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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한국관객들이 아니었으면 못 볼 '감독' 영화 두 편!

[문화공작소] 13일 나란히 개봉하는 셀린 시아마 데뷔작,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음악 감독 다큐

입력 2020-08-11 18:00 | 신문게재 2020-08-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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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워터 릴리스'(왼쪽)와 ‘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사진제공=블루라벨픽쳐스, 영화사 진진)

 

한국관객들의 남다른 ‘감독’ 사랑이 두 편의 영화를 극장으로 끌어들였다. 셀린 시아마 감독의 초기작 ‘워터 릴리스’와 음악감독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작업기를 다룬 ‘셰이프 오브 뮤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마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아니었다면 절대 국내에서 볼 수 없었을 작품이다. 비정하지만 예년처럼 각 배급사들의 텐트폴영화가 극심했다면 비수기에 걸려 소리소문 없이 잊혀졌거나 아예 극장에 걸리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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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모습을 한 소녀들의 세 가지 사랑 이야기 '워터 릴리스'(사진제공=(주)블루라벨픽쳐스)
먼저 ‘워터 릴리스’를 보자. 우리에게는 ‘기생충’의 아우라에 가려졌지만 해외에서는 셀린 시아마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 대한 관심이 거의 동급이었다.  

 

칸 영화제를 ‘뒤집어 놓은’ 영화라는 평가와 더불어 아카데미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올초 국내에서 개봉해 15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작은 영화의 힘’을 발휘했다. 작품이 매력적이니 감독에게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얼마전 셀린 시아마 감독의 ‘톰보이’가 개봉했고 데뷔작이나 다름 없는 ‘워터 릴리스’까지 1년에 한 감독의 영화가 세 편이나 극장에 걸리는 셈이다. 이 영화가 프랑스 관객을 만난 시기가 2007년이니 국내에서는 13년이나 지각 개봉을 하는 셈인데 내용 또한 범상치 않다.

물 위에서는 한없이 우아하지만 발 밑으로는 여타 스포츠 못지 않게 치열하게 발차기를 하는 싱크로나이즈 스위밍이 영화의 소재다. 수영과 댄스 기술을 조화시켜 수영 기술의 아름다움과 기교를 겨루는 수중 경기가 아이에서 어른으로 거듭나는 소녀들의 성장통을 잔인하지만 사실적으로 관통한다.



영화 속 어른들은 하나같이 속물적이고 관습적이거나 부재중이다. 겨드랑이 털을 관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중에 남편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일 것이냐?”고 하거나 또래 보다 성숙한 소녀에게 “사랑한다”며 관계를 요구한다. 부모들은 일하러 가거나 믿을 만한(같은 수영반 혹은 모범생)친구라면 교제를 허락한다. 누가 봐도 매력적인 소녀, 동성을 좋아해 혼란스러운 주인공 그리고 그의 또 다른 친구 등 10대 중반의 소녀들이 보여주는 일탈과 교감은 꽤 사실적이면서 도발적이다.


동성애자이기도 한 시아마 감독은 “세 소녀는 10대 시절 나 자신을 흔들었던 세가지 고민을 각각 반영 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카메라 앞에 선 소녀들이 보여주는 외모가 바로 이 사회성의 민낯이다. 남녀 모두에게 사랑받는 플로리안(아델 에넬), 또래에 비해 왜소한 마리(폴린 아카르), 평생을 소아 비만으로 자란 안나(루이즈 블라셰르)까지 소녀에서 여성으로 막 발돋움하려는 이들의 사연에 국내 관객들의 교감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처럼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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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속 이야기면서 스크린 밖 세상을 다룬 ‘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사진제공=영화사 진진)

 

얼마전 별세한 엔니오 모리꼬네처럼 대중적이진 않지만 작품으로 기억되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를 보자. 웨스 앤더슨, 조지 클루니, 로만 폴라스키까지 직접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작품에 영화 음악가로 선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를 말한다.

 

일단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그는 무대에 올라 자신의 아내에게 감사 인사를 표했다. 집시 음악 클럽에서 만난 그의 아내는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음악적 동지이며 그가 중도를 잃지 않게 해주는 일등공신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태생이지만 그리스 출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발칸과 중동 음악을 주로 듣고 자란 그는 일찌감치 영화음악 감독을 자신의 꿈으로 삼았다. 영화에서 그는 “간혹 사람들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2004)를 제 데뷔작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실 그 영화의 작곡을 하며 내 50번째 영화임을 자축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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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속 이야기면서 스크린 밖 세상을 다룬 ‘셰이프 오브 뮤직:알렉상드르 데스플라’.(사진제공=영화사 진진)

 

실제로 다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카메라 앞에서도 “어제는 유럽, 오늘은 미국에 있는 것이 일상”이라고 자신의 살인적인 스케줄을 알린다. 존 윌리엄스, 한스 짐머가 장악(?)한 주류 영화음악계에서 자리 잡기 위해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노력을 했으며 그 기본은 바로 ‘체력’에 있음을 담담히 고백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그의 패션 철학이다. 워너 브라더스의 제안으로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을 작업 할 때는 런던 오케스트라 앞에서 정장을 하고 지휘봉을 휘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때론 편안한 스웨터 차림이고 간혹 스카프를 두르기도 하지만 패션조차 그의 철저한 전략임을 다큐멘터리를 보는 관객이라면 눈치 챌 수 있다.

기억하자. 이 감독은 배우가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이 음악감독이 작곡한 거였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없다. 비록 엔니오 모리꼬네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다행히 우리에게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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