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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인도판 블프'에 삼성·LG·현대차가 웃는 까닭

[권기철의 젊은 인도 스토리] 종교를 알면 비즈니스가 보인다

입력 2020-10-05 07:00 | 신문게재 2020-10-0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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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마케팅 관점에서 볼 때, 소비자 의식과 행동에 신앙이 강하게 반영되는 곳이 인도다. 인도에서 종교적 신앙은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인도에서의 금 구입은 이러한 신앙이 반영된 대표적인 구매 활동에 속한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금 소비국이다. 세계 금 수요의 25%를 차지한다. 금화 및 금괴를 포함한 개인의 금 투자에서도 세계 시장의 35%를 차지한다.

금은 인도인의 습관 및 전통을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이다. 인도 문화에서 종교적 축제나 결혼식 등 축하 장소에서, 화려하고 아름다운 치장의 일부로 금을 몸에 두를 기회가 많다. 금을 축하의 의미로 선물하는 것도 매우 일반적이다. 연간 인도에서 800톤 이상의 금이 팔려나간다. 매일 약 2톤이 넘는 금액이 팔려 나가는데, 매년 5월 특정한 하루 동안 금 판매량이 평상시 판매의 10배가 넘는 20여 톤에 이르기도 한다.



그 날은 인도 힌두교 축제인 ‘악샤야 트리티야(Akshaya Tritiya, 번영하는 달의 세 번째 단계, 매년 5월)’다. 신규 사업 시작, 여행 계획 수립 등 새롭게 시작하는 모든 것을 위한 길일로 여겨지며 연중 금 소비량이 가장 높은 축제 날이자 힌두교도에게는 재수 좋은 날이기 때문에 금 소비가 폭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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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들이 사랑하는 금. 인도는 세계 최대의 금 소비국이다.

 

인도에서는 이 축제 기간에 금궤나 금장신구를 사거나 금 장신구를 착용하면 미래에도 행운이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축제 중에는 귀금속 상인과 은행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행해진다. 특히 여성 신도들에게는 이 날 금을 사는 것은 부와 번영의 궁극적인 상징이며, 그것은 매우 일반적인 행동이다.

11월에 있는 빛의 축제, ‘디왈리(Diwali)’는 인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축제 중 하나다. 힌두교도들의 축제인데, 인도인 누구나 종교에 관계없이 이 날을 축하한다.

디왈리는 매년 가을마다 5일간 열리는 힌두교 최대 축제로 산스크리트어로 ‘빛의 행렬’이라는 뜻이다. 집집마다 등불을 밝히고 폭죽을 터트린다. 다양한 색깔의 빛으로 집을 꾸미고 선물을 교환하며 곳곳에서 불꽃놀이가 벌어진다. 이 기간에는 쇠붙이로 된 물건을 서로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귀금속·전자제품·자동차 등 금속이면 가리지 않는다. 이때 업체들은 할인 행사와 프로모션을 집중해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인도판 블랙프라이데이’가 바로 디왈리다.

인도 소비재 판매량의 35%가 디왈리 축제 기간에 발생한다. 물건 뿐만 아니라 부동산 거래도 이 때 가장 활발하다. 최근 내구소비재 판매에서는 삼성 LG 현대차 등 한국 3사가 우세한데, 이 인도 축제는 곧 ‘한국 디왈리’가 될 것이라는 인도 언론의 비아냥이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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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대표적 종교 축제인 디왈리 축제 모습.

 

이 밖에 종교적 기질을 타고난 인도인들을 대상으로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는데, 인도인들은 신과 대화를 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른 국가에는 없는 제품들이 많다.

