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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새 경제 교과서

입력 2020-07-28 14:03 | 신문게재 2020-07-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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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는 우리가 배운 경제 교과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경제학은 수많은 변수 가운데 몇 개만 가지고 모델을 만들어 결과를 도출한 뒤, 마치 공식인 것처럼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때문에 현실과 맞을 때보다 틀릴 때가 많다. 수많은 허점이 있다. 모델에 넣지 못한 변수가 훨씬 더 많으니 당연하다. 

 

수학은 공식이 있지만, 경제학은 없다. 실제 수요와 공급 곡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그럼 시장에 재고가 없어야 한다. 극단적으로 단순화시켰다. 그래서 이론이라고 부른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위축한 투자와 소비를 늘리기 위해 확장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되레 하강곡선을 그린다. 재정지출 확대가 기업의 투자 위축을 발생시키는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驅逐效果)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이론은 금리상승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지금 금리는 바닥이다.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는 경제 변수 간 관계는 코로나로 뒤죽박죽됐다. 위험자산 주식도 오르고, 최고의 안전자산 금값도 상한가다. 채권 공급량이 늘어났는데도(채권 가격 하락 요인이 발생하면 금리는 상승) 금리는 내려간다. 

 

자유무역을 통해 자국민의 후생을 높이려는 생각은 접어야 한다. 한국은 자유무역 최대 수혜국 중 하나다. 그러나 코로나로 남의 나라와 전략물자를 자유롭게 사고팔지 않는다. 자국의 생산안보에 초점을 맞춘 방향으로 공급과 가치사슬이 재편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야 한다. 경제관료들도 마찬가지다. 기존 교과서는 이제 박물관으로 보내도 될 듯 싶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정책의 유연성이 더욱 강조된다. 

 

-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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