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새문안通

[새문안通] 집·직장·학교의 미래는

입력 2020-11-03 14:46 | 신문게재 2020-11-04 19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코로나19 이후 라이프스타일은 어떻게 변할까. 

 

코로나19의 확산은 집에 머무는 시간을 크게 늘렸다. 한 통계에 따르면 재택근무 등의 요인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은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50%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집은 70년대의 형식이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분야다. 하지만,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개인이 사용하는 면적은 더 필요하게 됐다. 또한 넷플릭스와 같은 주문형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4인 가구가 모여 다과와 함께 TV를 즐기는 문화는 점차 사라지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혼자 침대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집의 거실은 축소되고 더 많은 방이 있는 구조로 변모할 것이다.

 

회사는 프리랜서 집단화가 이뤄진다. 현재 업무 중 재택으로 대치할 수 있는 일은 35%에 달한다는 연구조사가 있다. 재택근무 전 직장동료는 하나의 이웃 개념이 녹아있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모여 일한다는 것은 공동체 의식의 함양과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데 용이하다. 하지만, 재택근무는 이런 연대의식을 빠르게 지운다. 출근을 하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은 순수 업무능력만으로 평가를 한다는 것이며, 연대의식으로 이뤄졌던 도제식의 기술 전달 방식은 옛말이 될 것이다. 챙겨서 함께 가는 동료가 아니라 실적으로만 경쟁하는 프리랜서 집단으로 회사 구성원의 개념이 달라진다. 

 

물론, 회사 입장에선 고용과 해고가 자유로워지고 사측이 지불해야 할 간접 비용도 줄어든다. 이미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 도입을 한 결과 생산성에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정식 근무 제도로 도입하는 추세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는 현 고용 형태에서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하는 제3의 고용 형태가 추가될 것이다. 고용 제도를 만드는 사용자가 유리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학교는 지식 전달의 기능과 공동체 체험을 통한 사회화를 배양하는 기능을 해왔다. 그러나 지식 전달은 온라인으로 점차 대체된다. 따라서 교사의 역할은 지식 전달자보다는 사회화를 돕는 역할로 영역이 축소될 것이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는 점차 줄어들고 온라인 학습의 보편화로 학교에 가는 일수도 줄어든다. 결국 지자체는 학생 수에 비해 지나치게 큰 학교를 공원이나 상업지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다. 물론, 이 때문에 교육의 격차도 발생할 수 있다.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계층은 학교에 다니고, 비용을 지불할 수 없는 계층은 학교를 가지 않고 저비용의 온라인 학습만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학교가 가진 사회화 기능은 각 가정의 몫으로 전가될 것이다.  

 

-運-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