예를 들어 인도에는 전국에 수 천개의 종교 예배 장소가 존재함과 동시에, 관광 비즈니스와 결부된 무수한 전통적 순례지가 있다. 이 곳을 방문할 때 준비하는 물품들은 꽃에서부터 모조 보석 장식, 남신이나 여신을 상징하는 물건을 사고파는 것을 비롯해 다양하다. 그 만큼의 비즈니스가 존재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러나 도시화가 진행되고 하이테크가 발달함에 따라 이 분야에서도 기술이 종교적 신앙과 결부되어 새롭고 혁신적인 비즈니스로 발전하고 있다. 휴대전화 사업자가 이런 인도인들의 특성이 반영된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인도에서는 휴대전화 사업자들이 ABCD의 머리 글자를 사용하여 시장을 대략적으로 구분하고 있다. 머리글자는 각각 Astrology(점성술), Bollywood(볼리우드), Cricket(크리켓), Devotion(신앙심)을 의미한다. 이것은 모든 인도인에게, 이것 들 중 적어도 1개 이상 흥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 발상에서 시작된 것이다. 아무나 점성술에 관심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볼리우드 영화와 크리켓 시즌에는 사람들의 관심이 여기에 집중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신앙심은 시기를 불문하고 수요가 있다. 인도 노동자 계급은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점점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어 사원에 예배를 드릴 기회가 적어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개인 휴가의 상당 부분이 사원 방문을 위한 목적으로 행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인도 3직장인 대다수는 책상 위에 자신이 좋아하는 신의 그림이나 조각상을 장식하고 있다. 대부분 사용자들도 이러한 것을 일반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기도를 드리는 행위는 일상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인도인들은 컴퓨터 배경화면이나 지갑 속, 휴대전화 스크린에 신의 그림을 두고 수시로 본다. 생활 곳곳에 그들의 신앙심이 녹아있는 것이다.

휴대전화 사업자는 신앙이 일상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개발해 왔다. 아침에 일반적인 자명종 알람으로 기상하는 대신 이른 아침에 오감을 자극하는 종교적 선율이 휴대전화에서 울릴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신성한 소리로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한 달에 50루피(약 900원)를 지불한다.

자신이 믿는 종교에 따라 자신의 신으로부터 매일 3회 일정한 간격으로 종교적 구절을 받는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무료 배경화면 서비스와 같이 제공되며 1주일이나 1달 단위로 서비스 주문을 할 수 있다.

지역에 따라 신들의 인기가 다른 것에 대응하기 위해 휴대전화 사업자는 다양한 지역을 위한 서비스를 커스터마이징해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구자라트주(서인도)에는 크리슈나신을 믿는 사람이 많고, 타밀나두주(남인도)에서는 아랴르나드 등을 숭배하는 사람이 많기에, 지역적 특성이 반영되어 종교 관련 서비스가 다르게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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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인도 디왈리 축제에 참석한 김정숙 여사. 연합뉴스

 

신앙심과 관련해 본연의 서비스 외에 의사 결정을 도와주는 서비스도 있다. 계약자는 실물 달력을 보는 대신 자동으로 휴대폰을 통해 ‘종교적 신로’를 받아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차를 구입한다. 재수 없는 날짜와 시간대를 휴대폰을 통해 받아볼 수 있다.

휴대전화의 음성 서비스에는 현재 광범위하고 다양한 ‘성가’가 제공되고 있다. 인도의 거대 휴대 전화 사업자의 하나인 에어텔은 가장 숭배 받는 성지에서 사제의 생생한 음성을 휴대 전화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종교와 관련해 유의할 것도 많다. 몇 년 전 서울의 한 요가 학원에 방문한 인도인이 화장실에 인도의 신 그림이 몇 점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인도 매체와 인터뷰를 해 주목을 끈 적이 있다. 아마 그 그림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는 요가 학원에서 인도의 느낌이 날 수 있게 붙여놓은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대부분의 수강자는 한국인이며, 그들은 아마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게 만일 인도였다면 인도에서는 굉장히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2010년대 중반 구글의 일부 콘텐츠가 종교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었던 소송이 한 민간인에 의해 제기됐다. 이 사람이 제기한 문제는, 종교 지도자에 대한 모욕의 말이 포함된 콘텐츠가 유튜브등에서 검색해서 볼 수 있고 구글 검색을 통해 이러한 콘텐츠에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구글은 이 사이트를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인도 정부의 협박에 굴복해 인도에서 종교적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제기된 온라인 콘텐츠를 삭제했다. 이 밖에도 구글이 복수의 종교를 모욕하는 이미지를 게재했다고 해서, 지방의 한 저널리스트가 공식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있다. 이슬람 예언자 무하마드의 초상이나 힌두교 여신들의 ‘뒤틀린’ 이미지를 실었다고 소송을 한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인도에 진출해 비즈니스를 할 때, 시장과 소비자 특성을 고려해 진출계획을 짜게 된다. 하지만 인도는 다른 국가와 달리 종교적인 측면이 상당히 강한 ‘신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당들도 종교에 기반한 정당이 대다수일 정도다. 집권 BJP도 힌두 종교주의에 입각한 우파 정당이다.

따라서 인도 시장 진출을 고려할 때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 사업 활동에 있어 인도인의 종교적 감정을 해치는 요소가 없는지, 호감을 가지고 받아 들여질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 등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인도의 현지화는 종교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기철 국제전문 객원기자 speck00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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