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ife(라이프) > 가족 ‧ 인간관계

[비바100] 차이나드림 이루는 新실크로드 전략 ‘일대일로’는 지금 어디에

입력 2020-10-12 07:00 | 신문게재 2020-10-12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
  • 밴드
  • 프린트

 

11중국사막

 

미국에 ‘아메리칸드림’이 있다면 중국에는 ‘차이나드림’(중국몽·中國夢)이 있다. 

 

이상적인 사회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실제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정부가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추진하는 전략이 바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다. 일대일로는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개척하고 원자재를 들여오며 제품을 생산, 수출하는 통로가 된다. 일대일로에서 성장을 위한 자양분을 흡수한 중국 기업들은 중국몽을 실현하는 첨병이 된다.

 

올해 초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중국 굴기에 시련이자 새로운 기회가 되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 압박공세가 거칠어진 것이 시련이요, 코로나19 사태를 비교적 빠르게 극복하고 전진하는 것이 기회가 되고 있다. 중국의 치열한 프로젝트 ‘일대일로’는 과연 꿈(중국몽)을 이룰 수 있을까.

 

 

◇ 중국과 세계를 이어준 무역통로 비단길과 新비단길 일대일로 

 

12_일대일로


비단길(silk road)로 불리는 실크로드는 고대 중국과 서역 각국간 비단을 비롯해 다양한 무역을 전개하면서 정치와 경제, 문화를 이어준 총길이 장장 6400㎞에 달하는 교통로였다. 이 실크로드는 군대가 움직인 길이 아니라 상인들이 다닌 길이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 당시 중국에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무역 통로였던 셈이다.

중국은 고대 이래로 전통적인 상인국가였다.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급부상하게 된 것도 전쟁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것이 계기였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중국의 상인정신을 이루는 요소로 장사꾼 기질, 환경 적응력, 네트워킹 능력, 지식정보의 흡수 및 공유능력, 도전정신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만큼 중국과 상업(무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2012년 공산당 총서기에 선출된 시진핑은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의미하는 중국몽 실현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한다. 중국몽은 그야말로 ‘꿈’처럼 추상적인 개념이다. 이 이상을 현실 세계에서 구체화시키기 위한 정책 수단이자 대외전략이 일대일로다. 시 주석은 집권한지 얼마 되지 않은 2013년 내륙과 해상의 실크로드경제벨트인 일대일로 구상을 밝혔다. 2049년까지 아시아와 유럽을 육로와 해상 항로로 연결해 거대 물류망을 만들고 무역을 활성화시켜 경제성장과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거대 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포브스 등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세계 GDP의 약 24%인 21조 달러(약 2경 4202조 5000억원)에 달한다. 

 

HONG KONG-CHINA-POLITICS-DIPLOMACY
홍콩 반환 20주년을 맞은 2017년 6월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주홍콩 부대 사열을 하고 있다. (AFP)

 

일대일로는 중국이 안고 있는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이기도 했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일대일로는 중국이 더 이상 과거의 초고속 성장시대를 구가하기 어려운 상황에 중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내부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중국은 투자주도 성장을 해오면서 공급과잉이 심화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인프라 투자와 산업협력을 통해 과잉설비 문제를 해소해야 했다. 또 수출위주 성장을 하다 보니 지역불균형이 심화됐고, 이를 주변국 투자와 연동해 내륙지역의 성장거점화로 대응하고자 했다.



성장률 둔화로 신성장동력이 필요한 중국은 해외에 신시장을 창출할 필요가 있었다. 이처럼 중국 경제의 현안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일대일로 전략을 통해 성장 저변과 새로운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이 같은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 기업들이 되고 있다.


◇ 일대일로 ‘빚투’ 논란…무엇을 위한 비단길인가

 

화상으로 진행되는 중국 주도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5차 연례회의가 지난 7월 28일 화상 회의 방식으로 개막식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2016년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자금을 대기 위해 미국 등 서방이 주도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에 대항할 AIIB를 출범시켰다. (신화=연합)

 

내륙에서 3개, 해상에서 2개 등 총 5개 노선으로 추진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는 현재 150여 개 국가 및 국제기구가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추진된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로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서 출발해 독일 함부르크에 이르는 총연장 1만 214㎞의 국제화물열차 운행 프로젝트가, 해상 실크로드 경제벨트로는 방글라데시에 87억 달러를 투자해 치타공 항구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등이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의 국유은행이 저개발국가에 돈을 빌려주고(차관 제공) 중국 기업이 인프라 건설과 운영을 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저개발국은 인프라를 완공한 뒤 얻는 운영수익으로 부채를 상환한다. 문제는 저개발국가들이 사업채산성을 판단하지 못하고 투자계획을 무리하게 수용했다가 재정난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빚내서 투자’(빚투) 했다가 갚지 못해 파산 위기에 처하는 국가들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스리랑카는 중국에 빌린 거액의 자금으로 항만을 건설했다가 차관을 상환하지 못해 2017년 중국 기업에 항만 운영권을 넘겼다. 기한은 99년짜리다.

