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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車 개소세 폐지가 능사? 과세 성격부터 바꿔야

개소세, 폐지보다 손질 필요해

입력 2020-09-08 15:30 | 신문게재 2020-09-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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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
한지운 산업IT부장

자동차 개별소비세(개소세)를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최근 커지고 있다. 그 배경은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국내 수출 주력 산업인 자동차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는 수출 부진에 내수로 버티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년 대비 상승세를 유지하던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8월 하락세로 전환했다. 개소세 인하가 시행되기 이전인 2월 이후 첫 하락 전환이다.


여름 휴가와 영업일 수 감소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판매량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자동차 개소세 인하 폭을 축소한 영향이 크다. 애초 자동차 개소세 인하는 올해 상반기로 일몰하는 한시적 정책이었으나,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자 정부는 연장을 결정했다. 대신 7월부터 12월까지는 70% 인하에서 30% 인하로 인하 폭을 줄였는데, 할인액이 줄자 판매량도 하락한 것이다.

그간 자동차 개소세는 정부가 경기 부양책의 한 방안으로 활용한 게 사실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6개월간 30% 인하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 9월(4개월간), 2015년 8월(10개월간), 2018년 7월(17개월간), 2020년 3월(10개월간)까지 경기 침체가 일어났던 시기마다 총 5차례 시행했다. 문제는 간격은 줄고, 기간은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래서야 정상적 소비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것은 물론, 효과 역시 반감될 수밖에 없다. 혜택을 보지 못한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특히 이번에는 할인 폭을 줄이면서 최대 감면액 상한을 없애다 보니, 고가의 수입차가 많이 팔리는 예상치 못한 결과까지 맞닥뜨리게 됐다. 8월 수입차 판매량은 2만1894대로 지난해 8월 대비 20.8%나 늘어났다.



그렇다면 업계가 원하는 대로 완전히 자동차 개소세를 폐지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낮아진 구매 가격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격 인상분으로 메워질 것이며, 정부 입장에서는 경기 부양에 써먹을 수 있는 카드만 잃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여기에 연 1조원이라는 세수도 사라진다.

이보다는 자동차 세금 자체를 전면 손질해야 한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 내는 개소세는 일종의 사치세 개념이다. 자동차를 가진 것이 부의 척도가 됐던 시기도 있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기준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2400만대로, 국민 2.16명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시대착오적이다. 또한 자동차 소유자가 매년 내는 자동차세의 기준 역시 배기량에 따라 부과하고 있다. 배기량에 세금 액수가 좌우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벨기에 등 몇 나라에 불과하다. 옛 유럽에서 적용한 ‘마력세(horse power tax)’와 별 다를 바 없다. 

 

이제는 일률적인 차등 과세에서 환경 오염 등 사회적 비용에 대한 세를 물리는 방향으로 좀 더 과감히 변화해야 한다. 

 

더불어 과세는 산업 기술 발전의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 요사이 빠르게 늘고 있는 순수 전기차는 엔진이 없기 때문에 자동차세를 낼 때 ‘그 밖의 승용자동차’로 분류된다. 순수 전기차가 2030년대 중반에 내연기관 차량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도, 현행 제도에서는 '그밖의 승용자동차'라는 모호한 이름으로 나누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2억원에 달하는 수입 전기차가 1년에 자동차세 10만원이라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보다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물론, 조급한 기준 변경은 경계해야 한다. 1000ℓ 단위로 배기량을 과세하면 1999ℓ 엔진을 개발하듯이, 과세 기준의 변화는 자동차 개발 단계부터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옳은 의도를 바탕으로 균형 잡힌 기준을 세워 차근차근 바꾸는 신중한 재정비가 필요한 때다.

 

한지운 산업IT부장 gogum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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