서 크게 늘었다고 한다. 덕분에 한국 미혼 청년들의 일본 취업도 늘고 있다. 2017년 10월 기준으로 한국 국적의 일본 취업자 수는 5만5926명으로 전체 외국인 취업자의 4.4%에 이른다. 수적으로는 적지만, 전체 인원의 44.2%인 2만4694명이 전문 기술분야의 양질 일자리를 찾았다. 일본 유학의 장점은 저렴한 학비, 잘 정비된 장학제도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이 80%로 우리의 55%에 비해 크게 높다. 신입직원의 경우 90%에 육박한다.

* 혼자가는 혼행, 혼자 하는 크로스핏 - 혼행은 비미족을 대표하는 단어다. 여행상품을 혼자 예약한 비중이나 1인 항공권 에매비율이 높아지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취향 따라 여행지를 선택하고 일정을 짜는 자유여행객도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익스피디아 조사에 따르면 83.6%가 혼행보다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여행을 더 원하지만, 일정 맞추기 등의 어려움 때문에 혼행이 대세라고 한다. 최근들어선 군대식의 ‘부트 캠프’가 하나의 독립된 피트니스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 중에 개인 운동을 선호하는 비율은 23.8%지만 1970년대생인 X세대는 34.4%, 1990년대생인 밀레니얼 세대는 42.4%, 그리고 최근의 Z세대는 45.8%로 젊을수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 비미족 취향을 고려한 ‘퍼즐주택’ - “비미족에게 ‘취향’은 모든 선택의 첫번째”라고 저자는 말한다. 삼후주택이 시작한 퍼즐 주택은 모두 다른 집들을 퍼즐처럼 끼워서 한 동의 건물을 만든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부지 선정부터 입주자와 함께 결정하고, 입주 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설계대로 집을 지울 수 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년간 전세로 살아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게 한 것도 매력적이다. 산이나 강, 공원 등 자연과 가까운 곳이라 친환경적이다.

* ‘퇴사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 - 우리 사회에선 이제 퇴사를 꿈꾸고, 퇴사를 가르치고, 퇴사자의 용기에 박수를 쳐 준다. 1인가구 비율 40%가 예고되는 상황에서 곧 “언제든 그만둘 수 있어 좋겠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비혼족이 직장 내에서 주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우려한다. 특히 “언젠가부터 우리 직장인들은 끝없이 서로를 ‘조금만 더 버티자’는 말로 위로해 주고 있다”며 안타까와 한다.

*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 - 최근 미국에서는 조기 은퇴가 꿈인 파이어(FIRE)족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파이어족은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으로 자발적 조기은퇴(Retire Early)을 꿈꾸는 사람들을 말한다. 40대 초반에 퇴직해 은행 빚이나 직장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게 이들의 목표다. 하지만 한국에서 최근 몇 년간 익숙한 단어는 번 아웃(Burnout), 즉 심리적 탈진이다. 저자는 “그저 따뜻하게 한번 쳐다봐 주면 될 것을, 우리는 ‘너를 위해서야’라는 명분으로 다그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되묻는다.

* 경제문제보다 외로움이 1인가구의 최대 걱정거리 - 우리나라에서 외로움은 종종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2019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혼자 사는 남성이 미혼의 여성보다 외로움을 더 큰 문제로 느낀다고 한다. 30대 이상 남성들이 모두 외로움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답했다. 하지만 여성은 20대 이후 전 연령층에서 경제문제를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았다. 외로움은 30대에서만 2위였다. 1인가구는 가구별로 가장 경제력으로 취약한 계층임에도 남성들 대부분이 경제문제보다 외로움을 더 큰 걱정거리로 느낀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 시급한 ‘소비의 재구성’ - 저자는 1인가구의 재테크는 일단 목표 금액을 낮추거나 없애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비미족 재테크의 첫 시작은 투자 포트폴리오의 재구성이 아니라 소비생활의 재구성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큰 투자는 자기 자신을 위한 투자’라든가, ‘10억원, 30억원 모으기’ 같은 이상한 신화에 매달리지 말 것을 권한다. 일자리와 일할 시간은 줄어들고 임금 인상율은 제자리걸음이고 은행 금리는 2%도 안되는 사회에서 목을 맬 목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소비 줄이기 뿐”이라고 확언한다. 이를 인정하고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이 비미족 재테크의 제1원칙이라고 말한다.

* 부동산 집착에서 벗어나야 - 적어도 한국에서 모든 재테크의 첫 목표는 ‘내집마련’이다. 저자는 ‘집은 사는 곳이고, 노년에 주택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을 바꿀 수 만 있다면 1인가구의 행복도는 상당히 올라갈 것이라고 단언한다. 1인가구의 재테크는 집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해 이를 현재의 소비로 돌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 외에 퇴직연금 가입 등 노후자금을 일찍부터 준비할 것을 권한다. 노후 자금 확보와 현재 가용자금의 최대화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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