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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이름만으로도 ‘믿음’이 되는 배우 전미도, 그 비결은 “경청”

입력 2020-08-0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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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
배우 전미도(사진제공=CJ ENM)

 

“연기도 잘하고 사람도 아주 좋아요. 겸손하고 화합도 잘하고 주위 사람들한테도 잘하고…좋은 배우죠. 아주 영리해요. 노력을 많이 하면서도 잘 알아들어요. 자신이 할 바를 잘 캐치한다고 할까요. 뮤지컬 하던 배우여서 좀 어려웠을 텐데도 금방 잘 극복해내더라고요.”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국립극단의 이성열 예술감독은 2018년 연극 ‘오슬로’로 함께 작업했던 전미도에 대해 “좋은 배우”라고 평했다. 이성열 예술감독을 비롯해 ‘전미도’라는 이름은 관객 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창작진, 스태프, 배우들에게도 믿음을 주는 배우기도 하다. 그 비결에 대한 질문에 전미도는 “경청”이라고 답했다. 

 

“경청합니다. 요지가 뭔지를 찾아내려고 노력하죠. 연기를 하면서 연출님이나 창작진들의 의도에 맞춰서 표현해야 하니까요. 똑같은 한국말을 하는데 배우들과 창작진이 쓰는 언어가 다른 것 같아요.”
 

어쩌면 해피엔딩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공연 중인 클레어 역의 전미도(왼쪽)와 올리버 정문성(사진제공=CJ ENM)

전미도는 뮤지컬 ‘스위니토드’ ‘영웅’ 등에서 호흡을 맞춘 양준모가 연출한 오페라 ‘리타’의 드라마트루그(Dramaturg)로 함께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연출님과 소통이 잘 안되는 경우들이 있어서 연출님의 말을 통역하는 수준이었다”며 쑥스러움을 표했다.


◇극의 시작과 끝을 함께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재밌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연출, 무대 디자이너, 조명 디자이너 등 1차 창작자들의 회의 참석이었어요. 그 분들이 만든 뼈대 위에 드라마가 얹히는 거잖아요. 기본틀이 어디서 시작됐고 왜 만들어졌는지 궁금했어요. 극 초기 단계부터 작품을 알고 함께 디벨로프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느낌이죠.”

전미도는 현재 출연 중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9월 13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1관)을 비롯해 연극 ‘비’(BEA), 뮤지컬 ‘일 테노레’(Il Tenore), ‘파리빵집’ 등의 기획·개발단계부터의 여정을 함께 했다.

“제일 먼저 했으니 제가 만든 것처럼 느껴지는 성취감도 있어요. 라이선스 작품들은 어쨌든 ‘바이블’이 있고 동기(動機)도 이미 정해져 있거든요. 답이 있는 상태에서 표현해야 하죠. 하지만 창작극의 시작부터 함께 하는 작업은 그 동기조차 제가 선택하고 만들어내니 재밌어요.”


◇“이렇게 든든한 분들이 다 있나 싶어요!” 


전미도
배우 전미도(사진제공=CJ ENM)

 

“많은 분들이 (제가 공연한)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된다는 게 부끄러웠어요. 잘못한 것들도 많으니까요. 오히려 걱정이었죠. 대외적으로 ‘뮤지컬 배우’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등으로 알려졌는데 영상을 보시고 ‘이게 뭐야’ 할까봐 사실 부담스러웠어요.”

전미도는 신원호 연출·이우정 작가의 시즌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면서 가졌던 걱정과 부담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전미도는 “드라마가 시작되면서 (신원호) 감독님께서도 ‘새로운 인물이 나오니 쉽게 얘기할 수 있다. 마음의 준비를 많이 하라’고 하셨다”며 “스스로도 매체로 노출된 이상 받아들여야하는 숙명이라고 여러 번 단도리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걱정이 많았는데 무대 위 저를 봐주시던 관객분들이 있어 든든했어요. 이렇게 든든한 팬들이 다 있나 싶었고 10년 넘는 무대배우 생활을 허투루 한 건 아니구나 했죠. 게다가 정말 많은 무대배우들이 든든한 지원군들처럼 (드라마에서도) 함께 해주셨어요. 그리고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 저에게 보내주시는 메시지나 편지, 인스타그램 댓글들에서도 힘을 얻어요.”

