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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극과 극, 그 중심에는 내가 있다

입력 2020-10-13 14:14 | 신문게재 2020-10-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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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선 문화부장
“어느 날 당신이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나는 65세지만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다.” 

“당신의 기침이 다른 사람에게는 죽음의 신호일 수 있다.”

이 극과 극의 ‘발언’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양성 판정 후 완치된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Messias Bolsonaro)  브라질 대통령과 영국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영국 총리가 자국 국민들에게 전한 메시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저 발언을 한 날 브라질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5만명을 넘어섰다. 애초 코로나19에 최대 25만명의 사망자를 낼지도 모를 ‘저위험군 인구 60% 사이에서 집단면역을 만들겠다’는 정책을 고려 중인 것이 알려지면서 영화 속 살인마 ‘조커’에 비견됐던 영국의 존슨 총리는 죽음의 문턱까지 이르렀던 코로나19 투병 후 현저히 달라졌다.

지식의 한계는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다는 데 있다. 그 경험의 수가 많아지면서 혹은 그 경험이 나에게 유리하다는 생각에 채택돼 ‘지식’으로 발돋움하기 때문이다. 이는 개인의 이익, 가치판단 등에 영향을 미치곤 한다. 더 나아가 자신의 이익 혹은 가치관 입증을 위해 비틀려 활용되거나 왜곡되기도 한다. 

‘불편한 진실’에는 눈 감고 대중을 안심시키거나 행동의 정당성을 마련하기 위한 거짓을 선택하기도 한다. 천동설이 ‘지식’이고 지동설이 ‘반역’이던 시절은 종교권력이 막강하던 때였다. 지구가 돌고 있다는 현상과 증거는 곳곳에서 발견되고 주장됐지만 죽음 혹은 부당한 처사가 두려워 일제히 ‘천동설’을 맹신하던 때다.

“우리는 만날 모여서 같이 회의하고 밥 먹고 했어도 아무도 (코로나19에) 안걸렸어!”

지난 8월 발생한 교회 및 8.15집회發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억울하다 악다구니를 치는 이들 역시 그렇다.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방탄소년단 RM의 ‘밴 플리트상’ 수상소감 중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이다. 한미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이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에 발끈 중국 일부 누리꾼과 관영매체가 그렇다. 

그렇게 하나의 현상에 극명하게 입장이 엇갈리는 극과 극의 중심에는 ‘나’가 존재한다. 어떤 사건의 진실 혹은 진정한 나는 반드시 존재하지만 그 발현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이유는 시대의 변화 그리고 개인의 이해가 얽혀들기 때문이다. 결국 개개인의 세계관과 가치관이 사회와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가져온다는 의미기도 하다. 

미국의 과학철학자 리처드 드위트(Richard Dewitt)는 ‘세계관’을 “개별적이고 독립적이며 서로 아무 연관도 없는 믿음들의 집합이 아니라 서로 밀접한 관계로 엮이고 연결된 믿음 체계”라고 정의했다. 시대의 흐름,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진화하기도 해야 하는, 그의 말마따나 ‘경험적 사실’들을 퍼즐처럼 맞춰 ‘철학적·개념적 사실’로 구성하는 개개인의 세계관은 그래서 중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위기 속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아무리 확증편향(선입관을 뒷받침하는 근거,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행위), 인지부조화(신념 간, 신념과 실제의 불일치에 오류를 바로잡기보다는 생각을 바꿔버리는 현상)에 애써도 코로나19 시대에 해야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바뀌지 않는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화형 위기에 처한 일흔살의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종교재판에서 지동설을 부정하고 돌아나오면서 했던 말처럼. 수많은 정보 속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나 자신’이다.

허미선 문화부장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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