섬나라 몰디브는 압둘라 야민 대통령 친중(親中) 정부 시절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중국과 대규모 인프라 건설 계약을 맺고 중국계 건설회사들이 몰디브 철도와 다리 등 사회 인프라망 건설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 거액의 빚을 졌다. 몰디브 국회의장이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중국에서 빌린 명목상 부채는 31억 달러로, 지난해 몰디브 GDP(57억 달러)의 절반을 넘는다.

 

강주아오 대교
주강 하구 남중국해에 세워진 강주아오(港珠澳) 대교. (연합뉴스)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몰디브는 코로나19 사태로 관광산업이 주력인 경제가 타격을 입었고, 중국에 갚아야 할 거액의 부채에까지 쪼들리게 됐다. 새로 출범한 친 인도 성향의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대통령 정부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재검토하고 중국과 앙숙관계인 인도에 SOS를 요청해 긴급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이외에도 앙골라,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등이 일대일로 때문에 파산 위기에 처한 나라로 꼽히고 있다. 이 같은 빚투 논란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에 공격의 빌미가 된다. 중국이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개발도상국(개도국)을 빚더미에 앉게 하고 패권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 ‘코로나19’가 가져온 일대일로의 위기, 그리고 G2 패권다툼 전망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몽을 추구하는 가운데 G2(미국과 중국) 패권 다툼은 점점 격화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G2 갈등은 1차 무역합의에 도달하며 상당부분 봉합되는 듯 보였으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재격화되는 추세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책임론으로 연일 대중 압박공세를 펼치고 있고, 중국은 무역을 레버리지로 장기전으로 끌고 가려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일대일로 참여국들 일부는 중국에 부채탕감을 요구하면서 일대일로 프로젝트도 삐걱대기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 굴기를 정면 겨냥해 강공 일변도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 기술굴기의 대표주자인 화웨이와 SMIC(中芯國際·중신궈지) 등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중국 최대 반도체업체 SMIC에 대한 제재는 대만 TSMC와 반도체 거래가 끊긴 화웨이의 퇴로마저 차단한 것으로 중국 반도체 굴기를 아예 꺾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으며, 중국의 관영매체들은 새로운 대장정(大長征)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중 갈등은 중국이 일어나느냐(굴기), 미국이 주저앉히느냐의 싸움이 되고 있다.

 

BRITAIN-CHINA-TELECOMS-HUAWEI-POLITICS-BT
미국이 대중국 기술전쟁에서 주요 표적으로 삼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로고. (AFP)

 

게다가 중국 우한에서 최초 발생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에 대한 각국의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한 것도 리스크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6월 10일부터 8월 3일까지 14개국 성인 1만 42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조사에서 대다수가 중국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의 부정적인 응답은 지난해보다 24%포인트 상승한 81%였고, 영국은 전년 대비 19%포인트 오른 74%를 기록했다. 한국 역시 지난해 대비 12%포인트 증가한 75%가 중국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현 상황은 전반적으로 시진핑 지도부의 중국몽에 위협적임이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명한 석학들은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제를 지배해온 주도권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서서히 넘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 실추와 코로나19 국면에서 중국경제가 선방하고 있는 것 등이 이유로 꼽힌다. 대형 글로벌 위기가 터질 때마다 미국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고,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미국은 오히려 리더십에서 발을 빼왔다.

국제금융센터의 이상원 부전문위원은 “2000년대 들어 두 번의 대형 글로벌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미국의 리더십과 이를 대표하는 달러화의 신뢰에 대한 국제사회 의구심이 커졌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중보건위기 사태에서도 미국 내부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달러화가 글로벌 기축통화로 과도한 특권을 누리는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 경제는 21세기 들어 급신장세를 보였고, 최근 코로나19 충격에서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일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은 달러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 ‘디지털 위안화’ 도입, 일대일로 관련국과의 위안화 스와프 등으로 위안화 국제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중국이 꿈꾸는 차이나드림을 현실로 이루려면 그 실제 전략인 일대일로에서 중국뿐만 아니라 저개발국가 등 참여국까지도 ‘비단길(실크로드)’을 걷고 있다는 희망을 느낄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찐 리더십’은 패권적 영향력 확대를 통해서가 아니라 진정성을 기반으로 해야 가능하며,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것 아닐까.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이 기사에 댓글달기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
  • 밴드
  • 프린트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

기획 시리즈

MORE

VIVA100

NEWS

人더컬처
카드뉴스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브릿지 초대석
문화공작소

 평택시 농특산물 사이버장터

구리시의회

세종특별자치시청

안양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