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활용과 서비스 개발은 느린 ICT 인프라 강국

입력 2020-08-10 14:09 | 신문게재 2020-08-11 19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가 세계 1위인 한국이 활용도를 보면 강국다운 위상에서 한참 동떨어져 있다. 보급이나 접근성은 높으나 ICT 서비스 면에서 글로벌 기업에 점령당했다는 표현이 틀리지 않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ICT 부가가치 비중이 높다고 자부해 왔지만 관련된 제조를 빼고는 통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는 한없이 느려터졌다. 기업 규모와 가치 면에서 세계 100대 기업에 삼성전자가 유일한 것은 그 단적인 결과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 지분율도 단 1%였다. ‘세계 최고 수준’에 대한 회고와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현재의 초라한 시장점유율이나 시가총액 차이만 갖고 자조적이 될 이유는 없다. 그 대신 경각심은 꼭 가져야 한다. 애플, 넷플릭스, 테슬라 등 스타기업을 57개사나 보유한 미국이나 각각 12개와 11개를 가진 중국과 일본에 비해 초라한 위상을 어물쩍 덮고 가서는 안 된다. 시총을 통한 기업 가치는 시장이 보는 미래 전망인 까닭이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이렇다 할 실속을 챙기지 못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나 플랫폼 분야도 해외 기업들에 꽉 잡혀 있다.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ICT서비스업을 어떻게 일으키느냐가 핵심 열쇠가 되겠다.

 

이를 위해 글로벌 디지털 전환에 주도적으로 올라타야 한다. 그동안은 국가적인 소프트웨어 산업 진흥책마저 기술 진보를 따라가기 더뎠다.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산업 체질을 바꾸기에는 더욱 벅찼다. CDMA 상용화, 최초의 음성 LTE 등에서부터 쌓인 모바일 강국 이미지로만 기존의 영세성을 면하긴 힘들다. 만회할 기회를 찾으려면 칸막이식 규제를 철폐하고 ICT 초격차에 어울리게 새 판을 짜야 할 것이다. 또 산업간 융합의 엔진으로 기능하게 해야 한다. 성장 동력 창출 앞에서 머뭇거리면 정부가 구상하는 디지털 뉴딜도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는 건 시간문제다. 

 

이 시점에서는 한국 경제의 디지털화 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느리다는 진단부터 진솔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전경련 보고서에 나타난 성적은 세계 조류를 잘 읽지 못해 갈라파고스섬처럼 만든 결과와 다르지 않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재 양성도 세계 주요 대학들에 뒤쳐지고 있다. 규모와 가치를 무시하고 정보통신기술 강국 코리아를 만들긴 불가능하다. 활용과 서비스 개발에서도 경쟁력 제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부터 필요한 것은 특정 부문이 아닌 ICT산업 전체의 경쟁력이다.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