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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완성차 업계, 지금은 파업 자제할 때

입력 2020-09-03 15:07 | 신문게재 2020-09-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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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및 단체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완성차 업계가 폭풍전야를 만났다. 실적 정체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지엠(GM) 노동조합은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률에 힘 받아 파업 수순에 들어가고 있다. 5차 실무 교섭을 르노삼성자동차도 다음주가 위태롭다. 임단협 결렬을 민주노동 가입 찬반을 위한 동력과 연계시킬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강경해진 분위기다.  

 

파업의 파국적 결말을 거론하기 전에 완성차 업체의 최근 실적부터 좀 돌이켜봐야 할 것 같다. 현대·기아·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 등의 8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뒷걸음했다. 여기에 르노삼성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이 성사되면 프랑스 본사가 노조 파업과 연계시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물량 배정은 물거품으로 사라진다. 들춰내기 싫겠지만 한국의 자동차산업 노동생산성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가혹한 평가로 들리겠지만 근로자 1인이 생산하는 부가가치와 비교해 노조 리스크만 과도하게 커진 상태로 보면 틀리지 않다. 

 

다양한 악재가 겹쳐 생산성이 추락하는 총체적 난국에는 더구나 자동차산업이 ‘끝장’을 택할 때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아니라도 상식에 근거한 사회통념을 생각해봐야 한다. 임금과 성과급, 별도 요구안을 하나도 양보하지 않는다는 자세인 현대차 노조의 경우는 더 그렇다. 사회 각 부문이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나오면 기본적 권익이 아닌 우월한 입장에서의 고임금 과욕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파업을 만지작거리는 르노삼성은 8년 만의 적자 위기 앞이다. 흑자 전환이 불투명한 한국지엠도 인건비 급등을 감당할 여력이 크지 않다. 글로벌 지엠의 경영정책은 나 몰라라 하더라도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의 아픔까지 벌써 잊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노사가 힘을 모아 무파업 노사평화를 구가해도 버텨내기 힘겨운 경제 위기다. 임금과 성과급 인상, 복리후생 복원만 부르짖지 말고 존폐 갈림길에 선 부품사 붕괴 경고음을 같이 들어야 한다. 임무수행능력에 따라 임금산정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해도 분규가 없는 일본 도요타 등의 사례는 보고 배워도 좋을 듯하다.

 

자동차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지 않도록 파업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낮은 생산성을 극복하기 위해 사활을 걸어도 부족한데 회사의 생산성 제고 조치에 반발하며 강경 투쟁을 일삼는 노조는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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