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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건희 시대①] 삼성 지배구조 개편 묘수 찾아라

이재용 부회장 중심 지배구조 재편 시나리오 유력
상속과 관련한 입법이 변수. 삼 남매 간 역할 분담도 주목

입력 2020-10-26 17:01 | 신문게재 2020-10-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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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재계 1위 삼성이 ‘포스트 이건희 시대’를 맞은 가운데, 앞으로 예상되는 지배구조 개편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삼성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재벌가에서 종종 일어났던 형제간 분쟁이 전혀 없었던 만큼, 현 ‘이재용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안팎에서는 당분간 삼성이 구심점인 이재용 부회장 중심으로 단일 그룹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이재용·이부진·이서현 삼 남매 간 독립 경영 또는 계열 분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일각의 관측도 나온다. 삼성이 당분간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확고한 지배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데에 현재까지는 이견이 없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다소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삼성은 2013년부터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전자 계열사와 금융 계열사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작업과 함께 석유화학·방산 등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사업 구조 재편을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대표)과의 역할 분담은 물론,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을 통해 지배력을 확고히 한 상태다.

특히 이 부회장은 17.48%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삼성생명에 이어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 형태의 순환형 지배구조를 구축하며 현 체제를 확립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 5월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앞으로 지주사 중심의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여기에는 삼성물산의 사업지주사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이 핵심이다.

다만, 이와 관련 변수는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이다. 삼성의 경우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8%인 삼성생명이 신규 규제 대상이 되면 삼성생명이 50% 초과 지분을 가진 삼성자산운용, 삼성카드 등 5개사도 추가로 규제 대상에 오르게 된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법제화될 경우에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보유주식을 시가로 계산해 총자산 3% 초과분을 팔아야 한다.

이 대목에서 고(故) 이건희 회장의 지분 상속이 변수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 지분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를 비롯해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삼성SDS 9701주(0.0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재계와 경제계는 상속 문제가 원만히 마무리될 경우, 이재용 체제가 더욱 확고해지면서 향후 사업 구조 재편 작업과 그룹 지배력 제고는 물론, AI(인공지능)·5G·반도체·바이오 등 신성장 사업 추진에 동력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삼성은 당분간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보유 지분이 누구에게 갈지가 변수가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향후 지배구조 개편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삼 남매 간 계열 분리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하는 부분이다. 상속 작업을 마무리한 뒤, 삼성가 2대처럼 ‘삼성-신세계-CJ’ 등으로 분화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것이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현 상황에서 계열 분리설은 너무 앞서간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지만, “두 자매가 삼성물산 등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쥐고 있고, 그동안 경영 역량을 발휘해왔다는 점에 비춰볼 때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독립 경영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라고 내다봤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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