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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우리집에 무지개가 떴습니다! 평범했던 가정의 좀 특별한 이야기 뮤지컬 ‘펀홈’

[Culture Board]커밍아웃한 레즈비언 딸의 클로짓 게이 아빠 이해하기!

입력 2020-07-15 18:00 | 신문게재 2020-07-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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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홈
뮤지컬 ‘펀홈’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43세 앨리스 벡델 역의 최유하, 아빠 브루스 역의 최재웅, 43세 앨리슨 방진의, 19세 앨리슨 이지수, 브루스 성두섭, 19세 앨리슨 유주혜(사진제공=달컴퍼니)

 

“아빠는 왜 그랬을까?”

딸은 자라는 내내 엄하기만 했던 아빠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순간순간 느껴지는 묘한 동질감에 의아했다. 대학입학과 더불어 엄마에게 커밍아웃을 감행했던 딸은 43세, 돌연사한 아빠의 장례식에서야 그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시작한다.

뮤지컬 ‘펀홈’(7월 16~10월 11일 이해랑 예술극장)은 레즈비언 작가 앨리슨 벡델이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풀어낸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커밍아웃한 마흔셋의 레즈비언 딸 앨리슨 벡델(방진의·최유하, 이하 가나다 순)이 조화되지 못하던 클로짓(Closet, 성 소수자임을 밝히지 않은) 게이 아빠 브루스 벡델(성두섭·최재웅)을 이해하기 위한 여정을 따른다. 

 

FUNHOME_포스터_저용량
뮤지컬 ‘펀홈’ 포스터(사진제공=달컴퍼니)

2014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후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 입성한 작품으로 토니어워즈 작품상·극본상·음악상·남우주연상·연출상을 거머쥐며 주목받았다.

앨리슨 벡델의 원작을 바탕으로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 ‘로 앤 오더’(Law&Order) 등의 배우이자 연극 ‘웰’(Well), ‘2.5 미니트 라이드’(2.5 Miunte Ride) 등의 작가이기도 한 리사 크론(Lisa Kron)이 무대화를 위한 대본을 집필했다.

더불어 리처드 기어, 르네 젤위거 주연의 영화 ‘나이트 인 로댄스’,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아리엘의 시작’ ‘슈렉3’ ‘뮬란 2’ 등과 뮤지컬 ‘슈렉’ ‘소프트 파워’ 등의 작곡가 지닌 테소리(Jeanine Tesori)가 16곡의 넘버를 꾸렸다.

한국 초연은 ‘여신님이 보고 계셔’ ‘사춘기’ ‘태일’ ‘오만과 편견’ 등의 박소영 연출, ‘무한동력’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아마데우스’ ‘귀환’ 등의 채한울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전면에 내세운 주제는 ‘성소수자’의 정체성 찾기, 오롯이 나로 서기 등이지만 ‘펀홈’은 가족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뮤지컬 ‘펀홈’ 제작사 달컴퍼니 관계자의 전언처럼 “성소수자가 아니더라도 어떤 가족이든 안을 들여다보면 한두 가지 문제들은 가지고 있다. 그런 가족의 이야기”다.

마냥 다정하지만은 않은 아빠 브루스와 그런 아빠가 껄끄러우면서도 묘하게 동질감을 느끼는 딸 앨리슨을 중심으로 가족과 관계에 대해 다룬다. 영문학 교사이자 장의사로 살다 돌연 생을 마감한 아빠 브루스는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가 거부당하던 시대 자신의 정체성을 숨긴 채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그 가정을 지키기 위해 또 다시 자신을 숨기고 살았던 아빠를 어려서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대학입학과 동시에 가족에게 커밍아웃 한 딸이 이해할 수 있을까. 아빠를 이해하기 위한 딸의 여정에는 6인조 밴드가 연주하는 현, 크고 작은 타악 등 23개 악기로 선사하는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넘버와 음악이 함께 한다.  

 

펀홈
뮤지컬 ‘펀홈’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9세 앨리슨 벡델 역의 설가은, 엄마 헨델 류수화, 9세 앨리슨 유시현, 앨리슨의 오빠 크리스찬 이준용, 엄마 헨델 이아름솔, 크리스찬 한우종(사진제공=달컴퍼니)

 

‘펀홈’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특이점은 원형 무대다. 턴테이블처럼 돌아가는 중앙 원형 무대에 4면이 객석으로 꾸려져 관객들은 다양한 각도와 시각으로 극과 캐릭터들을 바라볼 수 있다. 한국 프로덕션의 무대에 대해 달컴퍼니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에 “오리지널 프로덕션처럼 돌아가는 중앙 원형 무대 위에 객석이 위치한다”며 “브로드웨이처럼 4면 무대까지는 아니지만 원래 객석 맞은편에도 객석이 배치된다”고 귀띔했다.

이어 “뮤지컬 ‘펀홈’은 일반적인 프로시니엄 무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라며 “준비과정에서 2, 3, 4면 등을 고려하던 끝에 이해랑예술극장 대관으로 양면으로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극의 화자이자 커밍아웃한 43세의 레즈비언 그래픽 노블 작가 앨리슨 벡델은 ‘시티 오브 엔젤’ ‘마틸다’ ‘하이젠버그’ ‘비너스 인 퍼’ 등의 방진의와 ‘판’ ‘오펀스’ ‘난쟁이들’ 등의 최유하가 더블캐스팅됐다.  

 

뮤지컬 펀홈
뮤지컬 ‘펀홈’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앨리슨 벡델의 동생 존 역의 이운재, 앨리슨의 첫사랑 조앤 역의 이경미, 존 이윤서, 로이·마크·피트 역의 이주순·황두현(사진제공=달컴퍼니)

 

앨리슨 회상의 중심이자 성 소수자임을 숨기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던 아빠 브루스는 ‘시라노’ ‘더 캐슬’ ‘그날들’ ‘아트’ ‘사의 찬미’ 등과 드라마 ‘비밀의 숲’ ‘더 게임’ 등의 최재웅, ‘렁스’ ‘샤이닝’ ‘경종수종실록’ ‘키다리 아저씨’ 등의 성두섭이 번갈아 연기한다.

커밍아웃을 하던 19세 앨리슨과 앨리슨이 빠져 들었던 TV 속 인물 수잔 데이즈는 ‘차미’ ‘또! 오해영’ ‘스모크’ 등의 유주혜와 ‘스위니토드’ ‘록키호러쇼’ ‘킹아더’ 등의 이지수가, 남다른 자신을 알아챈 9세의 앨리슨은 ‘마틸다’의 설가은과 ‘애니’의 유시현이 연기한다.

앨리슨의 엄마이자 브루스의 아내 헬렌 역에는 ‘레베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의 류수화와 ‘마리 퀴리’ ‘레베카’ ‘섬’ 등의 이아름솔이, 앨리슨의 첫사랑이자 시인이며 페미니스트 활동가인 조앤은 이경미가 캐스팅됐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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