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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자산·건강·인간관계… 50대 은퇴준비론

‘고령화 선배’ 일본에서 배우는 50대의 은퇴 후 삶 준비

입력 2020-07-28 07:10 | 신문게재 2020-07-2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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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우리보다 고령화가 10여 년 앞선 일본은 정년제도를 이미 정비해 사실상 65세까지로 정년을 늘려 놓았다. 반면에 통계청 기준으로 평균 53세에 퇴직하는 우리나라는 아직 공식 정년이 60세다. 연금 수령 시점인 65세까지 10년이 넘도록 무언가 일거리를 찾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직장에서 아무리 잘 나가는 사람이라도 이제 정년을 꽉 채워 일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50대 은퇴준비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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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전문가들은 “50세부터는 은퇴 준비를 착실히 해 두라”고 권고한다.

저축이나 연금 등 금전적 자산 외에 은퇴 후 맺을 새로운 인간관계 등에도 관심을 갖고 준비하라고 말한다.

일본 닛케이머니의 설문조사에서도, 은퇴 후 삶에 관한 만족도가 높은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50대에 노후 준비를 시작했는가’하는 점이었다.

은퇴 후 만족스런 삶을 즐기는 사람들은 퇴직 전에 이미 세 가지를 끝냈다고 한다. 노후 자금수지를 미리 정확히 계산해 두었고, 50세부터 생활비를 줄여 나갔고, 정년 퇴직 전에 주택 대출금 상환을 마무리했다.


◇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준비는 한·일 모두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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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일본에서 베이비부머 1세대인 단카이 세대가 대거 은퇴기를 맞기 시작한 것이 2007년 무렵부터 5년 정도였다. 우리는 최근에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는 평균 53~55세에 퇴직해 국민연금 수령 때까지 이른바 ‘소득크레바스’ 기간이 10년이 넘어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단카이 세대가 본격적인 대량 은퇴기를 맞았던 2014년에 발간된 ‘일본 고령사회백서’를 보면, 노후에 대비해 ‘경제적으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 이는 1.6%에 불과했다. ‘최소한 준비되어 있다’는 응답도 21.7%에 그쳤다. 70%가 은퇴 준비 부족이었다는 얘기다. 특히 ‘준비가 많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50.4%로 절반을 넘었다. 이미 은퇴한 60~64세 중 60.7%가 그런 상황이라며 자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노후 자금으로 우리 돈으로 1억~3억 원 정도 저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노후에 대비해 돈을 만드는 일 못지 않게, 뜻이 맞는 동료를 미리 만들어야겠다는 응답도 43.8%에 달했다.

지난 4월 말에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낸 ‘대한민국 50대 직장인의 은퇴자산 인식 태도 및 운용계획’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50대가 스스로 평가한 재무적 은퇴준비점수는 100점 만점에 54.4점에 그쳤다. 자산 2억 미만의 경우 41.9점으로 더 낮았다. 20억 이상 자산가는 73.2점이었다. 문제는 50대 직장인 가운데 40~50%가 자신의 연금자산이 정확히 얼마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개인 연금 보유액도 47.9%만 알고 있었고,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은 61.0%만 인지하고 있었다.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가 지난 5월에 50~54세 퇴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보고서에서도 3분의 2인 66%가 노후 자금 준비 정도를 ‘불충분하다’고 답했다. ‘충분하다’는 응답은 8.2%에 그쳤다. 일본 단카이 세대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미흡한 수치다. 금융자산의 경우 5000만원 미만이 33.3%로 가장 많았다. 1억~3억원이 23.3%, 5000만~1억원이 22.4%였다.

퇴직 후 재취업에 성공한 경우는 37.2%로 조사됐다. 하지만 자영업이 17.9%에 달해 아쉬움을 남겼다. 44.9%는 경제활동을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가량이 퇴직 후 특별한 근로소득이 없다는 것이다.


◇ 자기 가치 높이는 노력과 인간관계 구축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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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우리나라 50대의 가장 큰 문제는 ‘느닷없는 퇴직’이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의 ‘5060 일자리 노마드족이 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5060 퇴직자의 3분의 2가 자신의 퇴직 시기를 정확히 예측 못해 낭패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1.9%가 당초 예상했던 퇴직 시기보다 ‘빨리’ 퇴직했다고 한다. 금전적이든 건강상으로든 은퇴 준비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일본 전문가인 김웅철은 <연금밖에 없다던 김 부장은 어떻게 노후 걱정이 없어졌을까>는 최근 저서에서 일본 경제주간지 ‘프레지던트’가 55~74세 은퇴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했던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 은퇴자들이 가장 후회하는 1위가 건강 부문에서는 의외로 ‘치아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지 않은 것’이었다. 우리도 고령자 병원진료 항목 중에 최다가 ‘치주질환 치료’라는 연구 결과가 최근에 발표된 바 있다. 치료비는 은퇴 후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은퇴 전 준비할 것으로 그는 의외로 ‘명함 분리’를 가장 먼저 꼽았다. 은퇴하면 현역 시절의 인연은 곧 끊어질 수 밖에 없는데, 그 끈을 놓지 않으려 애 쓰다간 자칫 비루하다는 비난을 받기 십상이다. 그래서 퇴직 즈음에 자신의 명함첩을 두 부류로 나눠, 퇴직 후에도 계속 만날 사람만을 추리라고 권한다. 은퇴 후 평생 함께 갈 친구들과 더 깊은 사귐을 준비하라는 조언이다.

무엇보다 퇴직 전에 자신의 가치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 꼭 필요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웅철은 일본 사례를 들어 ‘50대에 반드시 버려야 할 3가지’로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지금의 인맥과 성공 경험을 노후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 회사 말년에 역전승하겠다는 생각, 퇴직 후에도 팀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정길준·이은혜 기자 alf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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