그리곤 “드라마를 보고 제 유튜브 자료를 찾아보시다가 뮤지컬을 보러 직접 와주시기도 한다”며 “새로운 관객들이 공연계를 찾으시는 건 정말 잘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미도
배우 전미도(사진제공=CJ ENM)
“그 분들이 제 걸 보러 오셨다가 다른 캐스트도 보거든요. 배우 마다 다른 매력을 느끼시고 다른 작품도 보시면서 공연문화에 젖어드시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어쩌면 해피엔딩’은 처음 공연을 접하는 분들이 보기 좋은 작품이죠. 이를 시작으로 공연을 사랑해주시고 많이 찾아와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공연계에는 정말 다양한 이야기와 배우들이 있고 파기 시작하면 무궁무진한 세계니까요.”


◇‘슬기로운 의사생활’ 채송화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결국 연기는 호흡을 맞추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눈을 보고 듣고 말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죠. 직접 해보니 제 생각대로 연기에 큰 차이가 있지는 않았어요. 다만 드라마는 긴 호흡을 가져가는 게 아니라 장명장면 끊어가니 순간의 집중력과 순발력이 필요하긴 해요.”

무대와 드라마 연기에 대해 이렇게 전한 전미도는 “무대는 순간적으로 나오는 디테일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계산이 서 있어야 한다면 드라마 연기는 반복하는 게 아니니 계산하기보다 순간적으로 나오는 것들을 믿었다”고 말을 보탰다.

“무대와는 달리 (촬영 결과물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눈짓 하나가 어떤 뉘앙스를 주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어요. 저 순간 살아있는 게 중요하구나를 깨달았죠. 감각이 필요한 느낌이랄까요.”

이어 “유명한 감독님과 작가님 작품이니 사랑받을 건 알았지만 제 역할까지 이렇게 사랑해주실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며 “드라마의 힘이 정말 크구나를 새삼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를 보고 배우를 꿈꾸는 지망생들, 채송화를 보고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SNS로 메시지를 주시거든요. 너무 신기해요. 개인적으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드라마 역할을 통해 저 역시 위로 받았죠.”


◇이번엔 영화? “어쨌든 연기를 할 거예요”

전미도
배우 전미도(사진제공=CJ ENM)

 

“제가 ‘베르테르’ 20주년 캐스팅을 제의 받던 당시에는 드라마 촬영 스케줄이 안나온 상태였어요. 드라마는 처음이고 겹치면 못할 것 같아서 고사했는데…제가 되게 곤란해졌어요.”

2013년부터 롯데로 함께 했던 뮤지컬 ‘베르테르’ 20주년을 함께 하지 못하는 데 대해 이렇게 전한 전미도는 “(조광화) 연출님께 너무 죄송하다”고 다시 한번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실 어떤 작품이든 다시 하는 건 무서워요. ‘번지점프를 하다’ 3연을 안한 이유도 대학생의 풋풋한 연기를 못할 것 같아서였어요. 처음 ‘번지점프를 하다’를 했을 때는 막 이별을 겪었을 때였거든요. 연애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을 때라서 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안정적인 감정상태여서 치열한 걸 할 수 있을까 싶었죠. 제 스스로 가지고 있는 나이, 환경적인 부분들이 지금은 할 수 없을 것 같았거든요.”

극단 맨씨어터에서 연기를 시작해 무대 배우로 10년을 넘게 살았고 TV드라마로 영역을 넓힌 전미도는 “연기를 하는 거면 다 해보고 싶다”며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으며 스스로의 쓰임에 대한 궁금증을 표하기도 했다.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사실 저는 궁금해요. 저 분야(영화)에 계신 분들이 저를 어떤 역할로 보실지, 제가 어떤 역할로 쓰임을 받을 수 있을지. 아마도 애매할 거예요. 제가 명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니까요. 거꾸로 생각하면 어떤 걸 해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선택을 받는 배우니 다음은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저 순리에 맡기는 거죠. 어쨌든 연기를 할 거예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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