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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식사하면서 치매 예방하는 법 알려드려요

입력 2020-10-27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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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젓가락질 똑바로 해라”,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라”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부모님이 으레 하는 잔소리려니 하면서 넘어갔지만 바른 젓가락질과 꼭꼭 씹어먹기는 아주 중요하다.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뇌를 활성화해 치매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물은 20~30회 정도 오래 씹어야 잘게 부서지면서, 침 속 소화효소가 골고루 닿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음식을 입안 가득 넣고 몇 번 우물거리다 삼키면 위에 큰 무리가 간다. 음식물이 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위 점막이 위산에 더 많이 노출되고, 소화 기능이 저하된다. 소화불량, 복통, 속쓰림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이러한 식습관이 오래되면 위염, 위궤양, 위암 등의 질환이 발생한 위험이 높아진다.

음식을 씹는 것은 뇌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작활동을 할 때 대뇌피질이 자극된다.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켜 뇌세포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해 치매에 걸릴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2018년 일본 도쿄치의대학원의 연구팀은 저작기능과 뇌기능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동물실험한 결과 이유기~성장기에 걸쳐 분말음료를 주고 저작기능을 저하시킨 쥐 모델은 일반 고형식을 준 쥐에 비해 악안면 뼈와 씹기 위한 근육의 성장이 억제되고, 기억 및 학습기능도 현저하게 저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해마를 분석한 결과, 신경활동 및 시냅스 형성, 뇌유래 신경영양인자 발현이 저하되고 신경세포가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젓가락 사용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사용해 음식을 먹는다. 숟가락만 쓰면 음식을 지나치게 빨리 먹게 될 우려가 있고, 나트륨이나 지방이 많이 녹아 있는 국물류를 많이 섭취하게 된다. 숟가락보다는 젓가락을 이용해 음식을 천천히 먹는 게 좋다.

젓가락질은 정교한 운동이다. 젓가락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손에 있는 근육을 정밀하게 움직여야 한다. 이러한 미세한 운동으로 뇌의 운동 피질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무게가 나가는 쇠 젓가락을 사용하면 더욱 도움이 된다. 젓가락 사용은 치매예방뿐 아니라 과식을 막기 때문에 비만 예방과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고,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하루 세 번의 식사시간은 우리에게 영양소와 쉼과 힐링을 준다. 각종 대사질환을 갖고 있거나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젓가락을 사용해 천천히 씹어먹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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